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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이모에게2005/09/27
관리자

그동안 안녕하십니까?
가깝고도 머나먼 남한 땅에서 이 조카는 눈물을 머금고 이 작은 글이나마 쓰려고 펜을 들었습니다. 오늘도 공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보람차게 일하고 있는 애숙이모의 정다운 모습을 그려 보면서 ‘아무때나 오너라’ 라고 하시던 소중했던 그 말씀이 귀가에 쟁쟁히 들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도 이모는 날마다 성장해가는 자식들을 위해서 공장일터에 계시겠지요.
이모와 철호, 은희 다 건강하신지요. 또한 남동생 수령이 키도 많이 컸겠지요.
애숙이모! 저요, 하나원에서 9월에 할머니가 75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다는 가슴 아픈 소식도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와 함께 있을 때 항상 저에게 들려주신 말씀이 ‘새야, 앉은자리 앉아라. 날아가면 죽는다’ 하시면서 저의 손을 꼭 잡고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지만 꼭 손을 맞잡고 우리 함께 살아가자 라고하신 한마디가 힘 있는 격언이었습니다.

멀지 않다면 할머님의 산소라도 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추석이 가까이 올수록 잊을 수 없었던 그 모습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자신도 편치 않으신 늙으신 몸으로 온성 남양에서 회령까지 친아버지처럼 저의 아버지 산소를 저와 함께 찾아가신 검역소 소장이었던 큰 아버지 모습이 자꾸 눈에 선히 떠오릅니다. 우리가정에 경제가 어려워 식량이 부족할 때마다 애숙이모는 어머니 심정으로 큰 아버지에게 부탁하였고 큰아버지는 저를 친자식처럼 밀어주고 뒤받침 하여주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조국을 떠난 뒤 오래도록 애타게 찾았을 것입니다.
이모 두만강을 건너기 전 저에게는 믿음어린 이모의 한마디 한마디의 말씀이 힘이 되었고 이모의 가르침대로 향했습니다. 그립고 보고 싶은 애숙이모, 오늘도 입속으로 불러봅니다. 애숙이모, 3년만 꾹 참고 이겨내라던 저와 같이 동행하였던 홍룡오빠의 말이 이제야 천천히 느껴집니다. 둘 다 목숨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쳤지만 초소 군대들 앞에서 홍룡이는 저에게 자신의 혁띠를 꼭 매주었고, 저는 샘물을 한고뿌 떠서 홍룡이에게 주며, 군인들이 다가와 자꾸 따져 묻자 우리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위장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제가 국경을 넘을 때 공민증만 바지주머니에 홀랑 넣었었는데, 이모는 공민증도 다 필요 없다 하셨죠. 그런 것도 저는 고집 쓰고 공민증을 가지고 떠났습니다. 결국 홍룡과 저는 둘 다 공민증을 회수 당하였습니다.

이모 저는 중국을 거쳐 남조선이라고 부르던 나라에 와서 대한민국이라 불리는 것이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잘 몰랐습니다. 북한 땅에서 대남이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한국이라는 소리를 처음 듣는 소리 같았습니다.

애숙이모, 대한민국에 도착하여 국적을 올리는 평화의 집에서 저는 은혜로운 아버지의 가르치심과 깨끗함과 정직함과 겸손함을 배웠습니다. 또한 하나원에 도착하여 애숙이모와 똑 같은 모습으로 정직함을 심어주는 김현아 선생님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모 김현아 선생님은 애숙이모와 같았습니다.

하나원에서 눈을 고치려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꿈속에서 우리 학급담임이었던 앞집선생님, 외국어 이동일 선생님이 책상에 책을 펼쳐놓고 저에게로 다가오는 모습이 꿈에서 보였습니다. 저는 꿈에서 깨여나 머리를 갸웃거려 생각해보았으나, 꿈속에서 본 사람이 저를 도와주는 귀인이었다고 풀었습니다.

애숙이모, 저요, 컴퓨터라는 말밖에 몰랐었는데 대한민국 땅에 와서 하나원 첫 수업시간 정보 선생님이 은혜와 사랑이 깃들어 있는 천금보다 더 귀중한 감사의 은총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 눈이 잘 안보여 저절로 눈을 막 뜯고 싶었습니다. 눈에 통증이 심하고 많이 아팠으나 선생님들이 소중한 말씀이 저에게는 귀하고 소중한 지혜와 능력의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큰 은총과도 같았습니다.

보고 싶은 애숙이모, 나는 국정원에서 이모의 꿈을 꾸었는데, 이모만 꿈속에서 보면 나의 힘이 되었고, 또한 제가 평화의집에서 조사받을 땐 선생님이 얼굴모습은 실지 전혀 보이지 않았었는데, 꿈에서 의복과 하얀 의모를 쓰신 선생님이 들어와 저의 눈을 고치시는 그런 꿈을 꾸었었는데, 그것이 오늘날 현실로 되었습니다.

애숙이모,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천국에 왔습니다. 아름다운 나라에 왔습니다. 이모는 저에게 잘 살아서 부자 되라고 보내셨지요. 이 좋은 세상에서 잘 살고 잘 적응하기위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은혜를 가슴속깊이 새기고 잘 살기 위해 이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모와 이모의 가정에 행복과 기쁨이 넘치고, 사업에 보다 큰 성과가 이룩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이만 쓰려고 합니다.

200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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