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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외할머니에게2005/09/27
관리자

외할머니 안녕하세요?
할머니, 저와 함께 염소우유에 밥을 말아 먹던 것 기억나시죠?  
전 그때가 참 좋았습니다. 그 밥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할머니. 저희 가족이 없어져서 걱정을 많이 하셨죠?  그런데 할머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우리는 잘사니까요. 하지만 만나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못 만나지만 통일이 되면 제가 먼저 달려갈게요.

할머니. 이것도 생각나요? 제가 매미를 한 30~40마리정도 잡아다가 철판에 구워 먹은 것을요. 그때는 매미가 참 맛있었습니다. 고소하고, 그리고 삼촌이 나무하고 오면 썪은 나무에 벌레 같은 것 있잖아요. 이름은 모르겠지만, 그것도 구워 먹은것 생각나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 이었는데, 구우면 그 안에 기름이 있는 것 처럼 고소했는데 또 먹어 보고 싶어요. 할머니. 작은 강아지 아직도 있나요? 지금은 컷겠죠? 제가 한국에 올 때 작았으니까요.

할머니. 한국이 무엇이냐 면요. 먹거리도 아니고 간식도 아니예요. 남조선이 한국이예요. 할머니 남조선이 궁금하시죠? 그럴거예요. 남한은 경제도 아주 발전했어요. 미국 처럼요. 미국처럼이면 알겟죠? 잘 살고 잘 먹고...

할머니 근데요, 저희가 한국에 올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세요? 저는 찬물을 건너면서 추워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아빠와 주명이는 덩굴에 굴러 넘어져서 밤 동안 아빠와 주명이를 못 찾은 적 있어요. 저는 그때 우린 잡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머니. 한국에 오면서 우리 가족은 많은 위험을 겪었는데 한국에 와서 보니 그것이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냥 중국에 가나보다 하고 왔어요.

한국에 오니까 우선 사람들의 시선이 저희에게 집중 되요. 왜냐면요 말투가 이상하다고요. 경상도 사람도 아니고 말이 이상하니까 말 이예요. 그리고 옷차림이 다 한결같이 깨끗했어요. 학교 친구들은 가방도 학용품도 다 멋진 거였어요. 전 그래서 북한 애들과 비교가 되어 너무 힘들었어요.

한국에는 거지는 없고 노숙자가 있어요. 노숙자는 거지와 조금 비슷해요. 할머니 저는요 노숙자들을 보면 북한생각이 나서 돈을 주고 싶은데 못줘요. 매일 차비만 같고 다녀서 말 이예요. 그래서 올해부턴 돈을 조금 가지고 다니다가 노숙자들에게 주려고요.

할머니 여긴 컴퓨터가 참 좋아요. 최신용 한 개만 사면 숙제도 뚝 닥 하고요. 힘들게 시장 안가도 되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기 때문이에요. 인터넷으로 책도 보고 사고 할 수 있어요. 저는 게임을 좋아해요. 컴퓨터게임은 재밌고 하기 때문 이예요. 할머니가 통일이 돼서 제가 꼭 모셔 와서 꼭 컴퓨터를 가르쳐 드릴께요.

할머니. 북한 할머니네 동네는 밤8시면 TV있는 집을 찾아서 영화 보려고 산에 올라가잖아요. 여기는 집집마다 TV가 다 있어요. 그래서 TV를 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비디오, DVD등을 다 볼 수 있는 시설이 있어요. 우리집은 DVD가 없어서 비디오를 봐요. DVD 볼려면 CD를 사야 해서 싫어요. 그리고 여긴 청소기도 아주 좋아요. 청소기로 한번 쓱 닦으면 깨끗이 되어서 참 좋아요.

그리고 몇 일전 제가 캠코더로 화상채팅을 하는 법을 알아냈어요. 제가 그냥 뚝딱하고 끼우니까 되는 거 있죠. 그래서 너무 기뻤어요. 그리고 친구들과 화상채팅하니까 너무 재밌어요. 할머니. 할머니네 집에 컴퓨터가 있으면 화상으로 얼굴을 볼 수 있을 텐데, 근데 북한은 너무 못 살아서 컴퓨터 살돈도 없겠죠. 그냥 통일이 되면 제가 먼저 찾아 갈께요.
할머니, 통일되는 날까지 살아남아 주세요.
통일까지 살아남기라는 마음으로요.
저는 공부를 잘해서 과학자가 될 거예요. 한국은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어요. 통일되는 날 할머님의 손자답게 나타 날거예요.
믿고 기다려주세요.

삼촌들에게도  인사를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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