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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나의 친구들에게200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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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혜 자     

           
잘 지내고 있는거니?

우리가 연락없이 지낸 시간이 벌써 10년이 되었구나.
너희들이 보고싶어 내 마음 한 가운데가 찢어질 듯 아픈 때가 한두번이 아님을 너희들은 알 수 있을까.

요즘 KBS2채널에서 “친구야 놀자”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데 그것을 볼 때마다 너희들이 그리워 미치겠다. 다시 또 우리만의 추억을 회상해본다.

우린 방학이 되면 바닷가에 나가 다이빙을 즐기면서 놀곤 했지. 맑은 동해바다에서 해삼이랑 성게랑 조개랑 잡아서 아빠가 하시는 것처럼 맛있는 요리와 회도 해먹었지. 어떤 때는 배탈이 나서 병원신세를 면치 못한 적도 있지. 그때 우린 밤 12시까지 놀다가 부모님들이 찾으러 나와서야 집으로 돌아가곤 했지.

생각나니?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수영하는 시간이 있잖아. 그때 서강이가 물안경을 갖고 와서는 여자애들 괴롭힌거… 걔 때문에 여자애들 바다 들어가기 싫어했을 정도였다는거… 그리고 너희들 내가 수영잘 하는 줄 알고 반 대표로 뽑았는데 결국 꼴찌 했던거…

그때 너희들이 내가 물 얕은 데서 바닥을 짚으면서 수영한다는 것을 알리 없으니 제법 잘 하는 줄로 알았었잖아. 그래서 너희들은 나를 믿었고 나는 너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과감히 깊은 곳으로 들어갔지. 하지만 물만 먹고 중도 포기하고 뭍으로 나왔잖아.

너희들은 나를 잘못 선택했다고 난리법석 피웠지.나도 너희들이 나를 뽑는 바람에 나간 것이지 내가 원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꼴등한 책임을 너희들한데 밀어 붙혔잖아. 그리고 우리 운동회 하던 날 줄 달리기를 하다가 끈이 끊어져 영예의 1위가 아닌 2위를 했었잖아. 그때도 너희들이 내가 줄 달리기를 잘 한다고 뽑아주었고 나는 너희들의 기대 때문에 나섰지만 끈 때문에 또다시 우린 서로에게 책임을 몰아 붙혔지.

매번 너희들은 나를 선택했고 나는 너희들의 기대에 응했고 그리곤 영예의 1위를 얻지 못한 것을 외면상으로는 서로에게 책임 전가하기만 했던 것 같지만… 우리의 내면은 언제나 하나였다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아파서 농촌지원을 나가지 못하고 학교 교실에 남아있을 때 6반 친구가 시비를 걸어 싸움이 났고 그 친구가 자기 반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나를 협박한 적이 있지.

그때 영순이가 들어왔고 그들이 갔을 때 너희들이 도착했지. 영순이는 좀 전에 일어난 일을 너희들에게 얘기했고 싸움꾼은 아니지만 싸움 잘 하는 철준이가 나서서 나를 협박한 애들 혼내주러 갔었지. 난 너희들이 그들을 혼내주러 갔었다는 사실을 몰랐지. 그리고 몇일 후 걔네반 담임선생님이 철준이를 욕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순전히 그날 일 때문이었지.

그 선생님이 애들 일에 나선 것은 이해가 되. 그때 그 애가 그 반에서 최우등생이었고 그런 애가 다른 반 학생에게 당했다는 것은 반 전체에 치명적인 사실이었으니까. 그 날 이후로 우린 그 선생님으로부터 시달림을 받아야 했지.하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지. 우린 서로를 믿었으니까. 고통이라는 시달림 때문에 우리 우정에 금이 가게 할 수는 없었지.

우린 역시 좋은 벗이었어. 우린 친구가 아프면 아끼고 아끼던 사탕이라던가 과자 같은 것을 모아서 그 친구의 병문안을 가곤 했었지. 그리고 그 친구가 병 때문에 배우지 못한 부분을 성의껏 배워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었지. 어르신들의 말에 사람은 아플 때 가장 외로움을 느낀다는 얘기가 맞는 말이라는 것을 우린 서로 느꼈을 거야.

이런 생각을 할 때면 난 그날의 우리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절실히 느껴. 이런 행복한 추억 속에서 나는 다시 삶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어. 바로 너희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어. 비록 우리가 함께 하고 있진 않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타인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그런 사람으로 서 있을 거라고 믿어.

우리의 웃음이 옆에 서 있는 사람의 인생을 더욱 아름답게 해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언젠가 우리 만나면 함께 하지 못한 시간에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 때문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하면서, 너희들이 배고픔의 서러움은 있으나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할 것임을 약속하면서,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얘기가 진실임이 알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언제나 너희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나의 삶을 아름답게 꾸밀 것을 다짐하면서
너희들의 친구였고 앞으로도 벗으로 남을 김혜자가 너희들에게 그날을 회상하면서 한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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