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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철주 보아라200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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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금 옥


철주야, 이 어머니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네 이름을 부르곤 한단다.

그럴 때마다 온 심장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아 견딜 수가 없구나.
7살 난 너를 이 어머니 품에서 떼어놓은 지도 어언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흐르는 세월과 함께 네 나이를 하나 둘 더해 가본다만 아직도 이 엄마한데는 네가 7살 철부지로만 기억된단다.

철주야, 양부모와 현저가 함께 있어도 견디기 힘든 그곳에서 너 홀로 어떻게 지내니? 외할머니는 지금도 생존해 계시는지? 생각할수록 모든 것이 너무나 야속하구나. 갓 인민학교에 입학시켜 놓았는데 그대로 학교를 다니였다면 지금쯤엔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겠는데

하루 벌어서 5식구 입에 겨우 풀죽이나마 먹일 수 있었던 것이, 그것도 제대로 못해 하루 한두끼 건너뛰기가 보통일로 되었던 것이 너무나도 억울하여 이 어머니는 하루같이 병색이 도는 너희들을 더는 볼 수가 없어 중국에 있는 너의 5촌 큰 이모를 찾아 두만강을 건널 생각을 하던 그날이었단다.

하루 이틀이면 갔다 올 것 같아 그동안 너희들에게 죽이라도 먹게 하려고 장마당에 가면서 " 철주야, 어디 가지 말고 꼭 집에 있어. 엄마가 맛있는 것을 사가지고 올게" 하면서 불길한 예감이 감도는 심정을 걷어 안고 대문밖을 나왔었단다. 장마당 어구에서 나의 치마 자락을 붙잡은 고사리 같은 손이 있기에 뒤돌아보니 그 손의 임자는 철주 너였어. 무슨 기미를 알아 차렸는지 " 엄마, 그 어디도 안가는 거지. 다시는 배고프다는 말을 안 할게. 엄마 가지마. 난 엄마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하면서 애원과 절망에 가득 차 바라보던 네 눈동자가 지금도 이 엄마의 아픈 심장을 더더욱 쓰리게 하는구나.

그날 밤 너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이 엄마는 차디찬 두만강 물속에 몸을 던지면서 어떻게 해서나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무엇이라도 좀 얻어 가지고 하루 이틀 사이에 너 한데 돌아가려고 했는데 그 세월이 벌써 10년이 되였구나.

그때 우리 일행 5명 중 3명이 체포되어 북한에 끌려갔고 1명은 물속에서 죽고 나만이 기적같이 살아 중국 땅에 왔단다. 붙잡혀간 사람들 한데 이 엄마가 중국에 갔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때 너의 외할머니는 너를 보위부에서 붙잡아 갈까 보아 그날 밤중으로 너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는 말을 듣고서 구사일생으로 한국에 무사히 와서 여러 인편을 보냈으나 그 소식 외에는 네 소식을 누구도 알지 못하더구나. 어디서 노모와 어린애와 유랑걸식 하다가 잘못되지나 않았는지. 동상, 배고픔, 질병 이모든 무서움이 시시각각으로 너를 위협하겠는데 그 모든 굴레를 어떻게 벗어났는지

철주야, 엄마는 정말 미안하다.
나 역시 죽음의 고비를 수없이 넘으면서 어떻게 해서나 한국에 가서 모든 수단을 다해 너와 할머니를 찾아 이곳에 데려오려고 했는데 벌써 세월이 흘러 네 나이가 17살이 되었구나. 해마다 철 따라 네 나이또래 아이들의 연령에 맞춰 옷도 장만해 두었단다. 지금도 네가 좋아하던 음식을 앞에 놓고서는 차마 수저를 들지 못한단다. 언제나 이 어머니는 너를 가슴속에 묻고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단다.

철주야,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만 있어다오. 우리는 꼭 만날 수 있고 또 만나야 한다. 나는 이곳에서 생활상으로는 아무러한 불편도 없단다.
북한에서 외국영화에서 본 것 같은 것이 우리들의 실생활이다. 더 좋은 것을 골라먹고 마시고 입고하면서 더더욱 좋은 생활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단다. 참말로 상상 못할 것이 우리의 생활이다. 이 엄마는 매일 천원씩 네 이름으로 저축한다. 그 돈도 벌써 몇백만원이 넘었다.

너를 만나는 그날 좋은 옷, 좋은 음식도 해먹이고 그동안 다 하지 못한 사랑을 몇배로 더해 쏟아 부으련다. 나이나 되면 고운 처녀를 며느리로 맞아들이고 손자, 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여생을 즐기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사랑하는 내 아들 철주야, 흐르는 세월은 멈출 수가 없어 벌써 엄마도 50고개를 바라본다. 때 이르게 내린 흰 서리는 이 엄마의 귀밑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동네에 나가면 때로는 할머니라는 말도 듣는데 처음에는 온몸이 짜릿해지면서 지나온 나날을 돌이켜 보게 하더구나.

너를 그곳에 두고 온 것을 제외하고는 나는 내가 택한 길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날마다 너를 보호해달라고, 꼭 이 어미 품에 안기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단다. 어디서나 남한데 처지지 말고 굳세게 살면서 우리의 만날 날을 위해 최선을 다해가자. 끊어진 철길과 뱃길은 이미 이어졌다. 우리 혈육의 정도 반드시 더욱 뜨겁게 연결되기만을 바라면서 만날 그날까지 부디 건강히 잘 있어라. 외할머니께서 지금도 생존해 계신다면 이 어미가 못 다한 효도를 네가 최선을 다해 해드리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그 무거운 짐마저 너 한데 맡기게 되여 무엇이라 할말이 없구나.그러나 냉혹한 이 현실에서 우리는 몸과 마음을 더더욱 굳게 다져나가자.

쓸 글은 태산처럼 많으나 벌써 자정이 훨씬 지나 그만 쓰련다.
철주야, 네 이름을 다시 한번 목 놓아 부르면서 안녕히
2006년 9월 1일
서울에서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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