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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어머님께 올립니다.2005/09/27
관리자

사랑하는 어머님!
꿈결에도 보고 싶고 그리운 어머님!.
이 딸이 어머님 곁을 떠난지도 어언 10년이 지났어요. 어머님도 이젠 80고령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너무 가슴이 아파요. 동생들도, 향심이네도 다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고향 식구들을 생각하면 밤잠이 오지 않아 뜬눈으로 지새울 때가 많아요. 사랑하는 어머님, 그렇게도 사랑하던 이 딸도 이젠 60을 넘은 나이로 남한 사회에서 어른 대접을 받고 있어요.

어머니, 이북생활과 남한생활의 차이는 너무나 생각 밖이어서 글로써 다 적을 수 없어요. 사랑하는 어머님! 저를 외동딸로 고이 키워주시고, 대학까지 졸업시켰건만 어머님께 효도한번 못하고 나 혼자 이렇게 와서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어요.

언제면 통일이 되어 다 만나볼 수 있겠는지... 끼니도 제대로 이어 나가지 못하고 있을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면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게 되는군요. 지금 이 편지를 쓰면서도 눈물이 앞을 가리워 무슨 말부터 어떻게 쓰면 되겠는지 갈피를 못 잡겠어요.

사랑하는 어머님 생각나세요?
제가 선원구락부에 다니면서 일본고에이 마루(배이름)접대장한데 말을 잘못해 가지고 혼이 났던 일...
전날에 계란이 모자라서 배에 올리지 못하고, 그 다음날에 계란이 들어 왔길래 접대장한데 알려주어야 되겠는데 일본말을 잘 몰라가지고 통역원 춘길이 한데 물어보았더니 ꡐ나마고 아리마생ꡑ을 가지고 농담으로 ꡐ○○○ 아리마생ꡑ(생식기)이라고 알려준 것을 그대로 접대장한데 말하였더니 대리지사를 통하여 보위부에 까지 상정되어, 2개월 동안 보위부 구치장에서 취급 받았던 일, 그 말 한 마디 때문에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통역으로 있던 춘길이는 보위부 관리소에 종적 없이 사라진 일...

사랑하는 어머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치게 됩니다.
여기 남한은 아무렇게 말하여도 관계없고 모든 것이 자유로운 나라입니다.
나만 노력하면 잘 살수 있는 나라예요.
저의 생활도 이북에 비하면 부자 생활이예요.
사랑하는 어머님께 돈, 옷, 식량 등 모든 것을 다 보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김정일 정치 때문에 어떻게 보낼 수가 없는 것이 한스러워요.

사랑하는 어머님!
아무쪼록 꼭 건강하여 통일되는 날이 멀지 안다고 생각하면서 이 딸과 손녀들을 기다려주세요. 나도 사랑하는 어머님과 동생 그리고 두고 온 딸과 그의 가정들을 위하여 매일과 같이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어요.

어머님 저는 이곳에서 보고 싶고 너무 그리운 사랑하는 부모형제 자식을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손꼽아 기다리겠어요.
어머님 다시 만나는 날까지 부디 오래오래만 살아주세요.
2005년 9월 7일
어머님 사랑하는 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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