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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에도 그립고 보고 싶은 어머니에게2004/11/09
관리자


                                                                                                                              조 순 희

  사랑하는 어머니!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어머님을 만나 뵌 지도 벌써 4년 세월이 흘렀어요. 오늘도 돈벌러 나간 딸이 언제 돌아오려나 머리 위에 흰눈을 얹으시고 동구 밖 길을 내다보시는 어머님의 모습을 눈앞에 그리며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머니! 우리 옥향이는 건강하게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지요? 오빠와 동생들도  어려운 생활 속에서 잘 견뎌 내고 있는지요?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고향의 소식을 알고 싶습니다.

  정말로 보고 싶은 어머니!  돈벌러 간다고 철부지 딸을 늙으신 어머님과 동생들에게 맡기고 살아생전에는 결코 다시 가 볼 수 없는 고향과 사랑하는 어머니와 딸을 가슴에 묻고 그리움으로 살아가는 이 딸이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아십니까? 지금 이 딸은 중국 땅도 아닌 한국 땅에 와 있어요. 어머님께서 알고 계시는 말로는 남조선에 와 있다는 말이에요.

  아마 기절초풍하시고 크게 놀라시리라는 것도 감수하며 알려드립니다.
어머니! 혹시 집나간 딸로 인한 감시와 학대는 없었는지요?  9남매를 기르시느라 그토록 고생하신 어머니와 옥향이! 나서 자란 고향생각에 푸른 북녘하늘만 봐도 눈물이 앞을 가리 고 외롭고 슬픈 저의 마음을 몇 장의 글로서는 알지 못할 겁니다.

  어머니! 제가 한국에 온지도 벌서 반년세월도 더 흘렀어요. 한국 땅을 밟아보고 살아보니 정말 살기 좋은 곳이에요. 살아보니 정말 사회주의보다 더 나은 자본주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때까지 공산체제하에서 우상만을 섬기며 헌신적으로 살아온 삶이 헛된 삶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 이제라도 한국에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 여기에 오니 별세상인 것 같아요. 정말 한 동포, 한 핏줄을 이은 우리민족의 얼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감이 들어요. 우리의 의식주 걱정이 있을세라 보살펴주고 북한에서 누리지 못한 온갖 자유를 다 누리며 양육 강식의 법칙만이 작용한다고 받은 교육의 내용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사회가 바로 한국인걸요. 경제위기로 쇄국정치로 고생만 하다왔다고 정부에서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우리를 잘 대해주고 온갖 배려를 다 돌려주니 천국에 왔다는 감이 들어요.

  보고 싶은 어머니! 사랑하는 이 딸이 자유를 찾아 행복을 찾아 이렇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를 말하자면 아마 몇 권의 장편소설로도 다 표현은 못해요. 먼 혜산 땅에서 중강(중국)까지 산으로 도보하면서 그 옛날 선조들이 불렀던 압록강의 노래를 되새기며 사랑하는 고향과 자식 부모를 뒤에 두고 압록강을 건너 새 신발바닥이 다 드러나도록 17일 동안의 안도까지의 행군, 너무나도 배가 고파서 벙어리로 가장하고 중국집들에서 빵 한 조각씩 빌어먹으며 연길에 도착하여 친척 한명도 못 찾고 고달프고 힘든 국수 방앗간 일로부터 과.기.대.에 들어가 일하기까지의 육체적 고통과 항상 북송이 될까봐 불안한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며 3년 동안의 중국에서의 타국살이, 타향살이를 아무리 말을 해도 다 알지 못 할겁니다

  어머니! 북한에서 우물안의 개구리로 살다나니 세상을 너무나도 몰랐어요. 그래도 중국에 오니까 라디오방송 듣기는 자유였어요. 그래서 한국방송을 계속 듣다나니 남한에서 북한사람들을 받아주고 와서도 모두가 걱정 없이 산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또 중국에서 북한사람들을 너무도 잡아서 북송한다니 더는 중국에 있을 수가 없어서 작년 4월8일에 일하던 곳을 떠나 한국행을 하였어요. 연길을 떠나 천진, 상해를 거쳐 곤명으로, 라오스로, 메콩강을 건너 태국으로, 태국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로정과 과정은 내 인생에서 상상도 못해본 모험과 힘들고 지친 나날이었어요. 특히나 라오스에서 돈지갑은 잃어버리고 11일간을 꼬박 굶으며 갈대를 밥으로 씹어 먹고 칡 줄기를 반찬으로 메콩강 물을 음료수로 마시며 40도가 넘는 고열 속에서 메콩강 옆을 걸을 때면 발에 동인 칡뿌리가 두 세 걸음 안 밖에 문드러지고 마시다 마시다 마감에는 물소가 미역 감은 물, 비료를 친 논밭 물을 마시며 라오스국경에 도착하여서는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그저 막막하기만 하여 메콩강에 빠져 죽을까 하고 생각도 하였다가 사랑하는 어머님과 두고 온 딸의 생각에 차마 죽을 수가 없어서... 죽지 않으면 살고, 살면 성공을 한다는 마음과 생각으로 고기 잡는 배를 노도 없이 다 해진 신발을 벗어가지고 저으며 태국에 도착한 이 딸의 모습을 꿈에나 상상해 보셨습니까?

  어머니! 아무것도 손에 쥔 것이 없이 손바닥만한 지도를 가지고 힘들고 머나먼 길을 걸어와서 사람의 삶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당당한 일원의 한 사람으로 되었으니 고생이 복으로 바뀌었어요.

  어머니! 작년 12월24일에 인천공항에 내려서 하나원 정착교육을 받고 금년 4월8일에 사회에 나왔어요. 그런데 살기에는 불편이 없으나 정착하기에는 만만치 않아요. 말에서부터 모든 것이 생소하고, 사회생활 문화에서 많은 차이가 나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어머니 이 딸은 좀 자신이 있어요. 그것은 한국까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는 꿈에도 못 그려본 새로운 인생을 찾아 그 멀고 험한 가시덤불길을 헤쳐 왔으니 그때 오던 그 정신으로 정착생활을 하면 곡 성공하리라 믿기 때문이에요

  어머니! 북한과 너무나도 다른 좋은 세상에서 이제부터 이 딸의 제2탈북이 시작 된 거예요. 어머니는 또 탈북이라고 하니 우리 딸이 다른 나라로 또 가는 가보다 하시겠는데 그런 것이 아니고 사회정착을 그렇게 보고 열심히 사는 거예요. 그저 탈북해서 중국에서 받은 민족적 수모와 인간적 고통을 ,여기로 오면서 겪은 고난을 한시도 잊지 말고 북한에서 살던 낡은 생활 관념과 습성을 저 흐르는 한강 물에 던져버리고 성공은 의지에서 , 그 의지는 마음의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서 누구보다도 먼저 꼭 성공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살아가고 있어요.
어머니! 지금도 식량사정은 여전하다고 하던데요? 늙으신 어머님이 제대로 잡숫지도 못하시고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려 보노라니 저절로 눈물이 나와요. 그래도 진정한 자유와 삶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 그 눈물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서 일을 하곤 한답니다.

  바로 평화 시대의 이산가족이란 쓰라린 아픔을 그대로 감수하며 정착을 빨리 하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습니다.

  어머니! 힘이 드시더라도 우리 옥향이를 잘 좀 돌봐주시고 이 딸이 밝게 사는 모습을 그려보며 어머니도 남은 여생 이나마 밝게 사세요. 집 나간 딸이 행복하게 잘살고 있으니 이제는 근심과 걱정을 놓으시고 어머님의  건강을 잘 챙기세요. 이제라도 더 늙지 마시고 오래오래 살아 계세요

  어머니 통일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어요, 통일되는 날 우리 함께 모여 옛말하며 잘살아 보자요. 그날을 위하여 이 딸도 열심히 살아가렵니다.

  보고 싶은 어머니!  통일의 광장에서 만나는 날까지 부디 만년 장수 하세요.    
하늘만큼 사랑합니다. 그리운 어머니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번 편지에는 더 밝고 환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딸의 모습을 보내겠으니  꼭 회답을 바랍니다.  제발 앓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그리운 엄마  나의 엄마 꿈결에도 그리운 엄마
      달려가고파   엄마의 품에  한달음에 달려가고파
      달려가 안기면 행복을 노래하리 엄마 없으면
       나는 못살아 엄마 없이   나는 못살아  
어머니 ! 계속 부르며 통일의 날 만나는 날만 기다릴게요.

               서울에서 사랑하는 딸 순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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