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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드립니다2007/10/12
관리자

어머니에게 드립니다.

 이윤숙


  어머니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이제야 펜을 들어 안부전하는 못난 자식 욕 많이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이제야 철이 들어가는 이 딸은 제 자식 셋을 키우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부모의 사랑과 마음을 머나먼 한국 땅에 와서야 비로소 느끼면서 오늘 이 펜을 들었습니다. 지난날 어머니 사랑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고 사랑이라는 말자체도 할 줄 몰랐던 무정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고 여덟 자식 남들과 같이 키우시려고 밤낮으로 일하시던 어머니, 낮에는 농장일 하시고 밤에는 집에서 술 만드시고,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어디에서 사탕 한 개 빵 한 개라도 생기면 자식을 위해 드시지 않고 가져다 자식들 입에 넣어주시고는 기뻐하시던 어머니. 자식들 배 곯을까봐 손끝이 다 휘어지신 어머니. 아버지 술주정 때마다 마음고생하시고, 매 맞으면서도 떠나지 못하시고 여덟 자식 하나같이 키워서 훌륭하게 내세우신 고마우신 어머니. 어찌하여 그렇게 훌륭하신 어머니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줄 모르고 사랑한다고 한마디 할 줄 몰랐던지. 지금 생각하면 안타깝고 나 자신이 원망스럽고 부끄럽습니다.


  내가 37살에 남편을 잃고 혼자 자식 셋을 키우느라 별의별 고생 다 하면서도 어머니가 저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셨는지 다 몰랐습니다. 10년 세월 남편의 병시중 들어가면서 사는 딸이 불쌍하여 내 자식을 데려다 키워주신 어머니. 딸이 굶을까봐 80고령의 나이에도 쉬지 못하시고 농장일 하시면서 식량을 보태주신 어머니. 정말 어머니의 감사한 마음 이제야 알게 되어 죄송합니다.


  훌륭하신 어머니. 이 딸은 후회의 눈물뿐입니다. 젊으신 나이에 남편을 잃고 자식들 시집, 장가보내고, 공부시키시느라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쉬는 모습을 우리는 한번도 못 뵈었습니다. 고달픈 인생 살아오신 어머니, 고난의 행군시기 남편을 잃고 혼자 살아가기가 너무도 힘들어서 동생 집으로 갔었는데 동생이 자기네도 살기 힘든데 누나가 왔다고 쫓아낼 때 어머니 돌아앉아서 우시던 모습. 지금 생각하면 가슴이 미여집니다. 또 어머니 마음 아프게 한 죄인이 됐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그 없는 살림에 딸이 쫓겨나가는걸 보시면서 수수쌀 1kg하고 김치를 주시면서 “어쩌겠니, 이것밖에 없는데 너희 네 식구 이걸로 어떻게 살겠니.” 하시면서 눈물 흘리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어머니, 우리는 그걸로 남양 뒷산에 올라가 움막을 짓고 5일간을 살았고 그 뒤로 나무장사 하면서 죽이나마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이 주셨던 그 식량, 우리는 그 식량 없으면 그때 영락없이 죽었을 겁니다. 다시 한 번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어머니, 정말 감사하고 늦게나마 큰절 올립니다.

 

  우리가 산에서 1년을 나무장사해 번 돈으로 좀 넉넉히 살 때, 어머니 그게 아마 1월인가? 동생한테 쫓겨나 20리도 넘는 산길로 우리를 찾아오셨죠. 눈이 강산같이 왔는데 신발도 다 잊으시고 양말신은 발로 우리 움막에 찾아왔을 때 어머니, 제 마음은 어땠는지 아세요. 부모님들은 우리를 금싸래기처럼 키워주셨는데 이젠 고령이 되신 어머니에게 왜 우리는 밥 한 끼도 제대로 대접 못해주는지. 내 탓인지, 아니면 당국의 탓인지. 나라가 조금만 허리를 펴도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치가 떨렸습니다. 이제는 대접을 받으시면서 살아야할 나이에 먹을 것이 없어서 밖으로 내몰리는 세상,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 짐승 같은 세상! 하루빨리 뒤집히던지, 망하던지, 김정일이 죽던지 결판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생신에 그래도 나무판 돈으로 생신상 차려 드리니 그렇게 기뻐하시던 어머니, 찰떡하고 이밥에 돼지고기국 드실 수 있게 해드려서 다소나마 마음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중국으로 떠나올 때 우시던 어머니, 이제는 너희들 못 보겠구나 하시면서 하염없이 우시던 어머니, 8남매 중 가장 아끼고 사랑해주던 딸이 자신의 곁을 떠난다고 하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어요.


  저는 죽는 날까지 어머니한테는 불효자식입니다. 받은 것 절반도 못해드렸는데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 하늘나라에서 우리가 한국으로 오는 것 다 보시고 기도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도우셨지요. 우리는 어머니와 중국 땅에서 무참히 죽은 저의 큰아들의 기도로 그렇게 험하고 위험한 길을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올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 이제 더는 걱정 마시고 하늘나라에서 나보다 먼저 간 우리 성민이와 같이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자식 걱정 마시고 땅에서 누리지 못했던 행복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누리시길 진심으로 축복드립니다.


  돌아오는 어머님 생신에는 손자, 손녀들과 같이 어머니를 그리면서 즐겁게 보낼게요. 하나밖에 없는 나의 어머니.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8남매 중 셋째딸 윤숙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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