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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이웃을 그리며...2010/01/05
관리자

고향의 이웃을 그리며...


                                                                      전옥경


   


따르릉 따릉, 따르릉 따릉,


무더운 여름 저녁 때면 집집마다 풍로에 불을 피우느라고 풍구질하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우리 집은 한 동에 6세대가 살고 있었다. 첫 집은 철이 , 둘째 집은 은철이, 나는 세 번째 집에서 살았다. 동트는 아침이면 시원한 아침 해가 붉은 색을 띠며 떠오를 때, 집집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아침 지을 준비를 하느라고 풍로에 불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나무 쪼개는 소리, 석탄 깨는 소리, 성냥 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난다.


   


“은철이 엄마, 일찍 일어났구만. 벌써 불이 다 폈구만. 풍구를 좀 빌려주오.”


“예 가져다 쓰십시오.” 나는 풍구가 없어서 늘 이집저집에서 빌려다 썼다.


아랫집, 윗집, 온통 아이들 소리. 어른들의 말소리가 풍로에서 나오는 파란 연기에 휩싸여한데 어울린다. 여기 남쪽에 와서 물걱정 불 피울 걱정 없이 담담히 앉아 있을 때면 고향마을, 생각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은철이 할머니 밤새 편안하셨는지?


   


은철이네는 은철이와 할머니와 며느리가 산다. 땔감은 은철이 엄마가 장마당에 나가서 벌어서 마련한다. 은철이 할머니는 지금 74세쯤 되었을 것이다.  살아계시는지 궁금하다. 북한의 노인들은 나의 70세 넘으면 오래 산다고 미움받고 발언권 없이 죽은 듯이 늙어가는 나이를 먹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 한국에서는 70대 노인들이 청춘생활을 하고 80~90세는 젊음으로 산다. 특히 노인복지가 잘 되어있어도 노인인정에서 노래를 배우고 춤도 추고 모든 모임에 자유롭게 참가하고 노인에 대한 우대가 높다.넷째 집 영희는 아직도 귀를 못 듣는지 알고 싶다. 영희는 9살에 감기에 걸린 후 고열에 청각장애자가 되었고 말하면 듣지 못하고 남들이 말하면 입 모양만 보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곤 했다. 지금은 17세쯤 되었다. 초등 2학년까지 다녀서 글을 좀 안다. 한국에 왔으면 귀도 고쳤겠는데 정말 안타깝다. 은철이 할머니에겐 내가 여기로 올 때 가만히 떠나서 정말 미안했다. 한국에 와 보니 세상에 이런 천국도 있구나, 감탄하였다. 우리 동네 6세대가 다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용서해라. 나 혼자 여기에 와서 행복을 누리게 되어 미안해.


   


지금도 땔감이 없어서 산에 가서 나무 부스러기를 주어오고 석탄 캐는 구멍에 가서 석탄가루를 주어오고 있겠지? 배낭 메고 석탄구멍에 가서 버린 석탄 재 가루를 퍼오던 일이 눈에 선합니다.  봄이면 산에 가서 나물을 뜯어서 장마당에 가서 팔아서 하루 먹을 끼니꺼리 강냉이 가루 아니면 강냉이 쌀을 사오던 생각... 겨울이면 먹을 걱정보다 땔 걱정이 더 많던 생각...밭에 가서 강냉이 대를 주어다가 부엌아궁이에 때이던 생각이 눈에 삼삼하다.


   


한국에 와서 보니 모든 것이 발전되어서 지상 천국이다. 부엌에는 더운 물 찬물이 막 쏟아지고 정부에서는 싼 값으로 쌀을 주고 화장실도 집안에 있고 휴지도 고급으로 쓰고 있다. 방안 추우면 난방을 켜고 더우면 끄고 모든 것이 자유롭다.


고향에서는 휴지는 커녕 아이들이 공부할 책도 없어서 꺼먼 종이에다가 연필글자도 아니 알리는 종이로 된 학습장을 만들어 판매한다. 처음 한국에 와서 제일 아까운 것이 하얀 종이었다. 이렇게 하얗고 좋은 종이를 아무렇게나 나누어 주고 마음대로 쓰는 것이 아까웠다.


   


그래서 하얀 종이가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모아두었다. 우리 아이들의 생각이 나서 쓸 수가 없었다. 거리에 나가면 모든 것이 신비롭다. 고향마을에는 결혼식 때 승용차가 신부를 싣고 들어오면 온 동네 아이들이 달려 나와 승용차를 구경하고 신기해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그러나 여기는 너무도 신기한 여러 가지 차들이 많단다. 차가 너무 많아 걱정스럽고 무섭기도 하단다. 고향에서는 친척집 놀려가려고 해도 기차가 걸리고 통행증이 걸려서 다니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가고 싶은 곳은 마음대로 간다. 부산에 가고 싶으면 가고 바다에 가고 싶으면 바다에도 마음대로 간다. 기차 시간도 1초도 오차 없이 정시이다. 고향사람들에게 소리치며 자랑하고 싶다.


   


태어나서 평생소원을 푼 것 같다고 행복하다고...


그러나 죄송스럽다. 우리 모두 다 같이 행복해야 되는데...


북한도 어서 빨리 통일되어서 한반도에 행복의 삶이 누구에게나 다 차려지면 얼마나 좋을 까? 여기 남조선은 북조선 보다 통일 염원이 더욱 거세다. 여기에 와 보니 모든 것이 이해가 된다. 한국에서는 우리도 모르는 지원품들이 북한으로 수없이 들어가는데 우리들은 모르고 있었다. 북한 정부는 우리들을 얼마나 기만했는지 모른다. 증오스럽다.


   


이렇게 해마다 보내는 지원품들을 북한 주민들은 하나도 모르게 어디로 갔을까 의문스럽다.


여기는 모든 것이 자유다.


   


고향에서는 전기가 없어서 탄광이 물에 잠기고 노동자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어디에 가도 돈을 벌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는 자신이 노력만 하면 어디에나 돈이다. 자기만 부지런히 일하면 얼마든지 돈을 벌수가 있고 장사도 마음대로 한다. 북에서는 장사도 마음대로 못하고 쫒겨 다니지만 여기는 능력만 되면 아무런 장사나 다 할 수 있다. 글로 쓰자면 천 가지 만 가지 좋은 점들은 끝이 없다.



앞으로 계속 통일되는 그 날까지 자랑거리를 고향에 전하는 편지를 쓰겠다. 진정한 자유의 세상에서 노력만 하면 노력한 만큼 행복이 차려지는 참다운 사람의 세상이 북에도 꼭 올 것이라 믿는다.


고향에 계시는 우리 이웃집 은철이, 철이, 똥돌이, 개혁이, 영희, 꼭 만날 날이 오리라고 믿고 특히 은철이 할머니, 꼭 살아계셔서 통일되는 그날에 꼭 만납시다. 통일되면 제일 먼저 달려갈 것리다. 건강했으면 합니다.


     


전옥경 올림

 

 

 

 


자작시...


꼬부랑할머니


배낭메고 어디로 가나


오늘도 걱정어린 맘으로


무거운 발걸음 옮기다


오늘은 석탄가루가 있을까


이 추운 겨울 어떻게 지냈고


   


먹을 걱정보다


때일 걱정 더 많은 할머니...


머리에 수건 돌리고


   


손에는 벙어리 장갑끼고


호미를 들고


신발은 다 떨어진 동화신고


등에는 다해진 배낭메고


크고 무거운 신발 끄는 소리-스륵스륵


   


추운 입김에 눈섭에 하얀 서리꼈다.


이제는 죽어도 원이 없겠지만


목숨이 길어서


한도 깊어지네


   


저주로운 이세상

하루빨리 보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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