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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두 동생들에게2008/10/24
관리자



보고 싶은 두 동생들에게


한금숙



보고 싶은 동생들아!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생사여부를 알지 못하고 보내지 못하는 편지인줄로 알면서도 너무나도 너희들이 그리웠고 또한 삼국을 거쳐 2007년 3월 27일에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첫 순간 생각난 것이 있다면 너희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 또한 함께 탑승하지 못한 안타까움이였다.



세월을 주름잡아 달리는 내 인생길 다시 돌릴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노년의 황혼기를 맞으며 대한민국의 보살핌 속에서 아무런 근심 없이 또한 너희들이 죄 아닌 죄로 버림받은 북한에서의 <<대한민국>> 이곳이었기에 내가 먼저 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너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생에 너희들을 만나나 볼지 하는 의구심도 드는구나.



돌이켜보면 세월도 많이 흘렀지.


북한에서 너희들과 헤어진지도 30년 세월(78년) 우리 5형제에게 내려진 인생길은 그리도 곡절 많은 운명이였던지... 치열했던 6.25 전쟁을 겪었던 시련의 시기 너희들도 기억이 나겠지. 내가 11살 너희 둘은 10살, 8살 그 아래 두 동생은 5살 3살 이였지.



치열했던 6.25전쟁으로 말미암아 부모를 잃고 전쟁고아가 된 우리 형제에게 그나마 고아원으로 가게 되던 날 동생 3살짜리를 육아원에 두고 우리 셋이 울타리 밖에서 통곡하며 울음을 터트리던 날을 그때는 철이 없어 다는 몰랐지만 6.25 전쟁은 남북 어느 누구에게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가져올 뿐 아니라 행복했던 우리 가정에 부모를 앗아가고 우리 5형제에게 인생의 상처를 남기게 하였구나.



그 후 전쟁 후 복구건설이 한창이던 때에 3살짜리 동생을 찾지 못하고 우리 네형제가 함께 모여살던 1962년도에 두 번째로 찾아온 곡절 많은 운명의 길 그때 당시 너의 나이 겨우 20살. 중학교를 졸업하고 평양 고등물리학교에 입학한 것이 너 혼자였지. 그 후 지방 경공업전문학교에 편입되여 내려와서 재학도중 친구의 요구로 라디오를 수리하던 중 한국방송을 청취한 죄로 친구의 밀고로 10년형의 정치범으로  감옥생활을 한 너의 청춘시절 독재가 판을 치는 북한사회에서 정치범은 물론 그 가족까지도 살아남기란 힘든 곳이 아니냐.



정치범이 죄 값으로 험한 일 가리지 않고 그 누명을 벗어보려고 모진 애를 써왔지만 또다시 우리형제 인생길에 닥쳐온 세 번째 운명이었지. 너희들이 추방된 그해가 바로 1978년 가을인 것 같구나. 참 세월도 많이 흘렀구나. 세월이 흐름과 함께 두 동생과 두 올케와 조카를 그 곱던 얼굴에도 주름이 늘고 어느덧 머리에 흰 서리가 내리였겠구나.



안전원들이 감시와 가시철조망 속에서 아무런 자유 없이 사회적인 변혁도 모르는 채 그저 돼지마냥 살기 위해 먹고 통제 속에서 구박받는 너희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


너희들과 헤어져 20년 세월 의지가지없는 북한에서의 나의 외로운 삶은 고난의 행군시기 식량난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약 한첩 쌀밥 제대로 대접하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보내고 나니 살아갈 길이란 정말 막막하였다.



세월 따라 삶의 길을 찾아 총부리가 겨누고 있는 두만강 푸른 물에 몸을 던져 겨우 찾은 이국 살이 10년 만에 뒤늦게 찾은 자유의 국가 대한민국에 와보니 정말 이곳이야말로 인민을 위한 민주국가이며 신앙의 자유 영혼의 자유라는 모든 권리와 자유를 접하고 보니 너희들이 도망을 치겠다고 할 때 내가 너희들에게 두 번 다시 죄를 지으면 안 된다는 말로 너희들을 억제시킨 것이 지금 내 인생에 너무나도 치명적인 후회로 남는구나.



짧은 인생길에 긴 터널을 거쳐 온 우리들의 삶.


이 삶이 인젠 다시 지속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오니 아무쪼록 살아만 있어다오.


가고 싶은 고향에 보고 싶은 동생들아!


너희들을 뒤에 두고 흘러가는 메콩 강 물결위에 기약도 할 수 없는 작은 쪽배에 나의 모든 운명을 맞기고 몸을 싣고 달리면서도 그 물결위에서 너희들의 모습에서 꼭 살아서 너희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대한민국에 가야한다는 그 생각뿐이었기에 오늘은 이렇게 대한민국에 국민이 되어 아무런 근심 없이 노년 생활 보조금까지 보장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으니 너희들도 통제와 감시 속에서도 꼭 살아만 있어다오.


이것이 이 누나의 간절한 부탁이다.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이 통일되는 날


고향 땅에서 우리 함께 만나자.


다시 만날 때까지 몸 건강히 억세게 살아다오. 안녕히...



누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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