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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조카 선을 그리며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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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영 숙


선아, 오늘도 엄마를 도와 10리 길도 마다 않고  나무를 등에 지고, 때로는 곡식배낭을 등에 지고 먼지와 동행을 하면서 구슬 같은 땀을 철철 흘리고 있을 네 모습이 내 눈에 선하다.  힘겹게 지고 온 나무를 병든 아버지를 대신하여 도끼로 쪼개는 너의 모습을 여기 고모가 살고 있는 이땅에는 볼 수가 없단다. 도끼질 할 줄 몰라도 살 수 있지만 공부를 못하면 살아 남을 수 없는 곳이다. 네 사촌들인 은서와 최만도 그동안 6년세월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공부를 다시 하느라 열성이란다.

나가 99년 5월, 내 자식을 굶겨 죽여서는 안 되기에 독재정권이 숨쉬는 한 한 점 희망도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속 결심을 굳게 하게 되었으며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살아야 겠다는 일념으로 99년 5월 중국 행을 단행하게 되었다.  떠나기 전 너의 모습을 보러 갔을 때의 참담하던 네 모습이 자주 눈앞에 떠올라 먹을 때도 입을 때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때 너의 어머니가 모두에게는 옥수수 한 이삭을, 나 한데는 밥 한 공기를 놓아 주셨지. 한창 먹을 나이에 한 이삭의 옥수수를 앞에 놓고 있는 조카 앞에서 내가 어찌 밥을 먹을 수 있었겠니. 내가 어서 먹으라고 밀어 놓으니 자기는 괜찮으니 고모가 먹으라고 굳이 나한테 옮겨놓던 철든 너의 어린 모습에 나오는 눈물을 겨우 참았다.

한창 배울 나이, 한창 응석부릴 소중한 나이에 하루하루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달프게 사는 속에서도 깨끗한 마음만은 고이 간직한 너는 자신이 왜 고생하는지 한 점 의문조차 없었지. 그래서 더 가슴 아프고 더 보고 싶어지는 너의 모습이다.

이 고모는 지금 꿈같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집 밖을 나서면 자동차 바다가 펼쳐지고 동네 곳곳마다 어린이 공원이 그같은 아이들 얼굴에선 한 점 그늘도 찾아볼 수 없으니... 이 모습들을 지켜보는 내 얼굴엔 항상 지난기간 겪은 고생과 지금 당하고 있을 너의 모습 때문에 그늘이 가셔지질 않는구나.그러나 슬퍼하기만 하면 안되기에 이 고모는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단다. 나이든 고모도 이렇게 공부하는데 우리 선이는…

더울 땐 더워서, 추울 땐 추워서 네 생각에 마음이 슬프구나. 잊을래야 잊을 수 없고 눈을 감으면 꿈속에 나타나니 죽어서도 잊혀질 것 같지 않구나.

선아. 너의 고생을 생각하면 이 고모가 혼자 행복한 것이 너한테 미안하기까지 하단다. 너의 부모님께도 중국에 온다는 말씀을 못 드리고 와서 정말 미안해. 말 못 할 그때의 그 사연과 그 심정을 너도 이해하리라  본다. 그날 가슴까지 올라 오는 두만강을 건너 중국 땅을 밟는 그 순간 나는 땅에 주저앉아 슬피 울고 또 울었다. 오직 당만 믿고 순결하게 살아오신 나의 부모님께 죄를 짓는 것과 같은 탈북을 어찌 상상할 수 있었겠니.

그러나 지금은 여기 남한까지 오게 되었으니 이런 것을 운명이라 해야 할지… 집에서는 몰랐었다. 문밖에 나와서야 검은색과 흰색의 차이 나는 현실을 알게 되면서 선이 너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지는구나.

너를 만나는 날, 내가 겪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조차 못한 웃으면서 울 옛말을 들려 주련다. 행복할수록 우리 선이 생각에 잠 못 이루는 고모가 이만 편을 놓으면서 어떻게든 기어이 살아남아 통일의 그날 선이의 손목 얼싸 안기를 바라면서
기다리련다. 기다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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