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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님에게2005/09/27
관리자

안녕하십니까?
이제 며칠 안 있으면 추석이라 더욱이 어머님과 아버지, 동생들이 보고 싶습니다.
추석이면 아버지와 함께 낫을 허리에 차고, 할아버지를 비롯한 조상님들의 산소를 찾아보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해 집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언제나 밤을 따서 먹으며 즐겁게 산을 내리던 기억도 역시 잊을 수가 없군요.

아버지, 용서하십시오.
사망하신 아버님의 3년 상도 치르지 못하고, 고향으로 언제 가 볼는지도 모르는 다른 곳에 와 있어 죄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하루 세끼 매일같이 백미밥에 고기가 밥상에 오를 때마다, 오늘 하루 살면 내일은 어떻게 식량을 해결하랴, 입을 문제는(의류) 어떻게 해결할까, 땔나무는 어떻게 해결하랴, 하는 근심에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하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힘겨운 생활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지 못하고, 그나마 저 혼자 진수성찬에 호화로운 생활을 하려니 목에 걸립니다.

가장 어려운 식량을 해결하시느라, 그 긴긴 장마비를 맞으시면서 강냉이 밭을 2달이나 지키시다가 병을 만나 끝내 사망하시었으니, 자식된 도리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어머니 역시 구부러진 허리로 산에가서 나무 짐을 지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도 벗겨 드리지 못하고 백미밥 한끼 푸짐히 대접해 드리지 못하였으니, 자식들은 다 도리개 자식들이지요. 자식들을 위해 등뼈가 휘었건만 그 정성 몰라 우는 이 자식을 용서하십시오. 오늘도 산으로, 강냉이 밭으로 식량을 구해볼까 하여 헤매고 있을 어머니, 제대로 끼니도 못하시고, 휘청 휘청 다니실 모습이 눈에 발힙니다.

어머니는 저희들이 편히 사는 줄도 모르고, 오히려 집 떠난 자식 걱정에 밤에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시겠지요.

내 동생, 명길, 영길아,
비록 나는 불효막심한 놈이지만, 너희들만이라도 부모님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더욱이 중요하게는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도록 노력하여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형님으로서 동생들한테 체면이 없는 일이지만 간절히 당부한다. 그리고 추석에 아버님 산소에 어머님의 가슴이 상하지 않도록 잘 돌보고, 오는 10월 10일은 아버님 기일 제사이니, 형님의 마음도 담아 성의 있게 잘 해주기를 멀리에 있는 형님은 간절히 바란다.

이제 앞으로 남북의 문이 열리면 귀향길에도 오르게 될 것이고, 너희들의 그리움도 나의 그리움도 다 풀릴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몸 성히 살아가기를 바란다. 생활이 어렵다고 희망마저 버리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라다.
어머니, 이만 끝 맺으려 합니다.
그리운 엄마,
그리고 동생들,
우리 이제 다시 만나 지나간 회포를 나누며 웃고 떠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그 날을 그리면서 살아갑시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5. 9. 13
        아들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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