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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친구에게2004/11/09
관리자


                                                                                                                               최  인  호

  명필이!
  북쪽 땅에서 우리가 그토록 질시하던 이곳, 서울에서 명필이를 부르며 편지를 쓰려니 웬일인지 서글픈 생각이 드네! 운명이란 이다지도 기묘한 것인가?

  지금의 나로선 두고 온 고향과 친척, 친지들에 대한 그리움보다 엇갈리는 생각이 번민으로 몰아감을 피할 수 없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사람이 저렇게 변절 할 줄은 몰랐다’는 비난이 이해로서 이루어질 날은 과연 언제일까?
  
명필이도 잘 알고 있는 장00 회장 가족문제가 불거지면서 오직 살아야 된다는 생각만으로 두만강을 건넜을 때 밀려오던 비운적인 생각을 여기서 다 말할 수는 없네.

숨어야 하기에 마을에서 10리나 떨어진 깊은 골짜기 산속 원두막에 혼자 있으며 무슨 생각인들 안했겠는가…. 주에 한번씩 오는 과수원 주인을 통해 두만강으로 나를 넘겨주느라 그렇게 힘쓰던 조카 동수가 현지에서 총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분하고 억울하여 밤새 사내의 눈물을 주먹으로 훔칠 때 떠오르는 생각은 오직 절망뿐이었다네.

  삶이라는 것이 단순해 보이는 이기로 시작하여 자유의 땅에 방향전환 하기까지의 너무 큰 진통을 우리 서로 만나서 이야기 하세.

  명필이!
  하고 싶은 말은 끝이 없네, 하지만 후일로 미루세.
두고 온 우리 어머니 묘소를 자네는 잘 알지? 가을 추석이 되면 나를 대신해 벌초라도 해주게. 지금은 도저히 갈 수 없는 몸이지만 후회하지는 않네. 바라는 건 오직 통일 날을 바랄뿐이야.

오색불빛 휘황한 통일의 광장에서 우리 서로 동심에 돌아가 비둘기 마냥 나래 활짝 펴고
서로 부둥켜안을 그날을 기다리며….

서울에서 친구 인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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