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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딸에게...2008/10/24
관리자



보고 싶은 딸에게...


이복순



꿈속에서라도 마음껏 보고 싶은 내 딸아...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통 속에 사는지 묻기조차 무서운 질문이구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 차디찬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는데 꽃들도 따뜻하다고 피고 있는데 네 마음은 아직도 얼어붙은 겨울이겠지.. 엄마는 지금 천국 같은 세상에서 너무 즐겁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단다.



네 아이는 이젠 커서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단다. 8살 때 헤어져서 이젠 14살이 되었구나. 짧고도 긴 세월인 것 같구나. 아이는 항상 예쁘고 잘 자라서 엄마는 항상 웃으면서 산단다. 네 동생도 이젠 아이 아빠가 되었고, 대학생이란다. 우리 가족은 언니, 동생, 올케, 네 자식과 동생자식 언니자식 할 것 없이 모두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단다. 오늘 네 자식이 중학생이 되어 교복입고 학교에 가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너 모습과 같던지 너도 그 모습을 함께 보았으면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와 아이 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구나. 어찌나 대견하던지...



좋은날, 웃을 날이 있을 때마다 너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단다. 좋으면 좋아서 네 생각에 접하고 보면 이것이 과연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려울 때가 많단다. 왜 나는 행복한데 딸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에 잠기면 헤어나기가 어렵단다.



내가 처음 중국 땅에서 너희들을 찾았을 때 남의 집에 팔려가서 노예처럼 사는 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슬픈데 남의 나라 땅이고 엄마에게 돈 한 푼 없고 숨어 살아야 하는 형편이여서 눈뜨고 딸을 찾지 못했던 이 심정 어찌 글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니...



그때 이 엄마의 생각에 “나라 없는 설움이 상가 집 개만도 못하다.” 는 말이 그렇게 가슴이 와 닳을 줄은 몰랐단다. 그때야 잘 알았어... 그때...돈이 없어 딸을 못 찾고 함께 살지도 못하고 특히나 네가 낳은 자식조차 네 마음대로 키우지 못하고 이 엄마에게 맡겨 놓은 채 가슴앓이를 해가며 그 집 식구들 눈을 피해가며 딸과 눈 맞추고 웃는 모습, 사탕 한 알 사서 네 손으로 주지 못하고 이 엄마의 손을 통해 주고도 사탕을 입에 물고, 좋아하는 아이 모습보고 남몰래 눈물 흘리던 네 모습은 엄마는 단 하루 한 시간도 잊은 적이 없단다.



지금도 잠자리에 누워서 네 자식에게 팔 베게 해주고 얼굴을 들여다보노라면 그때 그 일들이 떠올라 잠 못 이루고 지새우는 밤이 몇 밤인지... 이 엄마의 손가락, 발가락이 모자란단다. 이 천국같은 남한이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해서 너도 중국을 떠나 한국에 와서 잘 살아보라고 행복해지라고 또 네 딸과 한 집에서 마음껏 키워주고 사랑해주며 살아보라고 했던 일인데 이렇게 헤어져 6년이란 세월이 흐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생각대로 되어서 행복하게 될 줄만 알았던 이 엄마의 생각이 짧았던것 같구나. 모든 일 순탄하지만 않은것이란 것은 알지만 이런 일이 나에게 찾아 올 줄은 상상도 못 했구나 참 마음이 아프다.



어찌하면 그냥 중국에서 사는 편이 너에게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같이 일 때가 있단다. 중국에 있으면 차마 배는 안 곯을걸... 아픈 매나 맞으면서 감옥살이 하는 것에 비기랴 생각하면 이 아픈 마음 그 어디에 비길데 없이 쓰리고 아프구나.



눈이 오고 바람이 불면 차디찬 감방에서 옷 한 벌 제대로 걸치지 못하고 벌건 살갓을 드러내놓고 퉁퉁 부어오른 손가락, 발가락을 입김으로 녹여가며 두고 온 자식과 부모, 형제 생각에 눈물을 흘리며 그리워하며 고통을 겪고 있는것 같고 아마 그렇겠지...



또 여름이 되어 더우면 옷 한 벌 없이 모여 그늘 한점 지우지 못하고 벌건 살을 태울 것이며, 비가오고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떨어져나가면... 이 엄마의 마음은 흔들리는 나뭇가지는 네 머리카락이 흔날리는것 같고 나뭇잎이 떨어지면 영양실조로 네 머리카락이 뭉쳐 뭉청 빠져 나가는것 같아 이 엄마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아픈 마음 이루 말할데가 없단다.



이 엄마의 마음은 아프다 못해 생 어금니가 빠져 나가는 아픔에도 비기지 못한 아픔이 와서 잠을 잘 수가 없단다. 눈 감으면 더 생각이 깊어지니 밤이 싫고, 눈감기가 싫단다. 항상 복잡스러운 낮만 있었으면 좋겠단다. 길거리에서 뒷모습이 우리 딸과 같아서 뛰어가 얼굴보면 아니여서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노라면 내가 왜 이러지 하고 실망을 하고 또 팔다리에 기운이 없어서 그 자리에 한참씩 앉아있는 때도 몇 번이였던지 기억조차 하기가 너무 많은 나날들이 였단다.



네가 귀여운 딸 자식을 낳아 이 엄마에게 맡겨놓고 북원천리 이북 땅에서 이름한번 불러보지 못하고 그런 마음속으로 그려가며 살아가느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보고 싶으랴 이 엄마는 짐작이 간단다. 내 마음과 네 생각과 같은 것이니까...



부모의 마음은 바람속에도 자식생각만 한단다. 하물며 네가 다 큰 자식을 보지 못하는 마음이나 이 엄마의 마음이나 살아가는 이 고통이 너무나 같으니 그 무엇에 비길 수가 있겠니.


그 무슨 표현이 가능하며 그 누구에게 하소연 하겠니.


하지만 딸아 네가 맡겨놓은 자식이 엄마를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말고 또 네 엄마나 동생, 언니가 너를 항상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말고 그 지옥같은 감옥에서 꼭 살아남아 있어서 꼭 자식과 부모형제를 만나 행복한 날이 있을 것 이라는 생각을 명심하고 너 자식에게 주는 기쁨


이 엄마에게 주는 기쁨과 행복인 것을 잊지 말고 굳세게 살아서 꼭 만나야 한다.



지옥같은 감옥에서 살아남기란 하는데 별따기라는 것을 안단다. 그러나 모든 일은 마음먹이에 달려있고 굳센 의지가 가장 필요한 것이며 모든 길이 내 눈앞에 있음을 잊지 말고 살거라.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살아 남아라. 살아서 꼭 만나야 한다.


할 말은 너무 많고 걱정이 너무 많아 글이 길어진것 같구나. 이 편지가 네 손에 가는것이라면 오죽 좋으랴.


오늘은 이만 그친다.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로부터... 이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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