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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언니에게2007/10/12
관리자

그리운 언니에게 

박경희


보고 싶은 언니!

그동안 안녕하세요?

배고픔과 고통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나가고 계실 언니를 그리면서 이 편지를 씁니다.

언니!

10년 만에 찾아본 이 동생을 꾸짖으며 껴안고 울던 그때가 벌써 7년 세월이 흘러갔군요.

그때 한창 가을걷이였는데 여름 내내 허리띠를 조이면서 힘겨웁게 곡식을 가꾸었건만 비료부족으로 쭉정이된 낟알을 놓고 땅이 꺼지도록 한숨짓던 언니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서언합니다.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 낟알 한 알 못 보낸다고 눈물짓던 언니 모습이 진정 내 엄마의 모습 이였답니다.

언니는 언제나 저를 친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주었지요.

그런데 이 동생은 불효막심하여 언니에게 효도한번 해보지 못하고 헤여져야만 했습니다.

보고 싶은 언니!

저는 지금 서울에 와 있어요.

저 북한 사회에서 시련과 고난을 넘고 넘어 자유의 세상을 찾아 두만강의 거센 물결에 피눈물 뿌리며 건너서 갊의 작은 꿈을 안고 생사를 알 수 없는 무인지경을 헤매며 친척하나 없는 중국 땅에서의 고생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갖은 멸시와 천대받으며 숨어살다가 마침내 고마운 좋은 인연을 만나 무사히 남한 땅으로 왔습니다.

언니!

북한에서는 “암흑의 땅 남조선”이라고 선전했지만 와보니 정말 지상 천국입니다.

대한민국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누구나 일하면 일한만큼 보수를 주고 공부하고 싶으면 그 어느 대학이건 능력만 있으면 다갈 수 있는 좋은 사회입니다.

둘째 조카도 평양 1고중에 가서 공부하고도 탄광에 배치 받아 제 뜻대로 되지 않아 언니가 몹시 고심했는데 여기에 왔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지금 이 행복을 저 혼자만 누리는 것이 얼마나 죄스러운지 모르겠소.

난생처음 꿈속에서도 생각지 못했던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관광도 가보았으며 정부에서는 정착금과 월생계비도 주고 교통비도 주며 지하철도도 무상으로 마음대로 다니고 있으며 집집마다 온수남방으로 추운 걱정 모르고 있으며 더운물도 어느 때 던지 쓸 수 있으며 가스렌지, 전기밥가마로 항상 더운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냉동기, 세탁기, 김치냉장고, 샤와실, 화장실 등 북한에서는 중앙당 간부들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오늘 보잘것없는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 정말 꿈아닌 현실입니다.

북에서는 결혼식에만 타볼수 있었던 승용차를 매일 탈수 있으며 서울시내 길은 자동차로 꽉 찼습니다.

그리운 언니!

말로서만 외워보고 글로만 써보았던 그 자유를 이제 비로서 눈과 귀, 온몸으로 실감하고 깨닫게 된 이 현실이 정영 꿈만 같습니다.

죽기 전에 이전 행복을 누리기 위하여 인젠 뒤를 보고 울지 말고 앞을 보며 웃으며 살아갑시다.

통일의 그날 남북겨레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눌 그날을 위하여 인생을 깨끗하게 그리고 떳떳하게 보람 있고 행복하게 잘 삽시다.

통일되는 그날까지 몸 건강하게 잘 잇기를 바라면서 서울에서 이 동생은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부디, 안녕히 계십시오.


2007년 6월 24일

동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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