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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어머니에게2008/10/24
관리자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이향미



보고 싶은 어머니.. 그간 안녕하셨어요?


할머니와 그리운 아버지 사랑하는 동생들 모두 잘 지내고 있는지요?


작별인사도 없이 이웃집 다녀오듯이 무심중 떠난 이 몸이 어쩌면 영원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너무도 먼, 멀고도 가까운 이 땅에 오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예측 불허한것이 인생이라지만 이렇게 하루아침에 제 운명이 뒤 바뀔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헤어진 날 부터 비가 오면 비가 내려서, 눈이 내리면 눈을 바라보며 바람 불면 바람세찬  이북 땅을 생각하면서 어느 한시도 어머니를 그리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못 견디게 어머니가 보고 싶어 이 밤도 베갯잇 적셔가며 마음속으로 빌어봅니다. 세월아, 너라도 좀 빨리 가주렴, 안타까운 이 마음 멀리로 실어다 줄 수 없겠니.. 시간이 약이라고 누군가 말했다지만 달이가고 해가 바뀔수록 더 해만가는 그리움 살을 에이고 뼈를 깎는 것만 같은 아픔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늘 맘속으로 그 이름 불러봅니다.


그렇게 불러보고 불러보아도 성차지 않아 어느 날 인가는 홀로 산중에 올라 목이 터지게 큰소리로 불러보았습니다. 어머니...


그리고는 어머니랑 같이 산에 갔을 때면 어머니와 길을 엇갈려 헤어졌을 때 내가 덜컥 겁이 나서 바뻐 어머니를 소리쳐 부르곤 했지요.. 어머니  그러면 어머니가 얼른 “오~ ” 하고 길게 대답해주곤 했는데... 불쑥 어머니의 화답하는 소리가 들려 올 것만 같아서 귀를 기우렸어요.


어머니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행여 신기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간절하고도 허망한 바램 속에 그러기를 몇 번..



어머니, 저의 이 그리움은 나를 잃고 생사를 몰라 안타까이 찾아 헤매고 계실 어머니의 그 아픔에 비할 수 없다는걸 나도 알아요. 눈물 많고 인정 깊으신, 이 세상 그 어느 어머니들보다 더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한량 없으셔서 오늘도 나를 기다려 잠 못 들고 계실 어머니...


그래서 더 초췌해졌을 어머니. 머리에 흰서리가 더 내리셨을 어머니의 주름진 모습이 마음 아프게 어려 옵니다.



하지만 어머니 걱정 마세요.


이 딸에 대한 염려를 더는 하지 마세요. 여지껏 어머니에게 걱정만 끼쳐드리면서 살아온 이 딸이 지금은 꿈같은 행복을 누리고 있으니 이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한스러울 뿐이예요. 나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립던 사람을 만나 꿈같은 나날을 누리고 있습니다.



16년 전 서로 사랑하면서도 계급적 호대가 나쁘고 사회 환경이 좋지 못하다고 종시 부모님 반대에 못이겨 헤어져야만 했던 사람을 여기서 다시 만나 새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자식을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크셔서 나의장래가 두려우셔서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갈라놓지 않으면 안되셨던 부모님들의 아픈 마음을 저는 압니다.



사람의 가치를 계급적 호대나 사회성분을 놓고 식별하는, 아무리 성실하고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도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없는 그 사회에서는 어쩔수 없는 편견과 의식인것입니다. 이 사회에서는 각자의 능력과 희망에 따라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정말로 자유롭고 인간의 삶의 가치를 느껴볼 수 있는 그런 사회입니다.



우리 두 사람은 늦게나마 만나 새로운 인생의 닻을 올리고 성공의 영마루를 향해 발 맞춰 달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못다한 것들을 다 하기위해 열심히 배우고 일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 사회에 와서 지금까지 살면서 제가 체험하고 의식한 것 들을 오늘 이 한 장의편지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다른 모든 느낌은 다 제껴놓고서라도 늘 어머니를 마음속에 안고사는 저로서는 제일 공감스러운것이 이 사회가 노인등을 위한 사회적 혜택이 너무도 크다는것입니다. 제가 북한에서 어릴적부터 교육받아오던 바와는 너무도 현실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노인들과 장애인들이 하루하루 살기가 어려운 그곳 현실과는 너무도 대비가 됩니다. 달마다 노인들에게 생활비를 내어주고 주일마다 노인복지관에서 식사대접을 해드리고 식료품을 공급해주며 정기적인 의료검진을 해주고...



버스나 지하전동차에는 노인 좌석이 꼭꼭 갖추어져 있는데 아무리 자리가 좁고 노인좌석이 비어있어도 누구도 그 자리에 앉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웃어른들을 존경해야 한다고 유치원때부터 사회주의 도덕교양을 주는 북한사회에서 점점 노인들을 우대하고 존경하는 사회적 미동이 상실되고 있으며 조상전례의 예의범절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아쉬웠는데 돈 밖에 모르는 자본주의 사회라 늙은이들은 도저히 살아가기 힘든 상황일것으로 생각했던 여기 남한사회가 예상 밖에 사회복지시설과 혜택이 너무나 훌륭하고 놀라울 뿐입니다.



북한에서 한평생 나라를 위해 피와 땀을 다 바쳐 성실하게 일해 온 어머니같은 공도 있는 분들도 늙으면 그 즉시로 사회의 관심밖에 놓이게 되고 그때부터 생계유지조차 힘든 현실, 형명 선배들을 존경하고, 우대해야 한다고 밤낮으로 떠들지만 그것은 명색뿐 이라는것을 지금에 와서야 느끼게 된것이 분하기만 합니다. 어머니, 여기 늙은이들을 만나보면 하나와 같이 정정하시고 활력에 넘쳐있어 감탄을 금치 못하곤 합니다.



어제 교회에 나갔는데 연합 찬양대에 (참 북한에서는 종교의식이 없으니 이해 못하실 거예요. 연합 찬양대란 교회에서 하느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입니다) 나이 지긋한 깨끗한 어머니 한분이 유별나게 눈에 띄었는데 나중에 목사님이 특별히 그 어머니를 소개하여 들어보니 79살, 어머니보다 꼭 10년이나 이상인 분이었습니다.



나는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그 나이에 그렇게도 몸매가 바르고 주름도 없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하더라고요. 불쑥 또 어머니 생각이 났어요. 69살 나이에 평생 고된 농사일에 시달려 너무도 빨리 허리굽고 주름진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밝혀와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어머니, 언제면 이 그리움이 덜어질까요... 언제면 이 좋은 사회에서 어머니 모시고 못다한 효도를 다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과연 그날이 언제일가요? 어머니 저는 확신합니다. 기나긴 이 밤도 동터오는 새날에 끝끝내 자리를 내어주듯이 남과 북이 하나가 될 통일의 그날도 머지 않았음을 저는 믿어마지 않습니다.



여기는 따뜻한 봄입니다. 좀 쌀쌀하겠지만도 그곳에서도 봄기운이 완연하겠지요. 어머니랑 함께 새싹이 돋아나는 잔디밭에 앉아 어릴적 어머니가 즐겨 부르시던 노래를 불러달라고 조르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그러면 어머니가 수줍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지요.



“길가에 파릇파릇 민들레꽃은 오는 사람 가는 사람 거센 발길에 짓밟히고 찢겨지어도 또 다시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그래요. 드디어 겨울은 가고 봄이와 온갖 만물이 소생하듯이 통일의 그 봄날도 머지않아 꼭 올거예요. 그날까지 어머니, 부디 용기를 잃지 마시고 꿋꿋이 살아주세요. 저 역시 어머니 뵙는 그날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럽고 떳떳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살아 갈 거예요.  부디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어머니. 하늘만큼 땅만큼...



-딸 향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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