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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어머니를 또 다시 불러 봅니다2007/10/12
관리자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어머니를 또 다시 불러 봅니다.


최영철


 어머님! 그리운 어머님 오늘은 무엇하고 계시나요. 벌써 어머님을 불러오는지도 11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이젠 어머님을 부른지도 10년하고도 1년이 지나갑니다.


  추운 겨울날 칼날 같이 불어치는 찬바람에 언 손을 녹이며 우리들을 위하여 얼굴이 비추는 멀건 시래기 국을 끓여놓고 미안한 듯 어줍게 웃으시며 작지만 많이 먹으라던 어머님의 얇은 옷 생각이 납니다.


  닭 알도 익는다는 찌는 듯이 더운 여름날에는 흐르는 땀방울을 씻을 새도 없이 호미를 쪼으며 토끼풀 돼지 풀을 뜯어 식량에 보태던 어머님의 앙상하나 팅팅 부은 모습이 눈 따갑게 안겨 옵니다.

 

  사랑하는 하나밖에 없는 18세 막내딸을 식량이 없어 굶겨 죽이고 또 29세 된 사랑하는 남동생을 쌀이 없어 굶겨 죽이고도 시체를 못 찾은 어머님, 너무나 원통하여 딸의 묘를 손톱이 닿아 피가 철철 흐르도록 쥐어뜯으며 땅이 아니라 어머님 마음에 묻어 두시고 하루아침에 할머니가 되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셨던 어머님이 이번에는 막내아들의 시체도 찾지 못한 채 밭에서 풀을 뜯다 쓰러져서는 “나는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 제발 너희들이라도 굶어 죽지 말고 잘 살아라” 하시던 모습이 눈 따갑게 안겨 옵니다.

 

  아들 셋을 평양의 대학을 졸업시키시고 너무나 대견하시어 늘 외우시던 어머님, 어머님이 장하게 여기시던 아들들은 커서 아들 구실 못하고 인민군대에 입대하여서는 12년, 15년, 13년만에야 그리운 고향집을 방문할 수 있었기에 아들 구실이라고는 전혀 못했습니다. 한창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앞으로의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인민군에 입대하여 사나이는 전장에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였던 저와 형들이었습니다. 만 11년의 군 복무기간 지는 해와 뜨는 달을 동무삼아 눈물을 머금고 고향집과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그리워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밖에 쓸 수 없었던 편지, 어쩌다 고향에서 편지가 오면 뜨는 달을 빛 삼아 한자 한자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하다가는 눈물이 앞을 가려 더는 글을 읽지 못하고 속으로 어머니를 부르며 제대하면 내 손으로 따뜻한 밥 한 그릇 해드리고 효성을 다하리라 11년간 굳게 결심하였건만 무정한 세월은 다섯 아들과 한 딸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 주지 않았습니다.

 

  평생을 일밖에 모르시며 법이 없어도 무방할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도 무정한 세월이 한 아들도 아버님 곁으로 가는 것을 허락지 않아 5형제 아들이 한 명도 세상을 떠나는 아버님 곁을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


 12년 만에 고향집을, 그것도 잠시 잠깐 들렀을 때 다 큰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여 군대 아저씨라 부르시던 어머님, 군 복무 11년간 아니, 어머님과 헤어진 32년 기간 동안 어머님을 생각하니 이젠 눈물도 마르고 슬픔도 없어지련만 어찌하여 아들들의 가슴에 이토록 피멍이 들게 하셨는지 지금도 눈물이 샘솟듯 합니다.

 

 아들 삼형제가 평양에서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평양에서 장가를 가고 아들, 딸 손자를 낳아 드렸건만 증명서를 내지 못하여 평양의 아들집도 구경 못한 어머님, 아버님, 아들들이 본의 아니게 불효자식이 되어 뼈를 깎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데 한 번 효도할 기회도 주지 않으시고 이렇게 떠나가 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며칠 전에는 평양의 둘째 형님이 어머님을 애타게 부르며 어머님을 만나 보지 못한 슬픔을 가슴에 안고 한 많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식 없는 어머님을 찾으며 밤낮으로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 어릴 적부터 인정 많은 둘째 형님이 끝내는 어머님의 시체도 찾지 못한 채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아버님 곁으로 갔습니다.

   

  이제는 평양에 있는 맏형님과 대한민국에 있는 셋째인 저밖에 형제가 없습니다. 아들 다섯, 딸 하나였던 6형제가 이제는 두 형제 밖에 없습니다.  어머님은 어디에선가 살아계시지요, 돌아가셨다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비록 풀을 뜯다 기진해 쓰러지신 후 11년이 되도록 소식이 없지만 행여나 살아계실까 지금도 낮이나 밤이나 찾고 찾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여 어머님이 살아만 계신다면 얼마든지 효도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강아지도 쌀밥을 먹고 있습니다. 고기도 배불러 잘 먹지 않는답니다. 강아지도 잘 먹지 않는 고기, 아니 대한민국에서 돼지나 소밖에 먹지 않는 강냉이 밥이라도 한 끼 실컷 잡수시고 이 세상을 이별하셨다면 이렇게까지 가슴 아프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효자식은 머나먼 이국의 광야에서 목마르게 어머니를 부르다가 이제는 대한민국의 따뜻한 품에 안기어 어머니를 다시 불러 봅니다. 칠순이 다 돼도 환갑도 못해 올리고 내 손으로 따뜻한 강냉이 밥 한 그릇 해 올리지 못하여 늘 마음에 괴로움과 슬픔, 뼈를 깎는 아픔만 가득한 이 아들이 흘러가는 세월 따라 나이 50에 떡돌 같은 아들을 낳았으나 어머님 품에 안겨 드리지 못하는군요.

 

  군 복무기간 아버님이 환갑을 하시고 두 형님이 장가를 가도 고향집에 가보지 못한 슬픔, 아버님이 이 세상을 떠나셔도 아들 한명도 곁을 지키지 못하고 어머님은 어디에서 빌어 잡숫다 돌아가셨는지 시체조차 찾을 길 없는 이 마음.

  

 아! 어머니, 어머니, 이 아들의 마음을 아시나요, 제발 좀 소식을 전해 주세요.


 자랑 많은 자식을 두고서도 아들들이 멀리 있기에 아프셔도 밥 한 끼 얻어 잡술 수 없었던 불쌍한 어머님, 이제라도 한 많은 세상을 원망하지 마시고 편히 눈을 감으세요. 통일의 그 날, 땅 끝까지 뒤져서라도 어머님을 찾아내고야 말겠습니다. 찾아서 홀로 외로이 계시는 아버님 옆에 모시고 정성껏 간호하겠습니다. 이때껏 다하지 못한 불효자식의 성의를 다하여 맏형님과 함께 돌아가신 부모님이지만 늦게나마 효성을 다 하렵니다. 그날을 위하여 장장 60년이 다 되 오는 이 시점에서 어서 빨리 통일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나만이 아닌 2천만의 분단의 비극을 안고 생이별의 아픈 가슴을 달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아픔을 씻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렵니다.


  통일되는 그날, 온 민족의 기쁨과 함께 이 아들이 올리는, 어머님이 살아계셨을 때 못해 올린 효성, 돌아가셔서라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언젠가는 불쌍히 돌아가신 어머님을 아들들의 품에 고이 간직하고 정성 다해 모실 그날을 그려보며 오늘은 이만 하렵니다.


  하루도 잊어 본적 없이 꿈속에 그려보는 어머님 모습을 생각하며....

2007년 06월15일          

셋째 아들이 삼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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