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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고모님께2005/09/27
관리자

북한 땅에서 고모님과 이별한지도 벌써 2년이 되어옵니다. 기나긴 세월을 독재체제에 순종하면서 숨 가쁘게 살아온 이 조카는, 마지막 시궁창선까지 밀려나 더 물러설 수도 없는 곡절 많은 운명의 소유자로 되었습니다.

그리운 고모님, 썩고 병든 저 북한 사회를 저주하며, 두만강을 건너 사선을 헤치고 이 조카는 자유의 땅 대한민국으로 왔습니다. 인간의 운명을 전환시켜주고 동포애로 따뜻이 포옹해주며 인생의 첫 걸음마를 떼듯, 생활의 구석구석 손잡아 주는 정부와 대한민국의 고마운 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인사드리곤 합니다.

고모님,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리고 동생 혜경이, 혜영이, 혜심이 군대에 나간 원철이는 지금쯤은 제대되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고모부도 없이 가정을 꾸려 가기 위하여 애쓰고 계시던 고모님이 항상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돌인 원웅이를 우리처가 업고, 나는 형웅이를 업고 우리가족 여섯명은 사선을 헤치고 대한민국에 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정부에서는 우리들에게 아파트를 주고 살아나갈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다 구비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22평짜리 아파트는 세칸짜리 방에다 주방까지 네칸이며 온수난방, 온수냉수도물, 샤와실, 화장실, 가스등 모든 것이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내가 평양에서 군사 복무할 때 평양에 간부들이 산다는 고급아파트도 이렇지 못했습니다.

이런 곳에서 일반국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로 18평짜리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동생 천덕이, 련희도 제각기 18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웅이와 원웅이는 매일 놀이방에 다닙니다. 일요일이 되면 온 가족이 어머님 집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어린 아이들과 함께 웃음바다를 펼치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좀 떨어진 경기도에 자리 잡고 있는데, 지하철을 타고 1시간 가서 공부를 합니다. 불도자, 지게차, 굴착기 등 다양한 중기계를 배우고 있습니다. 열심히 배워 이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운 고모님, 그렇게 많은 고통을 당하며 피눈물을 삼키며 열심히 살려고 했던  어리석던 나의 과거 모습을 보면서, 북한에 있는 나의 친구들도 어느 때인가는 나처럼 깨닫고 세상을 대하는 눈이 달라 질것이며, 우물안에 개구리가 뛰쳐나오듯 그들도 반드시 뛰쳐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자랑하고 또 자랑하고 싶은 조국입니다. 이제는 북한이 거짓선전이 아니라 내가 보고 느끼며 내가 직접 체험하며 살고 있는 땅입니다. 나는 사회모습에 빨리 적응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배우며 살겠습니다.

고모님, 통일의 그날은 멀지 않았습니다. 그날까지 굳세게 살아가기를 부탁합니다. 남쪽하늘을 등대와 같이 우러러보며 억세게 살아가기를 이 조카는 부디부디 부탁합니다.

서울에 있는 조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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