북한에서는 100일 전투, 200일 전투, 모내기 전투, 가을걷이 전투 등 전투라는 구호를 많이 쓴다. 해마다 5월과 10월이면 농촌을 돕는 차원에서 도시의 공장 근로자들과 학생들(고등중학교, 대학포함), 그리고 제일 대표적으로는 농장에서 가까운 위치에서 군 복무하는 군인들이다. 북한의 농사는 학생들과 군인들이 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에는 식량사정으로 인해 농사를 짓는 절기인 봄에만 지원을 받고 곡식을 거두 어 들이는 가을에는 노력지원을 받지 않는다고도 한다. 가을에 노력 지원을 받으면 농장의 곡식 매출이 엄청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농촌지원 전투는 한국에서 하는 자원봉사하고는 차원이 틀리다.
남을 섬기고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헌신 한다는 그런 의미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스스로가 원해서 하는 것 이지만 북한에서의 농촌지원은 자기가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의 행정기관, 즉 각 도, 시, 구역의 행정위원회에서 노력지원 할 농장을 지정해 주는데 그 과제가 떨어지면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
농촌지원이라고 해서 농장마다 다 같은 건 아니다. 김 일성 주석과 김 정일 위원장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청산리 농장이나 왕재산 농장같은 데는 노력지원도 더 많이 들어가고 비료나 또 여러 가지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좀 더 공급이 된다.
농촌지원 전투 기간에는 각 예술단에서 공연을 준비해 가지고 농촌을 다니며 노래도 불러주고 ‘’농사를 잘 지어 우리식 사회주의를 더 굳건히 다지자‘’는 식의 구호도 부르고 한다. 물론 이 공연에 참가하는 예술 단체도 각기 다르다. 청산리 농장처럼 북한의 대표적인 농장 같은 데는 평양의 이름난 예술단체에서 공연을 나오기도 하고 지방의 작은 농촌들에는 그 지방의 예술선전대가 공연을 많이 한다.
어린 학생들이 농촌에 가서 노력지원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 첫 농촌지원 전투를 가게 되는데 특히 도시에서 농사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처음으로 모내기하고 옥수수 심고하는 건 정말 힘에 부친다. 처음으로 시골에 가서 농사 짓는게 너무 힘들어서 밤이면 집 생각이 나서 우는 여 학생들도 있다.
그렇게 힘이 들 때 예술선전대가 오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마음 놓고 앉아서 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동네에 사는 언니나 누나, 오빠나 형이 그 선전대 소속이 돼서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집에서 온 내 형제를 만나는 기분이다.
농촌지원 전투는 대략 한달이다. 이 한달동안에는 집에 가지 못한다. 농장에서 제공해 주는 잠자리에서 자야 한다. 이때 제공 해주는 숙사는 농장에서 근무하는 농장원들의 집에서 방 하나이다. 여기서 5~6명 정도 같이 자면서 한달 동안 농촌에 있다가 집에 돌아간다.
시골에 친척이 없는 친구들은 이때 만난 농촌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오래동안 친분 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농촌 지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 갈 때에는 한달 동안 아끼면서 먹던 식량으로 집에 가기 전 날에 떡을 해 먹는 습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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