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 54, page : 1 / 3, connect : 0
: 전체 : 2004년 (28) : 2005년 (54) : 2006년 (66) : 2007년 (70) : 2008년 (51) : 2009년 (38) : 2010년 (39) :
그립고 보고싶은 오빠 언니에게2005/09/27
관리자

사랑하는 오빠 언니! 그동안 옥체건강하십니까?
그리움으로 날이 가고, 해가 흘러 그 세월 어느덧 7년 세월 다갔습니다.
한 핏줄을 타고 이 세상에 태어나, 우리 6남매는 오늘에 이르러 땅속 저 세상으로 절반가고, 남아있던 이 막내마저 그처럼 사랑하던 오빠와 언니의 곁을 떠나 햇빛에 아침이슬 사라지듯 소리 없이 없어졌으니, 그 동안 오빠 언니가 흘리신 눈물 얼마나 많으셨을까?

타는 속에 눈물마저 말라 버렸을 오빠 언니를 생각하면 만날 수 없는 이곳에 와 있는 동생의 눈시울과 볼도 마를 날이 없답니다. 그동안 살아 계신다는 소식은 어렴풋이 듣긴 했지만,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70고령을 다한 우리 언니, 고사리처럼 등, 허리 구불고 한 평생을 고생으로 얼룩진 우리언니의 인생 너무도 기막히고 불쌍합니다.

그리운 우리오빠 언니!
남은여생 과연 얼마나 되실까?
형제간의 정으로도, 부모자식간의 정으로도 절대적인 생활문제를 도와드릴 길 없는 세상에서 긴 세월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시리라 봅니다.

사랑하는 오빠 언니!
이 동생은 참다못해 그 세월 등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고향과 정든 집을 뒤에 두고 이국땅을 밟았고, 지금에야 찾은 내조국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떠날 때 떠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온 것이 너무도 마음 아프고 죄송합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이길, 얼마나 잘 된 일인지 소리쳐 호소하고 싶고, 알리고 싶지만 그 곳은 너무도 멀리 있어요. 오늘 이렇게 마음 놓고 펜을 들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엉켰던 응어리들을 다 풀어내는 것 같은 기분이랍니다. 비록 두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이 작은 종이장위에 그간의 맺힌 멍우리를 다 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오빠 언니!
세상에 지옥과 천국이 따로 있다면 이 동생이 살고 있는 이 땅, 대한민국이 바로 천국입니다. 조금 서운하시겠지만 이 동생이 50평생 넘게 살아온 그 북녘 땅은 그야말로 암흑의 땅이랍니다. 이 동생은 지금 천국에 와 있답니다. 한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났어도 서로의 삶은 이렇게 판이한 현실로 나뉘어진 우리형제의 슬픔, 우리민족의 슬픔은 눈물로 역사를 기록 할 것입니다.

우리가족은 대한민국에 도착한 날부터 정부의 지원으로 집과 정착금도 받았고, 취미와 적성에 따라 대학과 직장에도 갈수 있고, 가족들이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다 누리고 살고 있답니다. 큰애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연예인이 되였고, 둘째도 결혼을 해 아들딸 낳고 잘 살고 있답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가고 싶은 대학에도 갈수 있고, 능력만 발휘하면 마음껏 일해 돈도 벌수 있고, 이 세상 어느 나라든 마음대로 가볼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산답니다. 다른 사람보다 많은 돈을 벌어도 잘 살아도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사람도 없고, 마음의 시름을 다 없애고 편안하게 장사를 해도 누구하나 단속하는 사람도 없는, 그야말로 조롱 속에서 풀려나와 저 넓은 하늘을 마음껏 훨훨 날아가는 새들의 평화로운 모습이지요.

누구나 다 자기 자동차를 가지고, 우리나라 구석구석 그 어디든 다 가 보아도 단속도 , 증명서 검열도 없답니다. 고위 간부가 아니래도 다 비행기도 탈수 있고, 가보고 싶은 다른 나라들도 아무 때든 갈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랍니다.
이 세상 끝까지 다 갈수 있지만, 오직 내가 나서 자란 고향 혈육들이 남아있는 북녘 땅만 못가니 이 울분을 무엇으로 씻어야 한단 말입니까?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물도 전기도 없는 모든 것이 다 없는 암흑의 세상에서 내 혈육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사랑하는 오빠 언니!
이제 남은 여생 얼마 남지 않았어도, 이 막내 동생과 가족이나마 형제들을 대신해 좋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만이라도 기쁨으로 생각해 주세요. 그 언젠가는 꼭 만나고 도와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예요. 그때는 멀지 않고 가까이에 와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남북관계도 점점 좋아지고 전 세계가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 그나마 너무 보기 싫지만 않습니다.

그 땅에서 살아온 우리들의 생각에서는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부스러뜨리려는 모습으로 밖에 안보이지만 그나마 계란이라도 많아서 바위무게만큼 던지고 나면 젖어서라도 부스러지지 않을까요?

이젠 전 세계가 북한을 잘 알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새로운 변화가 올 것입니다.
사랑하는 오빠, 언니
우리 네 살 된 손주 호현이도 엄마 고향 이야기를 제일 좋아하고, 자기도 빨리 커서 아빠 엄마의 손목잡고 엄마 고향에 찾아간대요. 잠을 자도 늘 할머니 곁에서 ‘할머니, 엄마고향 옛말 또 해 주세요’ 하고는 이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어느새 쌔근쌔근 잠든답니다.

어느새 이 막내가 60이란 늙은이가 다 됐지만, 아직도 어릴 때 학교에 다닐 때마다 머리도 빗겨주고, 언손도 입김으로 호호 불러주던 언니 오빠, 지금도 그때 그 심정이랍니다. 그때는 오직 형제들의 사랑만 받고 살아왔던 내가 지금은 한 나이라도 젊은 이 동생의 손을 잡아드리고 싶은 마음 굴뚝 같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밤에 자다가도 다녀오는데, 그보다도 더 가까운 거리를 가지고 못하고 있으니 아무리 행복해도 때로는 밑둥아리가 잘리운 잎만 무성한 나무 같습니다. 아무리 어렵게 살았어도 내 선조의 뼈가 묻혀있고 그동안의 정을 고스란히 그곳에 묻어두고 온 우리로서는 고향이 그리울 때가 참 많습니다. 명절이 되면 없는 살림에도 옹기종기 맛보라고 담아들고 다니던 이웃들, 이곳에서 명절이 되면 그 모습들이 목 메이게 그리워진답니다.

사랑하는 나의 오빠, 언니.
그동안의 좋은 일들, 얼룩졌던 일들 어찌 이 작은 종이장위에 다 적을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이 동생이라도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기쁨이라도 느껴보시라고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오염 한점 없는 맑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살고 계시는 우리 사랑하는 오빠 언니께서도 이 동생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수하시라 봅니다. 꼭 다시 만날 때까지 오래오래 사세요. 오늘 머리 숙여 이 동생이 큰 절을 올립니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남쪽 땅

덧글 개


164

 [2005년] 서 평 (배평모/소설가)

관리자

2005/10/02

8904

163

 [2005년] 심 사 평 (최대석교수)

관리자

2005/09/29

9183

162

 [2005년] 책을내면서 (홍사덕 대표)

관리자

2005/09/29

8816

161

 [2005년] [금상] 사랑하는 이모에게

관리자

2005/09/28

8762

160

 [2005년] [은상] 사랑하는 내 딸 윤옥아

관리자

2005/09/28

8717

159

 [2005년] [동상] 보고 싶고 불러보고 싶은 엄마에게

관리자

2005/09/28

8706

158

 [2005년] 사랑하는 아들에게

관리자

2005/09/27

8769

157

 [2005년] 사랑하는 내딸 수련이에게

관리자

2005/09/27

8694

156

 [2005년] 보고싶은 친구에게

관리자

2005/09/27

8769

155

 [2005년] 보고싶은 아버님께

관리자

2005/09/27

8507

154

 [2005년] 보고 싶은 고모님께

관리자

2005/09/27

8797

153

 [2005년] 보고 싶은 우리 엄마

관리자

2005/09/27

8716

152

 [2005년] 꿈에도 못 잊은 사랑하는 언니에게 1

관리자

2005/09/27

8748

151

 [2005년] 그립고 보고싶은 오빠 언니에게

관리자

2005/09/27

8395

150

 [2005년] 항상 보고싶은 동생에게

관리자

2005/09/27

8670

149

 [2005년] 그리운 외할머니에게

관리자

2005/09/27

8331

148

 [2005년] 사랑하는 할머님께 올립니다.

관리자

2005/09/27

8633

147

 [2005년] 북한 어린이들에게

관리자

2005/09/27

8247

146

 [2005년] 보고싶은 친구 승옥이에게

관리자

2005/09/27

8503

145

 [2005년] 보고 싶은 오빠에게

관리자

2005/09/27

8348
  1 [2][3] 
Copyright 1999-2020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