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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명옥이 에게2004/09/17
관리자

                                                                                                                     박명순

  명옥아 !
  그간 잘 있었니?
  소식 모르고 헤어진 지 벌써 10여년이란 기나긴 세월이 흘렀구나! 지난 1월에 중국을 통하여 너에게 보낸 편지 회답을 바로 어제( 7월 29일)야 반갑게 받아보았단다.

  북한의 그 고된 “고난의 행군”과 “가시덤불길 헤쳐”가는 속에서 네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아니, 그 어리석은 “사회주의 필승론”을 굳건히 믿으면서 가족 4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생존경쟁에서 열렬한 아줌마로 맹활약 하고 있는 모습이 어려와  너무도 눈물을 많이 흘리며 보고 또 보고 ….
  네 노력으로 가족이 모두 무사히 잘 보존되어 있다니 참 대단하고 훌륭하다고 감동된다. 너의 그 노력이 말이야 ….

  이젠 그 지긋지긋한 공산사회와 하직한지도 어언 3년이 되었구나. 난 그래도 그 3년 기간이 이곳 세상사회에 나와서 세계소식을 내 집 소식으로 들으며 정말 사는 분위기를 느꼈고 “이것이 바로 사람다운 권리와 자유의 세계이며 이게 바로 인간 사회이구나”를 실감하며 삶의 보람과 희열을 얻게 되는 귀중한 시기였단다.

  너는 편지에서 “당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르고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바르고 곧았던 네가 조선을 탈출하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네가 ‘변절’하였다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둘도 없는 송아지 친구, 살점처럼 귀중히 여겼던 친구를 빼앗긴 것이 너무도 분하여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했는데 나는 네가 충분히 이해가 되는구나.

  그렇다 ! 네가 추억했듯이 난 해마다 1월1일이면 남 먼저 김일성의 신년사를 통달하여 1월3일 첫날 종업원총회에서 발표하였고 또 병원 근무시에는 탄광지대라 수시로 제기되는 탄광 가스폭발사고로 생긴 화상환자들에게 남 먼저 나의 피와 살을 서슴없이 바쳐 당 조직과 대중의 칭찬과 찬사를 밥 먹듯이 하였지 …….

  나는 그 땅에, 그 지주(수령)에게 몸과 맘 모든 넋을 다 바쳤지만 나에게 차려지는 것은 불신과 환멸밖에 없었어.
  10대의 철모르는 어린 나이에 성분불량가족으로 낙인 되어 내가 태를 묻고 걸음마 떼며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정든 고향인 북한의 수도-평양에서 추방되어 그 옛날 정배살이 유배살이의 고장인 함경도의 산간오지에 내던져지게 되었으며, 그 어린 나이부터 눈물을 겉으로 흘리는 것이 아니라 속으로 삼키는 훈련부터 익숙하게 되었어. 그것도 부족해 그 땅은 나에게 고등학교시절 많은 선생님들의 사랑과 기대를 무자비하게 뺏어내고 대학공부의 천진한 꿈도 못 펼치고 수천척 지하막장의 탄부로까지...

  돌이켜보면 볼수록 참으로 눈물겨웠던 지난 인생, 아까운 잃어버린 나의 인생이었단다. 그 저주로운 모든 것이 바로 여기, 세계화의 시대에 발맞추어나가고 있는 내가 선 이 땅에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 하나, 둘 나에게 납득이 되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

  우리는 그 땅에서 너무나도 모르고 살았어. 성분 때문에 추방돼도, 성분 때문에 대학 못가도, 그것이 천리인 것처럼 그 이상 달리 될 수 없는 운명적인 것처럼 순응하는 것을 생존방식으로, 또 90년대 후반기 대량의 아사자(餓死者)가 폭발해도 마치 그것이 인재가 아니라 천재인 듯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봉쇄정책때문이고, 미제의 앞잡이 남조선괴뢰도당 때문인 것으로만 알고 있었지.

  하지만 그것은 오직 세계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령 독재체제인 조선(북한)에서만 저들의 장기집권 야망 때문에 펼친 정치가 인민들에게는 오늘날 심한 사상적 기만과 경제적 낙후, 자연의 황폐화를 빚어냈다고 생각해.

  내가 너에게 구태여 사상학습을 시키는 것 같은데 난 너에게 나의 행동에 대한 아이러니를 이렇게 밖에 설명할 수가 없구나.
  서민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를 정치의 생명으로 하고 선진문명국으로 치닫고 있는 이 나라가 바로 북한에서 어렸을 때부터 배우고 외쳤던 “자본주의는 망하고 사회주의는 승리한다”모국 남조선이란다.

  너는 6살 어린 나이에 이유 없이 정치범으로 끌려간 아버지를 기다리며 아니, 저주하며 우리 만나면 얼마나 말 못할 사연이 눈물의 바다를 이루겠니.
  우리는 처지의 공통성으로 하여 남달리 마음속 깊이에 서로를 간직하고 있었지. 그래서 나는 이곳의 자유를 맛보고 제일 처음 생각난 것이 바로 너였단다. 너와 함께 여기 와서 지나간 눈물겨운 아픈 추억을 깨끗이 털어버리고 떳떳하게, 그리고 힘차게, 능력껏 살아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
  
  지금 펜을 달리면서도 줄곧 새벽 눈 뜨자마자 두부장사로 콩가는 망돌을 돌려야 하고 또 낮이면 바닷가에 미역 주우러 나가서 온몸이 풀이 되도록 생존에 투신한다는 너의 그 모습 눈에 선히 안겨와 눈물을 금할 수 없구나

  명옥아 !
  네가 부탁하였듯이 꼭 통일되는 날까지 몸 건강히 무사하길 바래. 통일이 되면 나는 너무나도 너에게 해줄 말이 많고 해줄 음식, 해줄 옷감들이 너무너무 많단다. 북한의 그 폐쇄정치에서 눈을 뜨자면 대체 며칠이 걸릴지 안타깝구나. 우리가 주체사상에서 배웠듯이 “온 세계의 자주화”가 아니라 세계는 “자유” “민주”로 지향하고 내닫고 있단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그 독재정권의 억압정치가 아니라 전 세계적 범위에서 인류가 외치며 지향하고 실현시켜나가는 “자유, 민주”의 새로운 문명시대로 뛰쳐나올 날을 하루하루 고대해본다.
  
  부디  집안의 가장 남편 잘 공대하고 사랑하는 현호  현경이 지켜내기 위한 너의 생업전쟁에서  몸조리 잘하여 건강하기를 부탁하며, 꼭 좋은 세상에서의 감격적인 만남을 그려보면서 오늘 이만 마친다.

언제나 너와 함께 있는 마음속 ·깊은 곳의

너의 경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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