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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쫓기고 저리 쫓기면서 살았던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나의...2010/01/05
관리자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기면서 살았던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나의 모습이 초라한지 그 때마다 부모, 형제들의

생각이 더 나곤 하였습니다.

 

양재철


   


정말 북한에서는 어려서부터 김일성, 김정일 만 우상으로 섬기면서 살아오던 나날들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남조선 괴리도당들은 정말 나쁘다고, 남조선에서는 먹을 것, 입을 것이 없어 거리에서 헤매면서 깡통도 차고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고 선전하며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는데 그것이 다 거짓 선전이었습니다.


   


어머니, 제가 남조선에 아니, 아버지 고향땅을 찾고 보니 아버지 생각이 더 나네요.


내가 남조선에 온지 이젠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런데 아버지 고향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000리까지는 다 아는데 아버지의 형제들 이름을 모르니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정말 우리가 배운 그런 남조선이 아닙니다. 우리 북한에서는 남조선이라고 부르지 여기에서 대한민국 이렇게 부릅니다. 정말 대한민국 이름만 불러도 살기 좋은 곳이었고 자본주의라고 해도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섬기면서 이웃을 사랑하며 독거노인들을 돌보고 먹을 것, 입을 것 다 주면서 하나와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이 대한민국에는 대통령보다도 하나님을 섬기면서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이 나라 대한민국을 축복하셔서 이 나라 백성들이 얼마나 잘 먹고 잘 살고 잘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내가 여기에 온 것이 정말 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여기에 오니 나라에서 집 사주고 정착금 주고 먹고 살아가게 다해주며 정말 궁전에 와 사는 기분이었다.


   


어머님 아침, 점심, 저녁에 먹자고 진수성찬을 차리고 나면 저 북한 땅의 있는 형제, 조카들 생각에 목이 메어 울고 또 웁니다. 저 북한 땅에서는 흰 쌀밥에 고깃국, 과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풀죽과 시래기죽도 없어서 굶어죽고 거리에 헤매는 불쌍한 동포들이 얼마나 얼마나 많습니까?


   


어머니, 저는 아버지 고향인 대한민국에 와서 이렇게 떳떳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젠 또 이산가족이 되어버렸네요. 천리 타향에 계시는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어머님, 제가 어머님과 헤어진 지 벌써 13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정말 어머니란 그 세


글자가 왜 이리도 나의 마음을 괴롭히는지요. 불러보고 또 불러보아도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어머님, 저의 5남매를 키우느라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시고 그렇게 소리 없는 눈물과 보이지 않는 눈물로 맘을 새워가면서 하루하루 살아가시던 어머님, 정말 이 딸은 13년이란 기나긴 세월 어머님을 그렇게 목메어 소리 없는 눈물과 어머님 생각에 하염없이 울고 또 웃고 또 울고 애타게 어머님을 찾고 불러보곤 합니다.


   


어머님을 비롯하여 오빠, 남동생들, 그리고 조카들도 건강한 몸으로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정말 보고 싶습니다.


   


제가 집을 떠나올 땐 일하러 간다고 나와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려 이곳에 살아있는 것도 모르고 집에서는 저를 죽은 줄로 알고 있겠죠?


   


어머님, 이 딸을 키울 때는 정말 고이고이 키워 없는 것, 있는 것 좋은 옷 입혀가면서 남한테 뒤떨어지지 않게 키워났건만 이 딸은 정말 죄송한 마음으로 어머님한테 이 편지를 올립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정말 13년이란 기나긴 세월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어머님과 오빠, 그리고 동생은 잘 모를 것입니다. 제가 1996년 7월 20일 신의주 압록강을 건너서 중국 땅을 밟게 된 그 날 저녁 무렵에 왜  내 마음이 그렇게도 서러운 지 하늘에서 비가 그렇게 억척같이 쏟아져 내리는지, 하늘도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아 소리치면 통곡을 하며 울었습니다.


   


어머님 죄송합니다. 제가 제대로 잘 살지 못한 탓으로, 제 고향, 나의 조국을 버리고 또 부모, 형제를 버리고 떠나온 나의 마음은 한껏 무거워졌습니다. 중국에 건너오면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 줄만 알았는데 일단 넘어오니 그것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매일과 같이 숨어 살아야만 했고 어디서 왔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고 가슴만 조리면서 오늘은 또 잡으러 오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 딸은 아버지의 소원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절 낳아주시고 잘 되게 키워주시고 어디에 가서고 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이제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는 옷을 집고 다시 처녀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제는 대한민국에 와서 하나님 열심히 믿으며 이 사회의 기초를 닦고 최선을 다하여 정착생활을 잘해서 악착같이 벌어서 어머니와 형제한테 조금이나마 보답하렵니다. 어머니, 자나 깨나 이 딸의 걱정에 잠 못 이루고 뜬 눈으로 기나긴 밤을 새우실 어머니 이젠 이 딸이 살아있다는 것 명심하시고 더 꿋꿋이 이겨나가세요.


   


통일의 그 날 부모님 앞에 떳떳이 나설 수 있는 그런 어여쁜 딸이 되겠습니다.


어머님, 나도 이젠 남편과 사랑하는 딸이 생겼습니다. 어머니의 손녀딸이 얼마나 예쁘고 잘 자라는지 모릅니다. 내 딸이 외할머님이 어디에 계시냐고 물어볼 때마다 나의 가슴은 얼마나 뭉클한지 아세요. 왜인지 외갓집을 그렇게 찾더라고요. 우리 딸이 11살이 되었어요. 나도 자식을 낳고 키워보니 부모님의 심정을 다 이해할 것 같더라고요. 어머니가 저를 외동딸이라고 그렇게 애지중지 키워놓고 나만은 이렇게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조차 할 수 없으니 말이예요.


   


어머니 통일의 광장에서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사위와 손녀딸과의 상봉과 나의 형제들과 상봉을 그리면서 펜을 놓겠습니다.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서울 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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