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 28, page : 2 / 2, connect : 0
: 전체 : 2004년 (28) : 2005년 (54) : 2006년 (66) : 2007년 (70) : 2008년 (51) : 2009년 (38) : 2010년 (39) :
꿈에도 그리운 언니에게2004/09/17
관리자


강 숙 금





  언니!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요?


  잠시 잠깐 다녀온다고 집을 떠났지만
이렇게 멀고 긴 이별이 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언제나 인상 좋은 형부, 그리고 귀여운
조카들 모두 다 잘 있는지요? 언제나 믿음직한 우리오빠, 오빠는 군대에서 제대되어 고향에 와서 직장생활을 한다면서요?  정말 너무 너무 보고
싶어요. 언제나 저를 사랑해주시던 이모, 이모는 이젠 너무나 늙으셨겠네요. 어떻게 지내고들 계시는지. 이렇게 더운 날 아프지는
않은지...  내가 고향을 떠난 지도 8년이란 세월이 흘러가고 있어요.



  언니한테 닿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마음의
편지를 쓰고 있어요.

어려서 엄마를 잃은 우리 형제의 사랑은
특별했죠. 엄마가 살아 계실 때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라고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에도 언제나 나에게 마음을 써주던 언니 오빠들의 사랑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어요. 언니!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건 언니와 둘이서 황해도며 무산이며 장사 다니던 일, 기름튀기 만들어서 시장에 가서 팔던
일들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둘이서 같이 장사 다닐 때면 언제나 무거운 짐은 언니 혼자서 다 들고 나는 빈 몸으로 따라가면서도 툴툴거리던
일, 30리길을 걸어서 도시락 갖다 주던 일, 지금 언니를 만나면 열두 밤이 새도록 추억해도 다 못할 것 같아요.




낮이나 밤이나 언제면 언니와 오빠를
만날 수 있을까 하며, 꿈을 꾸며 살고 있어요. 귀여운 우리 조카들과 함께 맛있는 것도 같이 사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떨쳐 버릴 수가 없어요. 그리고 우리 친구들,  혜영이, 춘복이, 미숙이, 은숙이, 현희 모두 다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내가 없어도 여전히 우리 집에 잘
놀러오는지…. 친구들도 만나서 마음껏 울고 웃으며 추억의 시간을 보냈으면 ...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TV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나올
때마다 언제면 나도 저렇게 마음껏 울고 웃으며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해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지하철을
타면 언니와 함께 힘겹게 기차를 타고 황해도 장사 가던 생각이 나고,  맛있는 것 먹으면 조카들 생각이 나고, 즐거운 바다 여행 가면 친구들
생각이 나고, 잠시도 고향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가 않아요.

너무 그리운 생각만 하다가 내 얘기는
하나도 못했네요.



  지금의 내 모습 궁금하죠? 나는 지금
서울에서 살고 있어요. 서울생활, 북한에서 살다온 나에게는 천국이에요. 물론 부자들한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고,
저녁이 되면 퇴근하고, 주말이 되면 쉬고, 하면서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내가 여기에 올 때에는 돈 많이 벌어서
고향에 갈 때 내가 살던 우리 동네에 빌딩 하나 세워서 언니도 주고 오빠도 주고 하면서 그러려고 했는데요. 호 호…. 생각처럼 돈 벌기가 쉽지가
않네요. 그냥 노력만 하는 중이에요.



나는 밤에 잠을 자도 언니, 오빠
그리고 친구들 만나는 그런 꿈밖에 안 꿔요. 언제면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어요. 밤에 달이 뜨면 달 보며 생각하고 비가
오면 비 내리는 창 밖에서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내 걱정은 너무 하지 마세요. 내 나름대로 여기서 열심히 잘 살고 있어요. 여기에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좋은 사람들이 많거든요. 서로 기대고 도와주면서 살고 있어요.



 언니한테 쓰는 편지라고 생각하니 펜을
놓고 싶지가 않아요. 하지만 글로는 내 마음 다 전할 수 없는 거고.



  언니!  오늘은 이만 편지 끝낼게요.
부디 용기 잃지 말고 우리 만나는 날까지 언니, 오빠, 조카들 모두 꼭 살아만 있어서 이 동생한테 얼굴만 보여줄 수 있다면 너무 너무
고맙게  생각할게요. 그럼 안녕



서울에서  동생  올림.


덧글 개


90

 [2004년] 고향에 계시는 사랑하는 님들께

관리자

2004/09/17

9718

89

 [2004년] 꿈결에도 보고 싶은 어머님께 드립니다

관리자

2004/09/17

10051

88

 [2004년] 그리운 형님에게 드립니다

관리자

2004/09/17

10024

87

 [2004년] 그리운 명옥이 에게

관리자

2004/09/17

9853

86

 [2004년] 꿈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사랑하는 딸 금순 이에게

관리자

2004/09/17

10099

85

 [2004년] 사랑하는 아들 성호에게

관리자

2004/09/17

9851

84

 [2004년] 꿈에도 그리운 언니에게

관리자

2004/09/17

9957

83

 [2004년] 동포 지원 사업 게시판입니다.

지킴이

2004/05/12

10114
 [1] 2  
Copyright 1999-2021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