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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또 그리운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2010/01/05
관리자

그립고  또 그리운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손경실


   


아버지, 어머니 오늘은 밖에서 비가 내리고 있어요.


근데 그 비방울이 눈물처럼 고여 내 가슴에 뚝 뚝 떨어집니다. 삿갓봉 아래 부모님 계신 그 어설프고 어두운 동네가 오늘따라 제 가슴을 새록새록 파고들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의 향수를 짓궂게 불러일으키네요. 잊으려 해도 너무 아파 잊으려 해도 잊어버릴 수 없는 아픔의 덩이 내 고향 북녘 땅! 이제 더 열악하고 험한 상황에 놓여있다니 그 속에서 남은 여생 힘겹게 보내고 계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갈가리 찢어집니다.


   


요즘 연로하신 몸 건강은 어떠하신지요?


어딘가로 기약 없이 떠나버린 이 딸과 손녀 때문에 밤잠은 제대로 주무시는지요?


이렇게 그 곳에서도 비가 내릴 텐데 지붕에 비가 새고, 부엌에 물이 고여 하루종일 물받이 그릇을 옮기시고 부엌바닥에 엎드리시어 물을 퍼내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요? 올 겨울 땔감은 또 어떻게 마련하시겠는지요? 떠올리면 떠올리는 것마다 마디마디 뼈 속까지 아프게 하는 기억들뿐입니다.


   


겨울이면 방이 추워 솜옷을 입으신 채 이불 속에서 몸을 녹이시며 한 겹, 한 겹 옷을 벗으시며 고달픈 잠을 청하시던 부모님, 언젠가 제가 친정나들이 갔을 때 집채같은 달구지에 삭정이를 묶어 싣고 험한 산길을 힘겹게 부축이며 내리시던 부모님의 힘겹고 야위신 모습이 아프게 아프게 제 가슴을 찢습니다.


   


그래도 늘 인자하시고 , 지혜로우시고, 강인하셨던 아바 엄마셨죠?


우리 자식들에겐 늘 거울같이 인생을 사셨고, 주위사람들에게도 옳게 바르게 사는 게 무엇인가를 한 생을 통해 보여주셨던 자랑스러운 나의 부모님, 꿈에도 그리워 부르고 또 불러봅니다. 이국살이 3년 세월, 아빠 없이 어린 딸을 데리고 생을 포기할 수 없어 고통과 불안 속에 헤매면서도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저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주고, 지혜를 주셔서 확신에 찬 내일을 내다보며 고난의 고비 고비를 넘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저는 지금 그리도 갈망하며 가고 싶었던 대한민국의 한 일원이 되어 많은 혜택을 받으며 딸과 함께 새로운 삶의 길을 걷고 있어요.


부모님의 외손녀 향미는 학교에서 공부도, 춤도 모든 생활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똑순이로 밝게 밝게 자라고 있어요.


   


6살에 아빠 잃은 손녀가 안쓰러워 아버지는 무던히도 마음 쓰셨죠?


동네애들에게 업신여김 당할세라, 배 곪을세라 챙기시고 역성 들어주시던 구척장신에 미남이셨던 우리 아빠! 가슴에 정도 그리 많으시고 머리 좋고 능력 있으셨던 아빠!  이 대한민국 땅에 태어나셨더라면 한 몫 단단히 하셨을 텐데... 가슴에 아픔만 그득히 쌓으시고 삭이시고 또 삭이신 그 마음, 이 딸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두 돌이 갓 지난 어린 손녀가 배고픔에 못 견뎌 하루 종일 무말랭이를 주어먹고 몇 시간 안에 배가 불어 망울도 터지지 못한 채 숨져갈 때 손녀를 잘못 돌봐준 죄책감 때문에, 그 어린 것의 작은 배하나 채워주니 못한 채 숨져갈 때 손녀를 잘못 돌봐준 죄책감 때문에 , 그 어린 것의 작은 배하나 채워주지 못한 죄스러움 때문에 맘 놓고 실컷 울 수조차 없으셨던 부모님! 그것이 우리 귀여운 조카, 혜영의 죽음이었고, 우리 언니의 지울 수 없는 아픔이었고, 부모님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죠?  


   


3년 전 12월의 그 쌀쌀하고 음산한 겨울등판에서의 괴로운 이별이 이렇게 아버지를 뵐 수 없고 어머니를 다시 뵐 수 없는 마지막 길인 줄 뻔히 알면서도 떠나야만 했던 저였고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님이셨습니다. 어린 딸을 중국 땅에 두고 북송 되어온 이 딸이 죄 아닌 죄인이 되어 부모님 앞에 나타났을 때 애오라지 자식의 행복만을 바라시며 바른 길로만 이끄셨던 두 분의 가슴 속에 흘러내린 피처럼 진한 눈물의 무게를 어떻게 이 짧은 글에 다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신 부모님 가슴에 또 다시 아픔의 큰 자욱, 깊은 상처로 남겨놓고 돌아서야만 했던 건 이국 당에 남겨두고 온 어린 딸 때문이었어요. 앞에는 12월의 얼음 낀 두만강이 스산한 어둠 속의 갈대 숲을 헤칠 때 제 머릿속엔 살아온 반생이 영화의 화면처럼 흘러갔고, 인간에게 이렇게 초인간적인 힘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고, 너무나 보고 싶은 부모님! 그래도 두 분의 그 간절한 기대와 기원 속에 이 딸은 이렇게 행운아로 다시 태어나 향미와 함께 자유를 만끽하며 나름대로 원하는 삶을 열심히 살고 있어요. 말투가 달라도 한 민족, 한 강토, 한 핏줄은 속일 수 없어 우리 모두를 품어주고,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열어주고, 살아갈 희망과 꿈을 주는 대한민국, 나의 조국이 있어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이 모든 성공의 기쁨, 행복을 가질 수 있게 저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한생을 바쳐 사랑으로 키워주시고, 희망의 등대, 행복의 원천이 되어주신 부모님께 삼가 머리 숙여 감사의 큰절을 올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기쁨을 함께 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 김정일 그 군사깡패에게 퍼부으며, 불쌍하고 무지한 우리 북녘동포들에게 우리 선각자들이 작은 힘 보태어 통일대업을 이루는 밑거름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글 올립니다.


   


끝으로 바라옵건대, 우리 부모님 귀하신 몸 부디 통일의 그 날까지 건재하셔서 꿈에도 그리던 이 딸과 손녀와의 상봉을 꼭 이루시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입니다.


   


이 딸의 작은 힘, 손녀의 새싹 같은 재능 다 합쳐 민족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날 그리운 내 고향 북녘 땅에 둘이 함께 맨 먼저 달려가 안길 테니 부디 부디 옥체 만강하셔서 오래오래 살아계셔 주시길 하늘에 빌고 또 비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하고 싶은 수많은 말들을 오늘은 이만 접으면서 만남의 그 날을 확신하며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분계선 너머 당신의 셋째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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