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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동생에게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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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희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사랑하는 동생 꽃분아!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생각지도 못한 우리의 이별이 어느새 10년이 되어 열여덟 네 나이 서른을 바라보는 이십대 후반이 됐구나.

동생아, 내 사랑하는 동생아, 너를 그리워 하면서 잠 못 이루고 어떻게 든 무사하기만을 신께 빌며 지샌 밤이 얼마인지 셀 수가 없구나. 동생아, 2남 2녀 중 막내인 네가 한 것을 생각하면 이 가슴이 정말 너무 아프다는 한 마디의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구나.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거니?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기라도 했으면 시원하련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 정말 터질 것만 같단다 우리 살던 고향은 이젠 아무도 없는, 우리 피붙이는 그 누구도 살지 않는 그런 낮선 곳이 되어 이제 다시 간다고 해도 반겨줄 이 있을는지 그 또한 궁금하구나.

화약고 뒷산에 잠드신 우리 아버지 묘소의 자란 풀은 그 누가 뽑아줄 것이며 어디에 묻히신 지 알 수 없는 우리 불쌍한 엄마의 영혼은 그 누가 위로하여 줄는지 생각하면 눈물이 흘러 옷자락을 적시는구나. 너무도 고지식하여 그래서 당만 믿고 한 생을 다하신 아버지가 참으로 가엽고 우리 네 형제 키우시느라 예쁜 옷 한번 못 입으신 엄마가 불쌍하기 그지 없구나.

동생아, 이제 남은 혈육이라곤 너와 나 둘뿐인데 너마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참으로 미칠 지경이란다.

큰 오빠 소식은 지난 4월 어렵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든든하던 큰 오빠는 단련소 생활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하늘 나라에 가셨단다. 한때 동네에서 부러워 하던 우리 가족이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도무지 내 자신의 일이지 만은 납득이 가질 않는구나.

도대체 무엇을 그리도 잘못하였기에 우리 집안이 처참하게 망가진 것이냐.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용서할 수 없었는지 가끔 나는 하늘에 대고 외친다. 하늘이시여 우리가 다른 사람과 다른 무슨 죄를 더 지었기에 이리도 불행하게 됐냐고...

이젠 이 세상에  너와 나 둘만 남았단다. 그런데 너마저도 중국에 있다는 것만 알고 있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겠니. 막연히 언젠가 만날 것이라는 희망의 가냘픈 끈 자락을 붙들고 간신히 살고 있는데 내 마음은  바람에 밀려 정처없이 떠다니는 한 조각 구름이란다.

동생아 사랑하는 내 동생 꽃분아,
너를 만날 그 날은 과연 언제일까 우리 서로 부둥켜안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울어 볼 날이 언제면 올 것이냐? 남북이 통일되어 아니 통일은 몰라도 우리가 고향 갈 수 있는 날 그래서 아버지의 무덤 앞에 술잔을 기울이며 절을 올릴 그날은 과연 언제일까?

사랑하는 동생아 중국에 있던지 어디에 있던지 무엇을 하면서 살던지 살아만 있어다오. 그래서 언니가 열심히 아주 열심히 살아서 너를 만나는 그날이 있게 해다오. 동생아 너도 언니가 얼마나 그립고 보고싶겠니. 우리 서로 그리움을 가슴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주어진 현실에 맞게 열심히 살자. 언니도 어렵게 찾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래서 이 자그마한 행복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 명심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그러니 부디 부디 건강하고 희망을 잃지 말고 우리 다시 만날 그 날까지 무사히 있어주렴. 그래서 하늘 나라 가신 부모님과 오빠들의 혼이나마 웃을 수 있게 위로해 드리자.

사랑하는 내 하나뿐인 동생아, 불러도 불러도 자꾸만 부르고 싶은 동생 춘복아, 할말은 태산처럼, 바다처럼 많고 많은데 정작 글을 쓰려니 잘 쓸 수가 없구나. 네 생각 날 때마다 쓴 글이 너와 마주 앉아 나눈 이야기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이 언니는 생각하면서, 오늘 밤 꿈에서라도 너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만 하련다.

동생아, 내 동생 춘복아,
꼭 건강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다시 만나야 한다 이젠 너와 나 둘뿐인데 너 마저 나를 버리면 난 살아갈 마지막 이유마저 없단다.
하나님이 너를 지켜 주실 줄 믿으면서, 언젠가 우리 만남을 허락해 주실 것으로 믿으면서 동생아 잘 있거라 그리고 꼭 다시 만나자.                              
2006년 6월 11일
오늘도 너를 그리워하는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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