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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고 그리운 형님에게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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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혁철      


그리운 형님께 문안 인사 드립니다.  그동안 온 가족이 모두 무고한지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였는데 어느덧 형님과 갈라진 지 6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그동안 나는 형님과 갈라져 두만강을 건너 중국 땅에 무사히 도착하여 인생의 험한 가시덤불을 맛보게 되었고 내가 가야 할 길이 눈앞에서 맴돌았지만 그것을 좀처럼 이겨 낼 수 없었고 돈을 벌자 해도 벌 수 있는 길이 없었습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신분이 명확치 않아 마음대로 돌아다닐 처지도 못 되는 형편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꿈만 같았습니다.

보고 싶은 형님, 저는 운 좋게도 중국에서 돌고 돌다 고마운 분을 만나 이렇게 대한민국(남조선)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한민국(남조선)에 도착하였다는 걸 형님이 아신다면 동생이 조국을 배반하고 대한민국(남조선)으로 넘어갔다고 욕 많이 하시겠지요.

그러나 보고 싶은 형님, 세상은 달라졌어요. 사회주의는 서산낙일의 운명마냥 소멸되어 가고 자본주의는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형님이 사는 곳은 원시시대를 방불케 하는 낙후한 사회이고 대한민국은 고도로 발전된 특색 있는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바로 여기가 이밥에 돼지 고깃국을 먹는 나라입니다.
김일성이 1960년대부터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면서 기와집을 쓰고 사는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자고 하였지만 그 자신도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저승길에 올랐습니다.

여기 대한민국(남조선)은 이미 공산주의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특색있는 자본주의 사회제도입니다. 저는 짬만 있으면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한시도 놓지 않습니다.

그리운 형님, 보고 싶은 형님, 저의 말은 거짓이 없고 사실 그대로입니다. 대한민국(남조선)에 첫 발자국을 딛는 순간부터 안겨오는 것은 현대화된 건물들과 교통망이었습니다. 도로에는 이름 모를 차 종류들이 까맣게 줄지어 달리고 앞을 보면 줄지어선 고층건물들이 도시의 웅장함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형님이 알고 있는 대한민국(남조선 땅)이 아닙니다. 여기 대한민국은 산 좋고 물 맑은 아름다운 강산입니다.
형님이 알고 있는 대한민국은 사람들이 찢어진 옷을 입고 구멍 난 신발 신고 다니면서 구걸 질 하는 사회였지요. 그러한 사회가 바로 북한입니다.

보고 싶은 형님, 지금도 식량고통은 말이 아니겠지요. 더욱이 금년에 홍수피해로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데 … 대한민국에선 식량고통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남조선)은 개방의 나라, 자유의 나라입니다. 돈만 있으면 세계를 돌아볼 수 있고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나라입니다. 시장에는 먹을 것, 입을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져 있고 사람들은 자신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건전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사회입니다.  때문에 나는 대한민국(남조선)을 높이 자랑합니다.

북한에 있을 때 대한민국이란 말조차 모르고 살았지요. 우물 안의 개구리마냥 외부형편을 전혀 알 수 없는 나라, 증명서 없인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나라, 초보적인 의식주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 모든 사람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사슬로 꽁꽁 묶어 놓은 사회가 바로 북한 사회입니다. 굶어죽고 얼어 죽고 병들어 죽고 맞아죽는 인간생지옥이 바로 북한입니다. 당의 유일적 지도체제라는 것은 독재정권의 유일한 무기이며 수많은 국민들을 얽매 놓는 공포의 올가미입니다.

이 공포의 정치와 땅이 싫어 남조선에 오게 되었고 결국은 오늘의 행복도 맛보게 되었습니다. 신분차별의 서러움을 겪으면서  밤이면 들판에서 쪽잠을 자고 낮이면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품팔이를 하던 이 동생이 오늘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이 되었고 북한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보고 싶은 형님, 슬픈 인생의 연속을 살던 제가  오늘은 떳떳한 대학생으로 변모되었으며 눈물겹고 힘들었던 삶이었지만 그 모든 게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억압의  쇠사슬을 벗어 던지고 당당한 청년의 모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존경하는 형님, 지나간 저의 역사는 앞으로 삶의 튼튼한 뿌리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꼭 통일의 그날까지 오래오래 살아계시기를 빌면서 대한민국 동생이 허리 굽혀 인사를 올립니다.
안녕히…
동생 임혁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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