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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는 지금도2011/04/28
관리자

고향에는 지금도


김광재



1974년 8월 26일 부모, 처, 자식들과 150명 중대군인들을 뒤로하고 야밤에 한강하류를 약 7시간 동안 헤엄쳐 대한민국에 월남 귀순한지가 35년이 지나고 있다.
2009년 9월 30일 생일날 홀로 앉아 북한에 두고 온 부모, 처, 자식들과 중대군인들을 생각하면서 지은 “시”입니다.



가본 사람만이 이야기할 수 있다.
겪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이 속 깊은 사연 누구라서 다 말할 수 있으랴.
내 고향, 그 멀고도 먼 나라
꿈속에서만 가까운 나라
가도 가도 또 가고픈 나라



일곱 마리 학이 날아들어 칠학산인가
진달래꽃, 곱게 물든 새색시 치맛자락 같이
산자락 타고 붉게 퍼지면
배꼽 내놓고 산으로 들로 뛰고 놀던 동무들
꿈결처럼 떠오르네.



내 고향 샘마을도 샘물처럼 맑고도 아름다웠지.
아버지 따라 배타고 나가면 어기여차 신바람 나고
펄떡 펄떡 팔뚝만한 고기 잡아 함박 웃으며 돌아오면
어머니는 언제나 버선발로 뛰어나와 포근히 안아주던
그 품 속, 아직도 손에 잡힐 듯 그립기만 하다.
그 고향 한 번도 잊지 않고 그려보지만
언제나 눈물만이 앞을 가리네.



사랑이 죄이런가.
만남이 이별이던가.
한 때 만삭의 몸으로 행복에 겨워
내 품을 파고들며 사랑한다던 수줍은 아내
엊그제인양, 그림인양 선명하게 살아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영영 이별이런가, 이별이란 말이라도 했던가.
아직도 떠오르기만 하는 아내의 얼굴
내 가슴에 화석보다 깊이 새겨져
지워지지 않고 있다.



그런 만삭의 아내 몸뚱이가 얼음장같이 식어가고
통곡하며 몸부림쳐도 아무 소용없었던 그 순간
나는 살아 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남은 마지막 모습만 무수히 세월이 흘러가도
그대로 남아 내 곁을 떠돌고 있네.




최전방에서 추위와 싸우며 정을 나누던 동지들
근무 중 오발사고도 있었지.
피 흘리며 살려 달라고, 중대장 동지 살려 달라고
애원하던 동료 병사들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기막힌 사연이
생생하게 귓가를 때린다. 이 순간에도



사랑스런 아내와 동료 병사를 한 순간 잃어버리고
남은 고향과 혈육마저 무정하게 뒤로한 채
개성시를 떠나던 그 때엔 피눈물이 흘렀다.
산천도 울었고 내 가슴도 울었다
지금도 눈만 감으면 피눈물이 강물처럼 흐르네.
따스한 남쪽나라 자유를 찾아온 그 날에도
귀순 환영 받던 날도 가슴속 깊은 곳에선 피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무심한 강산이 세 번 변했다.
강물도 흐르고 세월도 흐르고 나이도 흐르고...
다 흘러간 인생의 뒤한길에서
문득 뒤돌아보니 대민 홍보교육 일선에서 땀 흘린 일만
보람으로 남아 있다.



다시... 언젠가는 다시... 만나야지. 되뇌이며
변함없는 마음, 다지고 또 다지며 견뎌온 나날
두 주먹 불끈 쥐고 가슴 두드리며
사나이 아픔 한 줌 삭히며 살아 왔다.
누구라서 알아 줄 것인가. 느낄 것인가.
아무도 없다. 아무도... 그 누구도...

찬바람 한 소절 지나가면
혹시 혈육들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두 귀 바짝 세워도 바람소리만 가늘게 지나가고
이제 속죄할 아버지, 어머니
어디에 살아계실까, 벌써 백골이 진토 되었을까.
아픈 가슴 조이며 살아온 죄 많은 한 평생
애달프게도 속절없이 저물고만 있네



살아생전, 아니 죽어도 잊을 수 없는 혈육들
아아, 그래서 나는 죽어도 눈 감을 수 없다네.




봄이면 잊지 않고 칠학산 진달래꽃 곱게 피고 지련만
샘마을 맑은 물도 끝없이 끝없이 흐르련만
내 작고 늙은 가슴속에는 영원히 지지않는
피눈물 꽃만 하염없이 흐르네. 아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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