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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보고싶은 정희에게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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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예 옥


내 친구 정희야,
그 동안 북한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나는 너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가슴이 미여져 와 한참동안 눈을 뜨고 우리 집  천정을 멍하니 올려다보곤 한단다.

정희야, 우리가 평양에서 헤어진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갔구나. 16년전 그 바람부는 날 나는 아들이 한국에 갔다는 이유로 평양시에서 추방되었지. 그때 너는 평양역까지 따라 나와 반역자의 에미로 낙인 찍힌 내 손을 꼭 쥐고 소리를 죽여가며 울고 있었지.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그때 같아선 정말 세상을 더 살고 싶지 않더구나. 절대로 죽어선 안 된다고 내 두 손을 흔들며 당부하던 네 말이 아니였더라면 나는 정말 오래 전에 벌써 불귀의 몸이 되어버렸을게다.

내가 촌에 내려와 사는 동안 죽고 싶은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단다. 열아홉살부터 추방되던 그때까지 한 생을 화려한 무대 위에만 서온 내가 농촌 생활을 갑자기 하자니 너도 생각해봐라. 얼마나 기가 막혔겠나. 변소는 집 밖에 있어 밤중엔 변소를 마음대로 갈 수 있나, 불을 때서 밥을 해야 하는데  불을 겨우 피워놓고 조절할 줄을 아나, 산에 가서 나무 할 줄을 아나. 게다가 배급을 안주니 쌀이 없어 평양에서 가지고 온 옷가지와 부엌세간, 가장 집물은 거의 다 팔아먹었지. 마지막으로 네가 구해주었던 압력 밥 가마를 들고 시장에 나가 쌀 한 되와 바꿔오던 날엔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던 정희, 네 얼굴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단다.

중창단 조장인 내가 부모 없는 고아인 너에게 기량이 더 오르지 않으면 직업을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가혹한 말을 했을 때 너는 나의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지. 그리고 정말 간부과에 사직서를 내고 예술단을 나가버렸지.

그 후 출근시간마다 전우역 앞에서 너를 마주치곤 했는데 언제 봐야 나를 탓하는 기색이 전혀 없더구나. 나는 네가 끝없이 돋보여 너에게는 알리지 않고 너의 재직을 위한 노력을 여러모로 했단다. 너는 나의 그 모든 성의를 고맙게 여기면서도 예술단 입직은 거절하더구나. 우리는 그 일로 더욱더 사이가 가까워지고 정말이지 나는 너를 곁에 꼭 붙잡아놓고 살고 실었단다. 그런 네가 역에 까지 따라 나와 해준 말이니 내가 어떻게 감히 거역할 수가 있겠니. 그런데 이상하지, 바로 네가 구해준 밥 가마로 바꿔온 쌀로 밥을 지은 그날 남조선에 간 아들로부터 소식이 왔고 나는 며칠 후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이곳 서울에 오게 되었구나.

정희야, 나는 이곳 대한민국에 와서 정말 잘 살고 있단다. 북한에서 중앙당 가족만 놓고 살던 전화도 놓고 말이지. 말 그대로 천국에 온 것 같구나. 북한에서부터 앓던 뇌 경색도 많이 차도가 있어 현재 76세인데도 끼니를 끓이고 교회에 다닐 정도란다.

정희야, 날마다 죽을 날만 그리던 네 친구가 꿈의 서울에 와서 잘 살고 있으니 인젠 안심하여라.  

그럼 정희야, 너는 평양에서, 나는 이곳 서울에서 우리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늙은 몸이나마 서로 힘을 합쳐 나서자. 이번엔 네가 절대로 죽지 말고 통일의 광장에서 우리 서로 다시 만자자.

나의 친구 정희야, 정말 앓지 말고 죽지 말고 살아만 다오. 우리 만나는 통일의 그날까지 부디 건강해다오.
우리의 상봉을 일일천추 기다리며
서울에서 친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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