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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어머니200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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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민 자


어머니, 그 동안 어떻게 지내시는지 …
고령의 몸으로 구실도 못하는 이 못난 딸자식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십니까. 자식으로 태어나서 효도는 못할망정  걱정만 끼쳐드리는 이 죄스러운 마음 천년인들 갚을 것 같지 못 하네요.

사랑하는 어머니, 올 여름 유난히도 기승을 부린 무더위와 장마 땜에 무척이나 고생하셨죠. 변덕스러운 이상기류로 한반도 전체가 한차례 장마전쟁을 겪느라 떠들석했지요. 그럴 때마다 콧구멍 같은 우리 집이 무너지지 않았나, 떠내려가진 않았나  항상 가슴 졸이며 걱정했답니다.

조금이라도 비가 오면 천정에 붙인 도배지가 축 늘어지면서 맥없이 떨어져 그사이로 누런 빗물이 주룩주룩 쉴새 없이 쏟아지기를 몇 시간, 올망졸망 크고 작은 그릇들을 다 꺼내서 받쳐 가대며 비가 멎기를 바라면서 하늘을 원망할지언정 누구 때문에 집 없는 고생을 하는지 의심조차 할 줄 몰랐던 무지렁이 그 세월을 생각하면 허무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번 장마로 평남도 양덕에서만도 수천명의 사상자와 이재민이 났다면서요. 그런데도 북한의 김정일독재정권은 인민들의 피해와 생활안정대책에는 아랑곳없이 미사일만 왕왕 쏴 올리며 허세를 부리고 있으니 생각만 해도 분통이 터질 노릇입니다.

어머니 기억 나세요?
2년전 중국공안의 불의의 체포로 강제 북송되였을 때 엄동설한에 발에 심한 동상을 입고 옴짝 못하고 있는 저를 만나러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싸 들고 안전부 구류장마당에서 울면서 우리 딸 면회를 시켜달라 애원하시던 어머니의 그 처절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쟁쟁합니다.

두발을 다 얼구고 잘 걷지도 못하던 이 딸은 또다시 눈물의 강 두만강을 건너 그렇게도 그리던 대한민국의 품 아니, 내 조국의 절반 땅인 여기 남한으로 왔습니다. 어머니가 아시면 혼절하실까봐 미처 연락도 못 드리고 오다 나니  철없는 딸애까지 또 어머니께 떠맡긴 이 죄스런 마음  무슨 말로 표현했으면 좋을지 모르겠군요.

어머니, 저는 한달간의 조사와 하나원 수료를 마치고  서울에 배치 받았어요.당당한 대한민국주민등록증까지 받아 안고 내 명의로 된 집까지 받고 보니 북한에서 집 없어 남의 집 곁방살이로 전전긍긍하다가 어머니의 유일한 재산인 그 콧구멍 같은 집에 우리 세 식구까지 얹혀살던 생각이 자꾸 나서 입주 첫 날밤은 꼬박 눈물로 새웠어요.

참 엄마. 저는 어엿한 서울시민이 되었어요. 북한에선 조선의 심장이라 일컫는 평양거주권은 오직 특권층의 소유물이었지 우리 같은 평 백성들은 꿈도 꿀 수 없었지요.  그런데 여기는 노력만하면 누구나 서울에서 살수 있으며 증명서 없이도 남한 땅 그 어디든 마음대로 갈수 있는 세상이에요. 정부에서는 이데올로기의 높은 장벽을 넘어 참다운 자유를 찾아 결단을 내리고  왔다고 우리에게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한푼 한푼 모아 임대주택과 정착에 필요한 모든 생활 용품들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어요. 언제면 이 하늘같은 기대에 보답할런지 송구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은근히 두렵기도 해요.

하지만 사랑하는 어머니.
예로부터 덕은 덕으로 갚을 줄 알아야 한다고 인간의 참된 삶을 갈망하며 자유와 인권의 동토-저 북한 땅을 탈출한 우리를 따뜻이 품어준 국민들의 격려어린 성원에 힘입어 하루빨리 이 땅에 훌륭히 정착하는 것이 우리들의 응당하고도 마땅한 도리가 아니겠어요.

설움 중에서도 제일 큰 설움이 집 없는 설움이라 했거늘 북한 땅에서 5평이 되나마나한 방에서 네 식구 돌아눕지도 못하며 살아야만 했던 그 한 맺힌 사연이 응어리진 이 가슴을 쭉 펴고 오늘도 햇볕 따스한 베란다 창가에서 멀리 북녘 하늘가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어머니와 딸 은혜를 소리높이 불러봅니다.

어머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다시 만날 그날까지 떳떳하게 살아주세요.
은혜를 대 바르고 정직하게 구김살 없이 키워주세요. 모진 박해와 탄압을 슬기롭게 이겨내시면 우리서로 떳떳이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갑시다.

엄마, 사랑하는 울 엄마 보고 싶어요.
꼭 건강하셔야 돼요.
그래야 이다음 말썽꾸러기 막내딸인 저도 효도 한번 해보지요.
부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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