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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허리를 펴드릴수 있다면2011/04/28
관리자

어머님의 허리를 펴드릴수 있다면


이선주




존경하는 어머님

엊그제 간신히 알려온 어머님의 소식에 죄스러움을 금할수 없고 원통함과 비통함에 이 글을 씁니다.

부모님몰래 탈북을 하였던 2005년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보겠다고 아무런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탈북을 결심하고 살을 에이는 두만강 얼음물속에 다리를 내 밀면서 눈물을 흘릴 자격도 신음소리조차 낼 수 없음을 우리 북한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야 했음을 그때에야 알았습니다


집집마다 숨어살면서 푼 돈벌이를 하면서 처음으로 병이든 노인네를 수발들면서 어린나이에 그것이 우리민족의 수치인줄도 몰랐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중국말을 들으면서 그들의 비양거림을 들으면서도 웃음으로 감수해야 하는 아픔도 그것이 아픔인지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경찰에 잡혀 나갈 때에야 나라가 있어도 의지할 수 없고 백성의 배고픔조차 책임질 수 없는 북한이라는 나라의 수치심을 알았습니다.

북한의 감옥에서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서. 부모님들에게 용돈을 드려보겠다고 나라를 떠난 것이 죄인줄 알고 온갖 갖은 고문을 받을 때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고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을 때 감옥밖 울타리에 기대여 말없이 눈물을 쏟으셨을 어머님.


로동단련형을 받고 개미처럼 일하라는 불호령밑에 기여다니며 일하는 이 딸 자식을 돌보겠다고 집을 떠나 항상 옆에서 지켜보시며 옥수수밥이 라도 자기 손으로 해서 먹이고 싶다고 경비성원들에게 사정을 하여 밥 한 숟가락 떠먹이시며 거기서 락을 찾던 어머님.


아마도 어머님의 흰 머리는 거기서 시작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에 걸치는 로동단련을 지켜보시며 자식의 아픔을 대신할 수없는 고통에 몸부림치시며 파란 하늘밑에서 머리를 들지 못하고 묵묵히 땅만 바라봐야 하는 이 나라 자식을 둔 어머님의 원통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하루 하루 말라가는 딸 자식을 보시며 물 한모금도 제대로 먹이지 않고 일 잘하는 순서대로 먹을 수 있다고 하여 손바닥이 다 터질 때까지 삽을 쥐고 모래바닥을 허비던 자식을 보시며 얼마나 가슴이 미여 쥐셨겠습니까. 또 딸자식을 잘 부탁한다고 없는 식량을 다 팔아 자신께서는 멀건 죽으로 끼니를 에우시면서 고급담배를 사다가 관리자들에게 쥐여주며 못난 딸 자식을 한번이라도 더 보겠다고 하시던 어머님의 그애절한 모습.


2차 탈북을 결심한 저를 보시면서 이 더럽고 추악한 땅과의 이별의 끝을 어서 떠나라고 등을 떠밀진 않으셨지만 어머님의 굳은 인상과 강렬한 눈빛에서 저에게 성공의 용기를 주는 열쇠인줄 알았습니다.


나라를 잘못만난 북한백성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시기에 죄아닌 죄 때문에 감옥이라는 좁은 문으로 어린 딸들을 보내야 했던 또 로동단련대의 그 처절한 로동속에서 찌들어가는 북한의 생명들을 낳아준 북한의 어머니들의 한 사람이였기에 어머니는 저를 해빛이 비추는 광야속으로 떠미셨습니다.


어머님,
사랑하는 딸 자식은 어머님의 몫까지 다 합쳐도 못다누릴 행복속에 너무도 행복한데 병원한번 못가보시고 허리가 구부셨다니 참 자식된 도리를 다 하지 못한 죄책감에 눈시울이 젖어옵니다.


보고싶고 항상 그립고 아프신 어머님께 무엇이라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끝이 없는데 제대로 소식조차 전할수 없고 병원한번 못 데려가는 이 불효자식을 용서하십시오


저만 잘살겠다고 떠나온 이 불효자식 언제면 어머님께 효도를 해 드릴수 있는 날이 올까요,

그날이 그립습니다. 어머님의 허리를 펴드릴 수 있다면 아마도 제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신다면 우리어머님의 허리가 금방 좋아지실겁니다



어머님의 그처럼 바라시던 이 딸자식은 너무도 행복합니다.

보고싶은 어머님 사랑합니다

어둠만이 깔리고 독재가 판을 치는 그 나라 북한에서 이런 딸자식을 낳을 수밖에 없었던 어머님을 단 한번이라도 고마움에 불러보지 못한 이 자식 인제는 당당히 소리칠수 있습니다

우리 어머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2010년 12월 23일 딸 이선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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