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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선생님께 올립니다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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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정 식


선생님! 그간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찌는듯한 무더위로 허약하신 몸 더하지나 않으시는지요.신의주 집결소에서 선생님과 이별한지도 어언 2년이 되어오는군요.

선생님! 저는 선생님과 헤어진 후 고향에 호송됐다가 재 탈북하여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게 되였어요.참! 지금 돌이켜보면 칠흑처럼 어두운 신의주 집결소에서 처음 선생님을 뵙던 그날이 어제런듯 생생하군요.철창 속에서 스승과 제자와의 만남! 이 얼마나 참담하고 기막힌 비극입니까.

칠순이 넘는 고령의 몸으로 일본에 있는 친척들과 연계를 맺으려 불법 월경하여 두만강을 건넜다가 체포되어 신의주에 끌려오셨던 선생님의 초췌하신 모습을 처음 뵙는 순간 저는 너무나 기가 막히고 가슴이 아파 차마 선생님 앞에 나서지 못했더랬어요. 몇일 지나서 조용히 선생님께 다가가 인사를 드렸을 때 선생님의 안광에 비꼈던 절망에 찬 눈빛을 저는 일생동안 잊을 것 같지 못합니다.

1960년대 중반 무렵 선생님은 고향 경상도를 뒤로 한 채 북한 당국의 요란한 거짓전선에 속아 일본인 부인과 함께 귀국선에 몸을 싣고 청진항에 도착하셨다지요? 우리들에게 조국통일을 하루빨리 앞당기려면 그 어느 과목보다도 한문을 많이 배워야 한다시며 그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 발음으로 하나하나 정성들여 한자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
개구쟁이 몇몇은 선생님의 경상도식 발음이 우습다고 가만가만 따라서 흉내내다가 혼쌀이 난적도 몇번 있었죠.

그뿐이에요. 경제가 어려워지자 인간생활의 기초 필수품인 비누를 자체로 더 질 좋고 값싸게 생산하려고 학교에 자그마한 연구실까지 차려놓고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시던 선생님이 아니셨나요?
  
그렇게 당에 충실하고 조국의 미래를 위하여 직업적인 혁명가로 교육 제1선에 서서 우리들을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이 어찌하여 이러한 비극적인 운명의 길을 택해야 했나요. 과연 누가, 그 누가 교단에서 정의와 진리를 가르쳐야 될 시대의 선각자들을 가차없이 인생의 시궁창 속으로 사정없이 떠밀어 버린겁니까?

일찍이 이 나라를 세속의 질곡 속에 몰아 버렸던 쇄국 정치의 원조-대원군도 무색케 할 폐쇄정치를 펴면서도 그것을 광복정치라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포장해 인민을 기만하고 속여온 김부자 독재가 바로 우리의 스승인 선생님들을 이 지경에 까지 이르게 한 것이 아니겠어요.
  
선생님! 저는 너무나도 잘 알아요. 선생님의 마음을… 계호원들의 눈이 무서워 말씀을 못하셨지만 집결소마당의 철책선에 기대여 물끄러미 남쪽 고향하늘가를 하염없이 바라보시던 당신의 눈빛에서, 그리고 한번 선택을 잘못하여 일생 고향 땅 한번 찾아 못 가는 회환의 눈물 속에서 요동치는 항거의 정신을 읽을 수 있었어요.

선생님이 그렇게 꿈에서조차 그려보던 고향은 세계경제 대국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지상천국으로 부상하고 있어요. 어디 그 뿐이에요.

지난날 나라 없던 탓에 올림픽경기에서 떳떳하게 우승을 하고도 가슴에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안고 시상대에 올라야 만 했던 식민지 민족의 비통한 설움을 털어버리고 당당히 월드컵4강 신화도 창조했으니 이 얼마나 우리 가슴 뿌듯하게 해주는 쾌거입니까.

선생님께서 그렇게도 애수에 잠겨 그리워하시던 고향으로 본의 아니게 저만 혼자 오고 보니 죄책감이 드는걸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선생님! 힘내세요. 선생님이 그렇게도 염원하던 통일은 조만 간에 이루어지고야 말거에요. 저도 통일의 그날 떳떳하게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며 남보다 백배, 천배의 노력을 다 할께요.

선생님! 부디 몸 건강 하세요. 건강이 첫째입니다.

통일되는 날까지 어떡하나 살아 계셔야 돼요. 선생님께서 그렇게도 아끼고 사랑하시던 제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일적마다 선생님을 추억하며 신상에 대해 가슴아파 하고 있어요.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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