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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언니에게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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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어 정


언니,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오늘도 먹을 걱정, 입을 걱정 때문에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있을 언니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언니, 지금 북한은 수해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고 하는데 언니들과 동생은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그리고 국이라도 제대로 먹고 사는지 매일 형제들 걱정으로 이 마음이 편한 날 없습니다.

언니, 저는 지금 우리 북한에서 그렇게 싫어하고 또 증오하는 남조선에 와 있습니다.우리가 교육 받을 때에는 남조선에 가면 미국놈과 남조선 괴뢰들이 월남한 사람들은 다 죽인다고 하였지만 언니, 저는 지금도 살아서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 것을 언니가 알면 깜짝 놀라시겠죠? 언니, 2003년 12월 내가 북송되어 나갔을 때에도 언니에게 한국에 가려다 붙잡혔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너무도 놀라운 사실을 감히 언니에게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겪은 고생들이 지금도 영화처럼 생생합니다.

언니, 저는 2003년 9월 18일 중국 연변을 떠나 한국에 오려고 떠났다가 붙잡히게 되였습니다.중국공안은 나에게서 돈을 빼앗으려고 제 몸과 짐을 다 뒤지고 도문 변방으로 이송하였습니다. 그곳에 들어가니 나와 똑 같은 처지의 북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오려고 떠났다 붙잡히고 보니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였습니다.북송되여 나가면 죽는다고 생각하였기에 나는 절망에 빠졌고 또 너무 고민하다 보니 밥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문 변방 구류장에서 앓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고통스레 살아가면서도 한국에 가려는 희망만은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 오는 길만이 나 뿐 아니라 언니들과 동생도 도와줄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3개월동안 저는 도문 변방에서 많은 생각을 하였고 북한에 나가면 어떻게 무사히 살아서 다시 중국을 통해 한국에 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하나하나 머리 속에  세웠습니다.

12월 20일 저는 그렇게도 가고 싶지 않은 북한에 북송 되었습니다. 막상 북송된다고 이름을 부를 때 제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였습니다. 중국에서 살다가 붙잡혔으면 괜찮지만 한국에 가려다 붙잡힌 나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죽음과 감옥이 순간에 머리 속을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여름옷을 입고 12월에 솜옷도 입지 못하고 북송 되던 때의 내 심정을  무엇이라고 표현했으면 좋을지…

북송되어 처음으로 간 곳은 함경북도 온성 보위부였습니다.그곳에 들어가서 짐은 따로 두고 4명씩 독방에 들어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옷을 모두 벗기우고 돈 있는가를 알아 보는 것이 처음으로 받는 조사였습니다. 인권이란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18평도 안 되는 방에 200명의 사람이 들어가게 하고 먹는 것은 국수 몇 오리로 끓인(국수는 몇 개밖에 없었음) 국수 죽 뿐이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3~5달씩 있으니 사람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하지만 저는 언제나 내 정신을 가다듬어야 했습니다.  한국으로 오려다 붙잡혔기 때문에 말 한마디에 생사가 달려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신경은 날카롭기만 하였습니다.
그런 속에서 나는 조사 시 거짓진술을 하여 겨우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죽음과도 같은 시련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지치고 허약한 저의 몸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병들고 말았습니다. 심한 추위에 여름옷을 입고 내가 살던 고향의 보위부에 도착하니 발은 추위에 동상을 입었고 독감에 전염병까지 겹쳐 끝내 자리에 눕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보위부에서는 눕지도 못하게 하고 그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그냥 앉아있게 하였습니다. 먹지도 못하니 차라리 이럴 바엔  물 한 모금 안 먹고 그냥 앓다가 이대로 죽을 생각도 해보았습니다.심한 설사로 입은 옷을 다 찢어 갈아 가면서도 가다가 죽는 한이 있어도  꼭 한국에 가려면 이곳에서 (보위부 구류장 )죽지 말고 살아서 나가야 한다고 다짐하였습니다.설사를 동반한 전염병이 퍼져 바쁘게 되자 보위부에서는 우리를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

때 걸을 수가 없을 정도로 쇠약한 나를 싣고 가려고 손수레와 이불을 가지고 오셨던 언니와 조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장애인의 불편한 몸으로 그래도 언니라고 동생을 싣고 가면서 눈물 지시던 언니의 모습 죽어도 잊지 못할 것 입니다. 집에 와서도 당장 가마에 들어갈 양곡이 없는데도 내 약을 사겠다고 재산의 전부인 토끼를 팔아 끝내 약을 지어 온 언니였습니다. 언니가 그렇게 정성을 다 바쳐 살려낸 이 동생은 지금 한국에서 남 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습니다. 언니도 지금의 건강한 나를 보면 깜짝 놀라실겁니다.

언니, 저는 언제나 언니의 그 사랑을 고이 간직하고 언니를 다시 만날 그날을 그리면서 하루하루를 보람 있게 살고 있습니다.
언니, 저는 지금 낮에는 학원에서 열심히 배우고 저녁에는 일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남북의 체제가 서로 다른 이곳에서는 모르고서는 살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계속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언니. 어떤 사람들은 한국에 와서 정착하기 힘들어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배우고 일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내가열심히 일하면 일한 것 만큼 하루도 어김없이 그 대가를 받고 학원도 무료로, 오히려 혜택을 받으면서 공부합니다.

북한에서는 아무리 일해도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 하는 것과 반대로 이곳은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사는가에 따라 나의 삶이 결정됩니다.

언니. 오늘 언니에게 제가 하나의 약속을 하겠습니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돈을 모아 언니와 만날 때 꼭 부자가 되여 언니 앞에 나서겠습니다. 부디 그날까지 나를 살리기 위해 애쓰던 그 정열 간직하고 앓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주세요.
통일 되면 어머니와 함께 언니한테 이 동생이 제일 먼저 달려갈게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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