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 66, page : 1 / 4, connect : 0
: 전체 : 2004년 (28) : 2005년 (54) : 2006년 (66) : 2007년 (70) : 2008년 (51) : 2009년 (38) : 2010년 (39) :
사랑하는 할머니께2006/09/08
center

                                                                                                                                     한 채 옥


할머니,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할머니, 이제는 일흔 넘으셨겠네요.
죄송해요. 칠순잔치 못해드려서. 계속 그게 마음에 걸리네요.

할머니, 저는 잘 있어요. 그사이 이 손녀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그전보다 많이 성숙했어요. 저는요 지금 한국에 와 있어요. 모든 면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친구들이 자기 할머니에 대해서 말할 땐 정말 부러워져요.

여기올 때 엄마가 저에게 조용히 얘기해 주셨어요. 우리 지금 한국으로 가는 거라고. 그 얘기 듣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한국으로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지만 전 부모님이 가시는 길을 따르기로 결심했답니다. 제 스스로도 많이 놀랐어요.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쩜 그렇게 빨리 결심할 수가 있었을까 하고요. 전 자기 생각만 한 나쁜 애에요. 북한으로 갔다면 할머니랑 같이 살 수 있었을 텐데... 저는 제 인생만 생각 했었던 것 같아요.

할머니, 저는 한시도 할머니를 잊은 적 없어요. 그것만은 저 자신도 진실여부를 절대 의심하지 않아요. 정말 많이 할머니를 사랑하고 좋아했나 봐요. 할머니, 제가 할머니께 불효하는 선택을 했지만 한번도 후회하진 않았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제가 바라는 것은 이 한국 땅에서 할머니를 다시 만나 뵈었으면 하는 거예요. 할머니도 나 만나고 싶어요? 난 매일매일 보고 싶은데.

할머니, 이렇게 편지 쓰고 있으니까 옛날에 할머니와 내가 쌓았던 잊지 못할 추억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나 어릴 때 산꼭대기에 가서 놀다가 밤이 되어 길 잃어 버려 할머니가 안전부 (경찰)에 신고해서 그 밤에 난리 났었잖아요. 그리고 할머니가 나 몸이 약하다고 가족들 몰래 남의 집에 데려가서 거위 사다 먹였던 거랑... 지금 생각하면 울고 웃을 지난 얘기가 너무 많네요. 정말 다 소중하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됐어요.

나 외국으로 나갈 때 평양역에서 할머니가 열차 따라 달려오시면서 울던 거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여지네요. 그것이 제가 본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돼버렸죠. 할머니 소식조차 들을 수 없어 애만 태워요.

할머니, 할머니는 내가 보고싶으면 어떻게 해요?
저는요 하늘을 봐요. 북쪽하늘을요. 그러면 할머니 얼굴이 눈에 선해요.

할머니, 우린 정말 서로 너무 많이 정들어 있었나봐요. 할머니와 오랜 시간동안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사람의 정에도 만유인력이라는 물리법칙이 작용하여 서로 떨어져 있을수록 그리움이 커진다고…정말 그게 우리한데는 딱 맞는 말인가봐요.

할머니, 전 예전에는 항상 확신하고 있었죠. 내가 할머니를 지켜드릴 거라고…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 저에게 반박하곤 했었죠. 네가 어떻게 할머니를 지켜줄 수 있냐고, 넌 언젠가는 떠날거라고. 그 말 정말 맞네요. 진심이든 본의 아니 게든 어쨌든 할머니 곁을 떠났으니까요.

옛날부터 손녀들은 할머니의 내리 사랑을 받기만 했지 올리 사랑은 못 드렸나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나중에 이 손녀도 언젠가는 떠날거라는 걸 미리 짐작했었겠지요. 다른 사람들에겐 우리 할머니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저에게는 정말 천사였어요. 이세상에서 제일 착한 천사 말이에요.

할머니, 여기 한국에서는요 노인들이 오래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이 대한민국을 고령화사회라고 해요. 난 하루빨리 할머니를 이땅으로 모셔서 오래 살게 하고 싶어요. 정말이지 할머니들이 연로하신데도 등산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 우리 할머니도 세상을 잘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오래 살게 하는 게 아내라 행복하게 오래 살게 해드리고 싶어요.


할머니, 정말 많이 사랑해요. 그만큼 마음도 천 갈래,만 갈래로 찢어져요. 할머니, 멀리 있어도 우리 꼭 만날 수 있다, 아니 만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살아가셔요. 꼭 그렇게 하셔야 해요. 많이 그리워요. 부디 앓지 말고 안녕히 계세요.
                                                 남쪽에서 채옥이가 올립니다.
  





61.72.78.132
덧글 개


200

 [2006년] 항상 보고싶은 그리운 친구 성민에게

center

2006/09/08

10598

199

 [2006년] 항상 보고싶은 그리운 어머님께

center

2006/09/08

10437

217

 [2006년] 편지를 읽으면서.... 2

유리성

2006/09/21

11035

192

 [2006년]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center

2006/09/01

11190

224

 [2006년] 진수동지에게 드립니다.

center

2006/09/01

11454

185

 [2006년] 존경하는 오빠께 드립니다

center

2006/09/01

10161

212

 [2006년] 존경하는 어머님께 드립니다.

center

2006/09/14

10639

187

 [2006년] 존경하는 선생님께 올립니다

center

2006/09/01

10343

201

 [2006년] 이북에 살고 있는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center

2006/09/08

10221

205

 [2006년] 언제나 보고싶은 친우에게

center

2006/09/08

10157

223

 [2006년] 언제나 그리운 금성이 에게

center

2006/09/01

10885

211

 [2006년] 언니 살아서 꼭 만나요

center

2006/09/14

11206

229

 [2006년] 심사평 (김영수교수)

관리자

2006/09/18

11123

230

 [2006년] 서 평 (정문권 교수)

center

2006/09/11

11175

198

 [2006년] 사무치게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께 드립니다

center

2006/09/08

10409

197

 [2006년] 사랑하는 할머니께

center

2006/09/08

10288

184

 [2006년] 사랑하는 조카 선을 그리며

center

2006/09/01

10908

222

 [2006년] 사랑하는 언니에게

center

2006/09/01

10925

196

 [2006년] 사랑하는 어머니

center

2006/09/08

10336

204

 [2006년] 사랑하는 아들 철주 보아라

center

2006/09/08

11390
  1 [2][3][4] 
Copyright 1999-2023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