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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당신에게2004/11/09
관리자


여보!
우리 헤어진지도 어언간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려 ...  ....
연길에 있는 친척집을 방문하여 경제적으로 좀 도움을 받아가지고 곧 돌아간다고 스스럼없이 집 문턱을 떠난 것이 이렇게 생이별이 될 줄 어찌 상상이나 했겠소?
그동안 이 아버지와 남편 때문에 얼마나 핍박받고 마음고생이 많았으리라 보오.
나 하나만을 믿고 큰 집안의 맏며느리로 들어와 온갖 쓴맛, 단맛 다보면서 또 이렇게  고생만 시키니 더 할말이 없소.
지금 생각해보면 당신한데 잘 한 것은 별로 없고 그저 좀더 잘 해주지 못한 후회감이 더더욱 깊어만 가오.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소?
내가 중국에서 뜻밖에 한국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소식이 북한에 전해지고 당에서는 “남조선 안전기획부 놈들과 연계하여 나쁜 짓을 한 나를 당장 잡아들이라” 고 했다지.
이소식을 둘째가 목숨을 담보로 하고 압록강을 건너 와서 전해주었는데 이때 우리 부자는 눈앞이 새까매서 서로 쳐다보면서 사나이 눈물을 흘렸소.

내가 다시 집에  가서 당신과 애들이 보는 앞에서 간첩누명을 쓰고 손에 쇠고랑을 찬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는 달리 행동할수 없어 오랜 생각 끝에 한국행을 택했소.
하여 여러나라 국경을 넘을면서 죽을 고비인들 수없이 넘기며 마침내 한국에 올수 있었소.
죽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살아서 이 원통함을 하소연하고 당신과 아이들 앞에 떳떳하게 남편과 아버지로 설려고 모든 고통을 참을 수 있었소.
여기 와 보니 보는 것마다 듣는 것마다 모두 다 새로운 것이고 꿈에도 상상 할수 없었던 생활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소.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전혀 없소.
그러나 가슴은 언제나    텅빈 것 같고 꿈속에서도 나를 찾아 헤매는 당신과 아이들의 모습이 거의 매일 밤 나를 찾아오고 있소.
잠에서 깨어보면 언제나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어 있소.

여보!
가난한 살림살이와 세 아이를 당신에게 맡기고 나 하나만이 이렇게 살고 있으니 정말로 미안하오.
이곳에서는 노년에 부부들이 참말로 다정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있소.
늙은 나이에 홀아비로 살자니 어떤 때에는 불쑥 “노친네”를 얻을까 생각도 해 봤소.
그러나 그것은 잠시 잠깐이고 지금 이 시각도 이 남편과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당신과 아이들을 생각하면 순간이나마 그런 생각을 한 것 자체가 큰 죄악이라고 생각하오.
생활상 불편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혼자 서도 얼마든지 살수 있소.
둘째는 00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있소. 학업성적은 매우 높다고 하오.
내 그애를 당신 몫까지 합하여 사랑과 정성으로 훌륭히 키워 당신 앞에 내 세우겠소.
당신도 그곳에 있는 세 아이들을 내 몫까지 합쳐 강의한 의지와 정신력을 가진 아이들로 잘 키워주길 바라오.
그곳 형편에서 그 애들을 잘 키운다는 것이 당신에게 큰 부담인줄 알면서도 이렇게 당부 할 수밖에 없구려.
그곳 사정은 우리도 잘 알고 있소.
이곳 실정을 어떻게 다 설명하겠소만 그저 외국영황에서 잘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오는 그런 환경과 조건속에서 살고 있소.

여보!
우리서로 마음을 굳게 먹고 만나는 그날까지 억세게 삽시다.
내 그날에 가서는 젊어서 못 다한 사랑과 남편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겠소.
그러면 부디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며 아이들에게는 이 아버지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해주오.
사랑하오.
안녕히.

2004년 8월에 멀고도 가까운 한국의 어느 아파트에서
당신의 남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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