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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사랑하는 언니에게2008/10/24
관리자




사랑하는 언니에게


김진희



언제나 꿈결에서나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은 언니에게



피눈물의 강. 두만강을 건너 어느덧 세월은 유수같이 10년이라는 거대한 기록을 남기며 흘렀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거늘 정말 저의 인생에 수 없이 많고 많은 아픔과 피눈물, 추억을 남기며 크나큰 변화가 생겨 꿈에도 아니, 전생에도 언제 한 번도 생각 못했던 대한민국. 소위 북한에서 말하는 남조선에 지금 제가 와있습니다.



언니, 믿지 못하겠지요. 저도 믿어지지 않아요. 미국괴뢰도당들이 욱실거리고 거지들만 살아있다는 남조선. 그게 우리가 다 배운 것이 거짓이며 우리가 꿈꾸던 이밥에 돼지고기국만 먹고 기와집에서 아니, 승강기만 타고 다니는 지상락원의 나라에 제가 왔어요.



나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당당한 한국 국민이 되었고 나의 이름으로 된 집과 정착금도 받으며 또, 내가 그렇게 고생하면서도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다리도 지금 치료받고 있어요.



대한민국 국가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우리에게 이처럼 크나큰 사랑과 은혜를 베풀고 있어요. 우리가 북에서 받았던 남한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우리에게 베푼 사랑 11년제 의무교육, 아무 쓸모없는 허위에 지나지 않고 오직 우리가 눈에 시커먼 안경을 끼여 앞을 보지 못하여 세계를 모르고 단 하나 김정일 만을 따라 배우고, 그의 종신 노예로 만드는 김정일의 독재주의 교육이라는 걸 저도 이제야 깨달았어요.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언니는 지금도 깜짝 놀라며 무서워 벌벌 떨고 있겠지요. 그런 언니가 난 한없이 마음이 아프고 불쌍해요. 언니뿐만이 아닌, 수 많은 우리 북한 동포들이 그렇게 살아야 하는 비참한 현실...



아, 언제나 통일, 통일이 이루어지여 그런 헐벗고 굶주림 속에 사랑하는 부모, 형제, 처자식을 여위고도 김정일 장군님 고맙습니다. 김정일 장군 만세를 부르고 있어야 하는 이 세계에서 가장 불쌍하고 눈 먼 북한의 언니를 비롯한 동포들을 만나 그들의 눈을 틔여주고 하루 빨리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해줄 수 있겠는지 너무 가슴 아픕니다.



언니, 난 지금도 10년 전 내가 18세 나던 1998년 4월 24일을 이 눈에 흙이 들어가고 나의 피가 다 마르고 이 심장이 멈추고 나의 살점 하나 하나 찢겨 나간다 하여도 잊혀질 것 같지 않아요.



비가 억수로 연속 퍼붓는 음침하고 쌀쌀한 그날, 부모님 3년제를 끝내고 서로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이별을 하는 우리의 두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거리엔 인적 하나 없는 축축한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 나와 둘째언니를 언니가 창문 베란다에서 내다보던 그 피눈물 흘리던 그 뒷모습이 너무 너무 아파서 눈에 아른거려서 언니를 혼자 남기고 떠난 것을 후회 또, 후회 하면서 매일 저녁 눈물로 베개를 적시면서 살아왔어요.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 몇 십년이 지나 저 세상에 간다 한들 그때의 그 영화에서만 봐왔던 그 아프고 처량한 그 순간을 직접 겪은 저로서는 영원히 잊을 래야 잊을 수 없어요. 아마 언니도 나와 똑같을 거예요.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우린 너무너무 그 아픔을 잘 알거예요.



언니, 언니는 그래도 나보단 조금 낳은 것도 있어요. 이런 비참한 아픔을 난 두 번 겪었어요. 두만강을 건넌 그 다음날 딱 하룻밤만 둘째 언니와 함께 보내고 난 언어도 통하지 않고 돈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이국 중국 땅에 어느 상가집 개만도 못하게 나 혼자 버려지는 신세가 되어 또다시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었어요.



98년 4월 24일부터 29일까지 나에겐 악몽 같은 시간이였고, 나의 생의 지울 수 없는 아픔을 남긴 시간이였어요. 지금도 나 혼자 집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혼자 실성한 사람처럼 통곡하면서 울고 있어요. 한번 겪어도 너무 아픈데 기둥처럼 믿던 둘째 언니와의 생이별 연속 두 번이나 당했을 때 이 세상이 다 무너지고 원수 같았고 살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고 죽고만 싶었어요.



집을 떠날 땐 3개월이면 돈 벌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인신매매를 하는 사람들에 속혀 손목잡고 중국까지 같이 왔던 둘째 언니와 하루만에 어디로 어떻게 가서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서로 생이별 당하고 말았어요. 서로 몸종처럼 팔린거예요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 어쩜 내 모습이 이런 모습이였어요. 이 세상에 혼자 버림받았을 때 정말 살아야 한다는 욕망이 하나도 없었어요.



나를 키워줄 양부모 인줄 알고 갔는데 나보다 17살 많은 중국 조선족 한테 팔렸고 그날 밤 너무 무서워 아무것도 모르고 떨고 있는데 그런 나를 돈 주고 산 나의 남편이라는 자가 나의 몸에 무지막지하게 덤벼들어 나를 무참하게 빼앗았어요. 옥처럼 깨끗하고 순결한 나, 남자와 말 한마디 못해보고 이성에 대해 손톱만큼도 모르는 나, 아무리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애걸해도 그 누구도 들여다 봐주는 사람 없는 속에서 처참하게 난 당했고 그나마도 붙잡혀 북송될까봐 어디 가서 말 한마디 하소연 한마디 못하고 그 사람하고 4년을 살아야 했던 그 악몽같은 세월...



난 언니가 너무 보고 싶고 날 버리고 혼자 가버린 둘째언니도 죽도록 원망했어요. 그 순간에 붙잡혀 북송되어 잡혀서 죽을까봐 언니도 그 인신매매자들한테 속히여 나와 헤여졌겠지만 난 정말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고 북한에서 언니랑 같이 배고픔에 떨고 너무 추워 신발도 신고 서로 붙들고 자야했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립고 언니가 보고 싶었어요. 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마 언니랑 함께 생사고락을 나누며 강냉이알 한알도 서로 나누어 먹었을 때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 순간이였습니다. 비록 배고프고 추운 것을 면했지만 사랑하는 언니와 헤여져 또 다른 이산가족이 되어 언제면 다시 만날까. 과연 통일이 되어 서로 다시 만날 날은 있을지. 꿈결에서나 만나도 그것으로만 만족해야 하는 아픈 현실을 겪어야 했어요.



살아서 다시 만날지, 언제 중국 공안에 잡혀 북송되여 개죽음을 당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저 또는, 부평초 같은 현실 속에서 비록 죽고 싶었지만 죽어도 언니를 만나보지 못하고 그냥 죽을 수 없어서 내 이생의 최고의 목표 언니를 찾으면 그것으로 내 인생을 마감 지으려고 생각하고 굳게 다짐하면서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악착같이 참고 견디어 나갔어요. 그 마음이 너무 처참하고 가엾던지. 아니면 내가 아픈 다리를 해 가지고 하나의 부끄럼 없이 살면서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안고 부처님께 성한 사람들도 하기 힘든 108배의 절을 하면서 언니를 찾게 해달라고 빌고, 빌어서 그 정성이 부처님을 감동시켜서인지 정말 기적같이 헤여져 4년 만에 북한에서의 언니 소식을 언니의 편지를 직접 내가 받아보았고, 헤여진지 9년만에는 중국에서 살고 있는 둘째 언니와의 직접적인 상봉도 이루어졌습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만 같고,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중국에 있는 언니와의 눈물겨운 상봉.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고 글로는 다 쓸 수 없는 정말 감격의 상봉을 감사의 상봉을 하였습니다. 나는 그 후 둘째 언니와의 상봉 반년만에 이 자유의 땅, 내가 노력한 것만큼 잘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에 오게되었습니다.



이제 곧, 둘째 언니도 한국 땅을 딛게 되어 이젠 우리가 서로 똘똘 뭉쳐 행복하게 살아갈 날만 남았어요. 단 한가지 나와 한 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아 언니란 말 한마디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친구처럼 쌍둥이처럼 지내왔던 언니가 그 험악한 북한에서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닌 그 죽지 못해 살아가야 할 것을 생각할 적마다 비록 10년 세월 많은 아픔을 겪고, 참고 이겨냈지만 그래도 난 김정일의 독재주의 하에서 아무 세상 물정 모르고 비록 철장은 없지만 지옥과 같은 감옥의 나라에서 살고 있지 않고 탈북한 것을 다행으로 내 인생의 또 하나의 크나 큰 복으로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언니, 이젠 둘째 언니도 만나고 언니 하나만 그 감옥의 세상에 남겨두고 온 또 하나의 가슴 아픔 속에서 항상 가엽고 불쌍한 언니가 행복하기를 마음속으로나마 기원할 수 없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통일, 통일, 언제나 오려나 우리를 비롯한 수많은 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언제 만날까. 언니, 난 정말 언니가 너무 걱정스러워서 밥 한톨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10년 전 그땐 단한가지 언니의 소식을 알고 중국의 언니를 만나면 그것으로 내 인생을 마감 지으려고 했지만 이젠 헐벗고 굶주리는 언니를 비롯한 북한 동포들과의 통일이 오는 그 날이 되기 전까지 꿋꿋하게 억세게 살아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언니, 내가 여기서 아무리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편지 한 장 소식 하나 전할 수 없지만 이렇게 내 마음의 글을 적어보니 한결 마음이 가볍고 개운해집니다. 이 편지를 쓰면서 너무 할 얘기가 많아서 언니를 그리며 지내왔던 그 아픔의 지난 세월을 돌이키며 울며, 울며 또 울며 쓰고 썼어요.



언니, 마음 착하고 더 없이 깨끗하고 순결한 언니. 그 더럽고 어두운 북한에서 어찌 살아가는지... 하지만 조금만 더 참고, 참고 기다려주세요. 비록 나 하나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언니한테 보내는 마음으로 여기 한국에서 북한 동포 싹 나누기 운동을 비롯한 통일을 위한 길에 자그마한 힘이 되기 위해 노력 할 것입니다.



언니 꿈결에도 그리운 언니, 이때까지도 잘 참고 잘 살아왔듯이 우리의 서로 만나는 상봉의 그날을 기다려주면서 행복하게 억세게 살아나가기를 기원하면서 또, 언니가 건강하게 사랑하는 자식을 떳떳하게 키우기를 바라면서 질서없이 쓴 이 펜을 놓을까 합니다.



언니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한평생 함께할 아저씨도 보고 싶고 사진 한 장도 보지 못했지만 귀여울 조카도 무척 보고 싶습니다.


아! 나의 인사를 전할 수만 있다면... 이 애절한 편지가 비록 가지는 못해도 나의 이 마음이 언니에게 닿아서 나의 인사를 전해주리라 부처님께 기원하면서...



안녕히 계세요.


통일아, 통일아 언제 오려나 꼭 올 것입니다. 사랑해요 언니.


너무 보고 싶습니다.


못나고도 못난 제일 막내 동생 진희가 이 편지를 올립니다.


그럼, 안녕히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몸 건강하세요.



2008넌 3월 13일


동생 김진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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