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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이모에게200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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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  웅

이모, 잘 있었어요. 나 철웅이에요.
고향에 계시는 할머님, 삼촌모두 잘 계시는지요?
여기 계시는 아빠, 엄마, 형은 모두 잘 있어요.
형은 초등학교 5학년이고 전 3학년이예요.

북한에선 해볼 수 없는 컴퓨터를 배워 형은 자격증도 따고요. 저도 지금 컴퓨터를 배우고 있어요. 영어도 공부하고 학원에서 영어를 배워 형은 듣기도 하고 대화도 할 수 있어요. 먹을 것은 너무 많아요. 고기, 과일, 사탕, 과자 없는 것이 없어요. 아침이면 밥을 먹지 않아 엄마가 매일 욕을 해요.

근데 왜 먹고 싶지가 않아요. 그럴 때마다 북한에 있는 친구들 생각이 나요. 앞집에 살던 남일 이랑 친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학용품도 너무 많아요. 교과서는 매 사람이 다 가지고 있고 연필, 지우개, 색종이, 크레파스(크레용) 모든 게 다 있어서 너무 좋아요. 지우개는 별의별 모양의 지우개가 다 있어요. 난 쓰지 않고 버릴 때마다 친구들 생각나요. 보낼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이모, 지금 무슨 장사하세요?
과일장사를 하며 매일 과일을 가져다주던 이모가 너무 보고파요.
매일 저녁이면 오늘이면 이모가 무슨 과일을 가지고 들어올까 기다려졌어요. 형과 난 맛있게 먹었지요. 이모랑 삼촌이랑 집에 와서 함께 있을 때가 좋았어요.

근데 여기서는 할머니 집에만 가고 다른데 갈 데가 없어요. 친척이 없으니 명절날도 집에 있어요. 북한에 있을 땐 엄마랑 이모랑 맛있는 떡이랑 부침개랑 많이 해주고 재밌게 명절을 보냈는데 여기선 떡도 사먹어요. 집에서 명절날 뭐든지 특별히 하는 것이 없어요. 북한처럼 생각하면 매일 명절이니까요.

이모, 지금은 잘 살고 있지만 올 때를 생각하면 무서워요.
할머님 집에 가는 줄 알고 떠나면서 이모에게 인사도 못했어요.

할머님 집에서 놀다가 집에 가는 줄 알았는데 계속 산을 올랐어요. 다리가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아빠, 엄마도 힘드니까 나를 업지 못했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그리고 무서웠어요. 자꾸 사람들을 피해 다녀야 했어요.

두만강 넘기 전에 아빠와 함께 굴러 떨어졌어요. 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살았지 뭐예요. 또 아빠는 안경을 잃어버렸는데 머뭇거리지도 않고 바로 찾았어요. 신기하죠. 난 아빠가 마법을 부린 건지 그냥 찾았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굴러 떨어지니 아빠와 난 엄마와 형님과 헤어졌어요.

옷이 다 젖었는데 나는 추워서 아빠 품에서 잠이 들고 말았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빠는 열심히 엄마와 형을 찾고 있었어요.
나도 일어나서 찾았는데 힘이 들었어요. 우리를 도와주는 군인아저씨가 와서 나는 깜짝 놀랐어요. 군인아저씨는 아빠와 나를 형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어서 다 만나게 되었어요.

형은 군인아저씨 등에, 나는 아빠 등에 업혔어요.  그리고 두만강을 넘었고 중국에서는 숨어살다가 몽골로 갔어요. 그땐 얼어 죽는 줄 알았어요. 춥다고 옷을 너무 많이입어 걸을 수도 없었어요. 아침밥을 안 먹고 떠났는데 계속 걸으니 물이 먹고싶고 배가 고파 나중엔 걸을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엄마가 배낭에서 빵을 주었는데 조금 먹으니 정신이 들었어요. 높은 철조망을 넘어야 하는데 아빠가 겨우 들어서 넘겨주었어요.

가시철조망이어서 옷이 걸려 다 찢어지고 손도 시리고 너무 추웠어요. 입이 꽁꽁 얼어 말도 못할 정도였어요. 몽골 사람들은 양고기를 먹어요. 냄새가 나서 밥을 못 먹었어요. 정말 힘들고 잡힐 가봐 무서웠어요. 중국에 있을 때 아빠, 엄마가 잡혀간 적이 있어요. 그땐 아빠, 엄마를 못 보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너무 무서웠대서 잡히는 것이 제일 무서웠던 거예요. 근데 다행히 살아서 한국까지 왔어요. 겪은 일 다 말하자면 끝이 없어요. 우리는 이렇게 한국에 왔어요.

이모, 남조선이 아니고 대한민국이에요. 여기서 경복궁도 갔댔고 민속박물관도 갔댔어요. 그리고 평양만경대유희장같은 놀이기구가 많은 서울랜드, 에버랜드 안 가본 곳이 없어요.  여름에도 눈썰매를 타고 겨울에도 수영을 해요. 신기하죠. 북한사람들은 상상도 못할거예요.

난 이모랑 삼촌이랑 할머님이랑 함께 오셔서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럼 그때 제가 모시고 놀러 다닐게요.

이모, 한국생활은 참 좋아요.
나 공부도 잘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축구도 잘하여 이모랑 만날 때 멋진모습보여드릴게요.  태권도도 잘 배워 이모 앞에서 한번 해볼게요.

나 축구를 잘 해서 국제경기에 나가고 싶어요. 그동안 이모가 여기 오시지 않으면 TV로 축구하는 나 보아주세요.

그럼 다음에는 더 좋은 소식 보내드릴게요.
이모, 안녕
2006.9
서울에서
철웅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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