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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유수와 함께 더욱 그리워만지는 오빠에게2005/09/27
관리자

오빠, 안녕하세요?.
부모 형제와 생이별하고 제가 집을 떠난 지도 어느덧 6년 반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숨막히는 세월 속에 어느 한 순간도 잊을 수 없는 것은 부모 형제에 대한 그리움 이였습니다. 너무도 숨막히는 그리움 속에,  미쳐 버릴 것 만 같은 그리움 속에, 눈물로 세수하고 한숨과 근심으로 세월을 보내면서 울다가 지쳐 쓰러져 잠이 들고  깨서는 멍청한 모습으로 알 수 없는 한숨 속에 또 하루를 보내고 ...

오빠 슬픔은 쌍으로 온다더니 그 말이 맞나봅니다.
온통 그리움밖에 없는 이 여린 마음에 또다시 잔인한 소식은 엄마가 사망하셨다는 소식입니다. 오빠, 나 어떻게 해야 돼요. 제가 어떻게 더 이상을 버텨내는가 말이 예요. 그 누구를 원망하기 보다는 내 자신을 저주하고 원망하니 숨이 꺽꺽 막혔습니다.

엄마!
이 못난 딸 때문에 먼저 가셨을 엄마한테 술한잔 따라드리지 못하고, 엄마 앞에 눈물 한방을 뿌리지 못하는 이 자식이 너무도 큰 죄인입니다. 차라리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었을 텐데.

한마디 말도 없이 훌쩍 집을 나온 내가 이 세상을 더 살아 무엇 하겠냐고, 모든 것을 버리려 하였지만 세상은 너무도 냉정해 죽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오빠!.  둘째 오빠랑, 은정이는 살아 있기나 하는 건가요?.
너무 참혹하잖아. 모두가 살아있기나 하냐구요?

몇번씩 사람을 띄웠건만 집은 왜 이사했냐고요? 내가 다시 집에 찾아 갈 건데 다 어디가고 없냐고요,...  내가 그렇게도 미워요? 한번쯤은 미련을 가지고 내가 오기를 기다려야 되는 것 아니 예요? 그럼 난 사람도 아니야.
가문에서 내 이름은 흔적조차도 없는 거야. 해도 해도 너무하자나. 내가 언젠가는 갈건데 왜 자취마저 다 감춘거야.

그러나 오빠,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 형제들이 너무 너무 보고 싶어서 미치겠어. 보고 싶은데 왜 자꾸 눈물이 나지. 이젠 눈물도 마를 때가 되었건만 아직도 이렇게 눈물이 바다를 이룰 정도야.

오빠! 난 정말 아무 아픔이 없었던 어린시절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엄마가 깨끗이 손질해 입혀주신 옷을 입고 은정이 손을 잡고 깰깰거리며 그네타고 바닷가에 가서 미역이며, 조개를 줍던 , 엄마가 돌아오실 길에서 엄마를 기다려 같이 즐겁게 집으로 돌아가던 그때 그 시절로 다시 되돌아갔으면...

오빠가 군대 나가기 전 나를 업고 건너던 철다리를 다시 그때처럼 오빠등에 업혀서 건넜으면... 그땐 미처 모르고 지냈던 그 소중한 나날들을 지금도 계속 가슴에 지니고 살수만 있다면.

오빠, 나도 이젠 7살짜리 아이 엄마가 되었어. 근데 딱 한번만이라도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 남들은 다 오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다 만나는데, 왜 나만은 만날 수가 없는 걸까 60,70살 되신 할머니들도 다 오시는데 우리 엄만 왜 그렇게 일찍 하늘로 가신거야!. 엄마랑 오빠에게 매달려 이제껏 살아온 얘기를 나누며 밤을 지새웠으면 좋겠어. 한번 실컷 울어라도 봤으면 좋겠어. 오빠, 엄마마저 안계시는데 엄마가 기뻐하게 우리 딱 한번만이라도 얼굴 보면 안 될까?

오빠도 인젠 많이 늙었겠다. 은정인 시집을 갔는지... 둘째오빤 장가를 갔는지...
이제껏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궁금한게 너무 많아.        
그러니깐 오빠, 단 1초라도 좋으니 목소리라도 좀 들어보자, 응, 그러니깐 원래 살던 집에 그냥 있어, 오빠 알았지? 나도 인젠 아이엄마가 되었는데 오빠 조카가 보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깐 오빠 꼭 약속을 하는 거다.

오빠 그때까지 건강하구, 꼭 살아야 돼.
이젠 우리에게도 좋은날이 올 때가 됐나봐.
그만큼 눈물 흘리고 살았으면 이젠 복 받을 때도 됐지.
이제껏 슬픔을 쌍으로 받았으니 행복도 쌍으로 받을 때가 됐어.
그냥 큰 오빠랑 작은 오빠랑 은정이는 살아있기만 하면 되는 거야.
우리 행복한 가정 파이팅~!~!~아자, 아자!~!!~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꼭 굳세게 살아 남는 거다. 알았지 오빠?
       2005 .9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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