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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아버님께2005/09/27
관리자

아버님 그동안 안녕하세요?
아버님의 배웅을 받고, 샛별 땅을 떠난지도 어느덧 1년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저희가 떠난 다음 구속을 받았을 걸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혜경이는 어떻게 지내는지요.

엄마도 없이 가정살림살이를 하고 있을 혜경이가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떠날 때 문밖 길까지 따라 나와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오래도록 서 계시던 아버님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떠날 때 인사도 변변히 올리지 못하고 남들이 눈치를 챌까봐 두려워 헤어지면서 울지도 못하고 떠난 것이 못내 후회스럽습니다.

따라오겠다며 울면서 헤여진 혜경이!
그 혜경이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이 나고, ‘만나기나’ 되겠는지 하시던 아버님의 말씀이 귓가에 쟁쟁합니다. 저희들은 아버님의 염려 덕분에 무사히 강을 건너 한국행에 성공을 하여,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떠날 때 두돌이 안 되었던 큰애 현웅이는 이제는 여기 애들과 다름없이 한국말을 해가며 이제는 못하는 말이 없어요. 그리고 핏덩이를 안고 떠났던 원웅이는 돌이지나 걸어 다니고, 뛰어다니고  형과 실갱이질을 하느라 여간 세차지가 않아요.

우리식구는 집을 서울시에 받았구요, 22평에 살아요. 집안에 화장실과, 샤워도 있고 난방화, 가스화가 다 되어있어 세금만 물면 걱정 없이 쓸 수 있어요. 방은 침실이 2칸이고 부엌과 거실이 있어요. 여기에 와보니 북에서 생각했던 것하고는 너무나 다르네요. 우선 너무나 상상을 초월하게 경제가 발전하고 있으며, 생활문화, 예절 등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앞서 있는 거예요.

울타리 안에 갇혀서 너무나도 세상을 모르고 살아왔고, 자신의‘인권’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또 생각도 해보지 못하고 살아 온 것이 정말 후회스럽습니다. 너무나 멀리 떨어진 사회, 뒤떨어진 문화 속에서 생활하다가 오니 이 사회가 너무 부럽기도 하고, 또 두렵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창조하기위해 들인 이 나라 사람들의 그 정신, 그 노력을, 그 피땀을 짐작 할 수 있고, 허송세월을 보낸 자신이 지난날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뒤늦게나마 한국에 온 것이 저를 위해서도 또 아이들을 위해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정착하여 살아나가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현제 현웅이 아빠는 중장비 학원에 다니면서 지게차 운전기사 자격증을 받았구요, 저는 이북에서 하던 부기일을 하고 싶어 회계를 배우려 다니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용어는 다르지만 원리는 같아 다른 사람들 보다는 좀 쉽지만, 워낙에 힘든 과목이여서 바쁘네요. 그래도 제가 이북에 있을 때 다니던 학교에 비교하면 그 조건이 너무 좋습니다. 이북에 있을 때에는 차가 없어 걸어 다니고, 또 어쩌다가 차가 있어도 내리라고 야단치고, 정말이지 울면서 다녔는데, 여기는 교통수단이 너무 좋아 조금만 노력하면 누가 내리라는 사람도 없고, 지하철 시간이 연착되는 일이 없어 먼 학교 길을 1시간이면 다닌답니다. 열심히 공부하여 꼭 자격증을 따고, 취직도 하여 이사회에 당당하게 또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보고 싶은 아빠, 엄마도 없이 철없는 혜경이와 사시느라 많이 힘드시겠지만, 힘 내시구요. 아무쪼록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아무쪼록 연락이 닿는 데로 도와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겨울이 되기 전에 꼭 꿀을 사 드십시오.

보고 싶은 혜경아!  언니는 네가 무척 보고 싶구나!
네가 아빠 곁에서 엄마를 대신해서, 언니를 대신해서 잘 돌봐 드리겠지만 어쩐지 마음이 안 놓이는 구나. 그래도 네가 곁에 있으니 안심은 되지만 가능한 빠른 기일 안에 여기로 데려오려고 하고 있으니, 힘들어도 참고 견디어 주기 바란다.

멀지 않아 추석인데, 네가 어머님산소에 가서 이 언니 대신해서 술 한잔 더 부어주고 어머님 산소에 흙 한줌 더 올려주기 바라며, 멀리 있는 이 언니는 먼 북녘 하늘 바라보며, 다시 만날 날을 고대히 바라며, 이만 쓰련다.
아버님, 혜경아 다시 만날 그날까지 꼭건강하기 바라며...
서울에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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