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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에게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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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영 은


정민, 정혁, 정순아.
언제나 너희들을 그리고 걱정하고 기도하면서 매 순간순간 가슴 조이며 살아가고 있는 엄마가 너희들에게 편지를 쓴다, 너희들과 헤어진 지 어언 12년이 되였구나.

정민이는 군대에서 제대되어 농장에 집단 배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생전 해보지 못했던 농사일을 하느라 얼마나 고생하겠니!  정혁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순이는 지금 고등학교 다닐거고..  엄마는 너희들 나이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서 내 아들 딸이 지금쯤 얼마만큼 컸겠구나 하고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다. 너희들만 한 애들이 지나가도 다시 돌아보게 되고 눈길한번 더 보내게 되는구나.
초보적인 생존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북한 땅에서 내 사랑하는 피붙이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너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여기 한국에 와서 잘 지내고 있단다.  북한에 있을 때는 만져보지도 못했던  컴퓨터를 학원에서 배우고 일자리를 잡았으며 친구들도 사귀고 운동도 하고 병 치료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단다.

남한 정부에서 거의 무료로 큰 수술을 두 번이나 해주어 암도 제거 되고 척추교정술도 잘 되어 지금은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여기 의료 기술이 아주 현대적이고 상상을 뛰어 넘는다. 그럴수록 너희들 생각이 간절하여 하나라도 데리고 왔었더라면 하는 후회와 함께 그리움이 더욱 커가고 있다.

너희들 아버지와 헤어지고 외할머니와 함께 방랑생활을 하며 함흥 거리를 누비다가 굶주리고 병들어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의  시체가 네팔다리가 늘어진 채  규찰대원들에게  들려 가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지켜 볼 수밖에 없는 고통을 당하고 더는 이렇게 살수가 없어 국경 경비대원들의 눈을 피해 두만강을 건너 산 설고 물 설은 중국 땅에 와서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너희들에게 가져가야 한다는 오직 그 한 가지 생각으로 그 넓은 땅을 헤매며 보따리 장사를 했다.

그러다 북한 보위부 사람들에게 걸려 호송차에 실려서 북한땅에 갔을 때 그들로부터 온갖 모욕과 천대를 받았다. 그래도 내가 나서 자라고 나의 아들 딸 들이 있는 곳인데....  무조건 잘못했다고 먹을 것이 없어 장사하려 중국에 갔을 뿐이라고 빌고 또 빌며 비판서를 수십장이나 쓰고 또 썼다. 

 보위부에 붙잡혀 있으면서 각목으로 맞아 등뼈가 어긋나고 그 때 받은 스트레스로 암이라는 불치의 병도 얻게 되었다.  48일 만에 보위부에서 풀려 나온 나는 너희들을 보기 위해 집으로 갔으나 집이 비어 있어 만나 볼 수가 없었다.

또 길거리를 거닐다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나의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가 너무도 싫어 생각하다 다시 국경을 넘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번에 거주하고 살았던  아주머니 집에 찾아 갔더니 중국 공안에 이른다며 거주를 시켜주지 않더구나, 하는 수 없이 또다시 방랑의 길을 걷다가 탈북한 우리고향 아주머니(너희들 알 수 있겠는데 11반에 살던 철수엄마)를 만나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서 남한대사관 담을 넘어 여기 까지 흘러오게 되였구나,

여기 오면서도 너희들을 언제 만날 수 있을까, 기약 없는 인생이지만 다시는 헐벗고 굶주리면서 외할머니처럼 길바닥에서 값없는 생을 마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여기 와보니 모든 것이 흔하고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돈도 생기고 집도 생기는구나. 한끼 때를 걱정하며 숨 가삐 살아가지 않아도 되고.... 남한에 온지도 3년 세월이 흘렀으니 나도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 정부에서 집도 주고 생활 보조금도 주고 직장에 나가 일도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느라 노력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들아
세월이 흘러도 나는 너희들을 잊지 못할 것이며 영원히 너희들을 한없이 사랑하는 엄마로 살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아가던 내가 한국에 와 세상을 알게 되고 내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알게 되었다.

굳세게 살아다오.
건강하게만 살아 다오.
인간생지옥이 따로 없는 북한에서 모진 고생을 하고 있을 너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프구나. 맛 나는 것을 먹다가도, 노래를 부르다가도 목이 메여 숨 막힐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자식을 두고 혼자와 잘 사는 것 같은 죄 아닌 죄 때문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때가 하루에도 열두번은 넘는다.

너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나도 더 열심히 살 것이다.
그럼 잘 있거라  
꼭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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