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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동반자의 길에서 우정을 나누었던 주선생에게2008/10/24
관리자




나와 동반자의 길에서 우정을 나누었던 주선생에게


함기남



그 이름 부르고 불러도 대답 없는 주 선생! 무정한 세월은 하염없이 지나가도 한번 맺어진 우정은 영원토록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흘러 주선생과 헤어진지도 아득한 먼 옛날처럼 기억이 되살아나도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들은 지금도 눈앞에 삼삼히 떠오르군 합니다.



지금도 가끔 지난날을 되새겨 볼 때마다 나의 마음 한구석에는 선생에게 내가 해주지 못한 일이 너무나 아쉬워 후회해도 무슨 소용이 있으련만 그것이 어쩐지 마음에 걸리어 자책감에 사로 잡힐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선생은 나와 같이 후대 교육사업에 몸을 담그면서부터 남몰래 서로 마음이 통하여 궂은일, 마른일 가리지 않고 어렵고 힘들 때 마다 서로 격려와 위로를 아낌없이 나누며 부닥친 난관을 지혜롭게 헤처나갈 수 있었지요?



이미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지금도 나의 뇌리에 지울 수 없는 한 가지 일만은 꼭 되새겨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어느 한 단위의 세포비서로써의 직책을 수행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선생은 그때 내가 책임진 당세포에 소속되어 생활하였지요? 선생은 교원으로서 자질도 높고 교육자로서 갖추어야할 품격도 충분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은 로동당원의 명예를 지나지 못하고 직맹조직에서 보잘 것 없는 사람대접을 받으며 항상 남에게 위축되여 가슴펴고 활동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나는 가까이에서 보고 있으면서도 선생의 소원을 풀어주지 못한 것이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 하였습니다. 나는 그때 선생이 말은 안하여도 이 문제를 가지고 깊이 고민하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을 정확히 진단해 보았습니다. 나도 더 이상 이 일을 두고 모르는 체 할 수는 없었습니다. 나는 초급당 조직에 찾아가 선생의 입당문제에 대하여 건의하고 필요한 대책도 세워놓고 해결할 결심이었습니다.



나는 그때 선생과 만나 선생의 안타까운 심정을 깊이 오해하고 이 문제를 꼭 해결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물론 이 문제가 쉬운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입당 조건에서 첫째가 정치적 표징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가정주위환경을 우선으로 보고 이것을 기본으로 하여 사람들을 평가하고 포섭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로동당의 정책이었습니다.



그가 아무리 똑똑하고 사업능력이 있어도 그것은 뒷전에 밀리여 쓸모없이 버리어졌습니다. 선생의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였습니다. 그것은 선생도 알다싶이 6.25 전쟁 시기 선생의 장인이 저지른 불만스러운 경력이 주원인이었습니다. 장인은 1950년 10월 고향인 평안북도 선천에 국군이 진격하였을 때 태극기를 손에 들고 국군을 환영하는데 앞장섰으며 마을에 치안대를 조직하고 공산정권하에서 열성적으로 일한 사람들을 탄압하는데도 가담하였습니다.



이것이 선생의 주민등록문건에는 항상 꼬리표를 달고 있었습니다. 한 편 당에서는 사람들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현행을 기본으로 본인이 현재 로동당의 정책을 받들고 충실히 일하는자는 대담하게 당에 받아들이라는 원칙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어느 정도의 기준에서 보고 평가하는가 하는 것은 모를 일이었습니다. 나는 그때 이런 내용의 당의 의도를 선생에게 알려주면서 신심과 용기를 가지고 일해나 갈 것을 권고해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선생은 나의 설득에 다소 위안을 받은 듯 맡은 임무수행에서 혁신의 불꽃이 일어나기 시작했지요. 선생은 불철주야 노력하여 놀라운 성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지요. 참으로 선생의 모든 활동은 우리세포의 자랑이자 학교의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이 좋은 성과를 가지고 세포내 교원들 속에서 널리 소개 선전하고 긍정으로 내세우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일이 이렇게 무르익어 갈 무렵 초급당 조직에 제의하여 선생의 입당문건을 작성하여 상급당에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선생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전부였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이 고작 이것뿐인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그 후 나는 이일이 꼭 성사되기를 고대하면서 마음속으로 손꼽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몇 달 후 입당문건은 부결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나는 더 이상 선생에게 위로의 말을 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때의 안타까웠던 나의 심정을 선생도 충분히 이해해 주었으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선생은 이일로 하여 한동안 침울한 상태에 빠져들어 생활에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고 선생의 그늘진 얼굴에는 수삼만 가득차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생은 이것으로 하여 가정불화를 일으키고 선생의 안해마저 나에게 찾아와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선생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호문제까지 제기하고 당조직에 하소연 하기도 하였습니다. 불쌍한 아내와 자식들에게 무슨 죄가 있어 이런 재앙을 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이것이 바로 분단이 가저다준 우리 민족의 또 하나의 비극인 것입니다.



나는 그때 선생을 앉혀놓고 밤이 늦도록 서로 이해와 양보를 앞세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다짐받기도 하였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웠던 가슴 아픈 사연은 폐쇄된 북한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었습니다.


가정주위 환경이 복잡하다고 하여 인간의 초보적인 인격이 무자비하게 짓밟히고 삶의 의욕도 상실한 채 무조건 통치자에게 맹종맹동하여햐 하는 사회주의체제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을 사상과 이념에만 얽어 메어 놓지 말고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여 남북이 힘을 합쳐 통일의 길을 앞당겨야 합니다.



주 선생! 나는 지금 대한민국의 따뜻한 품에 안기여 자유와 평등을 마음껏 누리며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살고 있습니다. 물론 선생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맡은 임무에 충실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이전처럼 굳은 우정 깊이 간직하고 사상과 이념의 장벽을 넘어 통일의 기쁨 듬뿍 받아 안고 다시 만날 그날까지 건강히 지낼 것을 약속합니다.


2008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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