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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언니에게2005/09/23
관리자

언니, 그동안 잘 있었어요?
배고픔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언니와 형부를 그리면서 이 편지를 씁니다. 언니 지금 북한은 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데 언니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합니다.

언니, 언니와 헤어진지도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언니한테 갔을 때는 언니도 한참 먹을 것이 없어서 겨우 얻어먹고 살았는데, 어느 날인가 , 두부를 만들고난 비지(북한에서는 비지를 동물사료로 쓴다)를 먹었는데 그것을 먹고 온 집안 식구가 다 앓아누웠던 것이 지금도 눈앞에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낱아 한 알도 없어 빈손으로 돌아서는 이 동생을 차마 보지 못하고 집에서 울기만 하던 언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언니 그때 나는 집으로 돌아와 견딜 수 없는 식량난 때문에 중국에 몰래 들어가 1년만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가려고 하였어요.

그런데 중국에서 고향에 자기발로 돌아가도 보위부에 구류하고, 심하게 때린다고 하여 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야 고생만 하는 그곳으로 다시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대로 나는 중국에 숨어 살면서 조금씩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북한에서 그렇게도 증오하고 미워하던 남조선을 알게 되었고, 그리워하게 되었지요.

언니 지금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 쌀밥을 먹고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낟알은 생각도 못하고, 풀도 없어서 방황하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어요. 그리고 사람을 못살게 굴고 매일 회의를 하고, 매주 생활총화를 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통제받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어요.

그리고 언니, 나는 지금 중국에 6년 동안 숨어 살다가 2004년 우리가 그렇게도 증오하고 미워하던 한국에 나왔어요. 언니, 나는 한국에 와서야 우리가 얼마나 세상을 모르고 눈뜬 소경처럼 허송세월을 살았는지 알았어요. 그리고 전부가 얼마나 인민들을 기만하고 속였는가를 알게 되었어요.

언니, 정부는 매 시기마다 당에 대한 구호를 내걸고, 수많은 인민들을 속이면서 인민들을 못살게 굴었어요. 언니, 그 모든 내용을 어떻게 이 편지 몇 글자로 쓸 수 있겠어요. 그저 언니가 이해하기 쉽게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시 한 구절을 적습니다
“뛰뛰빵빵 내 동생, 신바람 나서 승리 자동차 몰고 간대요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봤더니, 헐벗고 굶주리는 남녁 땅 어린이를 찾아간대... “

언니 한국에 와서 보니, 그 시는 반대로 쓰면 잘 어울릴거예요.
한국은 굶주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발전된 나라들과 한 걸음도 뒤떨어지지 않고 당당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북한을 쌀 한알이라도 도와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니,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이 마음은 비록 나 혼자지만 언제나 외로움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한국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에 언제나 늘 감동되기만 하는 마음입니다.

언니 고향에서 고생하고 있을 언니들을 생각하면, 이 마음은 언제나 찢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언제면 언니들도 나처럼 근심 없이, 그리고 먹을 걱정 없이 잘 살 수가 있을까 하는 마음뿐입니다. 언니 한국에 와서 근심걱정 없이 내 힘으로 열심히 잘 살아 가고 있습니다.

언니, 나는 항상 내 인생을 깨끗하게 ,떳떳하게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칭찬해주는 북한 사람으로 내 인생을 잘 꾸려 나가고 싶어요. 그리하여 통일이 되면 형제와 모든 친척들 앞에 눈물 흘리면서 살던 동생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이 가득 찬 모습으로 나서겠습니다.

언니 내가 본 현실을 어찌 편지 몇 장으로 다 쓸 수가 있겠어요. 이 모든 것을 내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아 남겨두고, 통일되면 언니와 상봉하는 것으로 그때 소설을 쓰렵니다.

언니 남북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꼭 살아서 우리형제가 모여 앉아 그 동안 살아온 나날들을 옛말처럼 우리 후손에게 이야기 할 그날을 기다립니다.
언니 통일의 그날을 그리면서 편지를 이만 씁니다.
꼭 통일의 그날까지 몸 성희 잘 있기를 기원하면서, 한국에서 동생이 인사를 드립니다.
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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