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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생 남이에게200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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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영 숙


잘 있겠지? 고향에도 많은 수해 피해를 보았다던데 별일은 없는지?

이렇게 멀리 오갈 수 없는 곳에 있으니 늘 두고 온 부모님 과 너희 동생들 생각에 마음이 불안하고 늘 걱정된다. 때론 혼자 마음의 위로를 하며 별일 없이 잘 있을 것이라 믿고 싶었고 늘 그리 되기를 기도하곤 하였다.

남이야. 너와 이별한지 벌써 4년이 되었구나. 시집에 다녀온다고, 시어머님 생신에 다녀오겠다고 떠난 것이 영원한 이별이 되었구나. 멀어져 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잘 다녀오라고 손 저어 주던 너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결혼을 눈앞에 두고 누이가 고향을 떠남으로 파혼의 위기에 놓이고 해임되어 어느 수리공장에 노동자로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남조선까지는 전혀 생각도 못하고 떠나왔지만 더는 돌아설 수 없기에 중국에서 남한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서 여기까지 올 것을 선택하였고 다행히도 사선의 고비에서 죽음을 면하고 무사히 입국하였다.

너무 미안하다. 너희들에게 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이 누이를 욕 많이 하여라.

남이야 여기 있는 우리가족은 모두 잘 있다.
두만강을 넘을 때 같으면 애들이 잘못될까 무섭고 가족이 함께 잡히지 않을 가 두려움에 떨었었는데 이젠 그 때를 더는 상기하고 싶지 않구나. 그러나 두만강을 건너서 "어디가든 태어난 고향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하던 군인의 그 모습과 그 목소리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 고향에 대한 생각이 사무칠수록, 너희들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갈수록 열심히 살아 그리운 이들과 다시 만날 때 떳떳하게 부끄럼 없이 그들 앞에 서리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애들도 그늘 한 점 없이 밝은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있다. 3년 동안 상장, 표창장을 받은 것이 벽을 도배할 정도구나. 할머니와 삼촌들을 그리며 동네에서 함께 뛰놀던 친구들을 그리며 늘 열심히 살고 있다.

애 아빠도 명절날이나 너희들 생일날이면 두고 온 그 땅과 너희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에서 원 없이 공부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여기 와서 대학원 과정을 통해 원하는 공부를 하게 되었고 지난8월에는 석사(준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북한에 있었다면 가능한 일이겠니.
중국연고자라고 간부사업도 하지 않는데 선택된 몇 명만 할 수 있는 공부를 어떻게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니. 너무도 고마운 일이다. 마음속에 고마움을 간직하고 열심히 살아 너희들 앞에, 우리를 받아준 이 땅에 꼭 보답하겠다.

남이야.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수 없지만 우리서로 그날까지 자기위치에서 열심히 살아 만나는 날 웃으며 포옹하도록 하자. 그리고 내년엔 어머니 칠순인데 나의 몫까지 합쳐 잘 해드리길 바란다. 그럼 부디 앓지 말고 굳건히 살아 있어야 한다.

통일될 그날까지 잘 있어라.
2006년 9월 1일  누이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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