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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친구 진숙에게2007/10/12
관리자

그리운 친구 진숙에게

 조정화


  보고 싶고 그리운 친구 진숙이!

  우리가 헤어진 지 어언 몇 해인가, 아 돌이켜보니 벌써 20여년이 흘러갔어. 우리 서로 만나 사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무정한 세월은 20여년이란 흐름 속에 영원히 헤어져 살아가는 우리 모습이란! 우리 40대 서로 우연히 만나 필연적인 우정으로 꽃피우던 그 시절 너 진숙이는 노래 잘 부르고 익살 좋고 쌍소리를 못했고 특히 코와 입으로 연주하는 그 음색은 누구도 따를 수 없고 생각지도 못하는 독특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지. 이미 지나간 시절이지만 나진시에서 우리 둘만 나서면 지나가는 길손들 저리가라였지. 그처럼 멋 부리며 으스대던 우리 둘만의 세계가 아니였던가. 그처럼 성격 좋고 호탕한 친구의 모습이 아련하게 가물거리며 스쳐 지나가누만…….


  진숙이! 나는 사실 아픈 과거를 말하기 싫어. 우리 둘은 죄 아닌 죄 아버지가 월남한 탓에 자기 이상을 꽃피우지 못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살아갔고 그 운명을 누구에게도 자랑할 수도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비극을 항상 마음에 담고 살아왔음이 공통점이었지. 진숙이와는 달리 나는 내성적 이었고 말수가 적고 웃기만 잘하는 친구였지만 내심으로는 누구보다 아픈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어도 아무런 내색 없이 힘차게, 용기 있게 생활해가는 모습을 역력히 읽을 수 있었어. 너 또한 그러했듯이…….


  참말로 이렇게 헤어지고 보니 추억 속에 잠든 기분이야. 생각해보니 지금쯤은 너희 남편도 연년상관계로 일은 그만두었을 테고 자녀 세 남매 철이, 철웅이, 철옥이 다들 이젠 어른노릇을 하고도 남겠네, 하하……. 더욱이 외동딸 철옥이는 농구선수였는데 아직도 콧물을 흘리며 에미한테 응석을 부리는지. 아니야, 생각해보니 철옥이가 시집갈 나이가 되었네. 혹시 시집갔을지도 모르겠네. 아참, 세월이란 유수 같아 애들이 성장하는 모습 깜빡 잊었네.


  진숙이, 우리 둘이 친하게 함께 웃으며 다닐 때는 너무 행복했었지. 그때는 크게 부러울 것이 없고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며 행복만을 추구하던 시절이었지. 진숙이도 루대학생엄마 나도 루대학생엄마. 막내들은 고등중학교 학생 이었지. 그때가 너무 그립고 마음이 쓸쓸해져 못 견디게 하네. 그때 우리식구 여섯이 풍족한 생활은 못하여도 나름대로 넉넉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어. 매일과 같이 밀려드는 바느질집, 아침부터 밤 12시 넘을 때까지 힘든 줄을 모르고 재봉일 하던 그때 그 시절 잊지 못할 사연. 진숙이는 상업부문에서 신빵 인수원이였지. 숫자에 밝고 사무 처리에 어찌나 능란한지 너무나 능력 있는 친구였지. 내가 나진 떠날 때 진숙인 나를 붙들고 “명설이 엄마 어딜 가나 어려움은 마찬가지야 가지마. 우리서로 어떻게 만난 인연인데 헤어지다니 말도 안돼. 진정 가지마! 살길이 나지겠지.” 하던 친구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아. 그처럼 친하던 우리가 영원히 갈라질 줄은 몰랐어. 너무나 판이한 현실 속에 몸을 던지고 있어. 너는 북에서, 나는 남에서 상상 아닌 현실 속에서 서로에게 주어진 삶을 개척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야. 진숙이 너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지 나도 20여 년 전의 그 모습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야. 곡절 많은 인생길에 많고 많은 친구가 있어도 진숙인 나의 심장 속에 남는 이 한사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흥분으로 남아있는 거야.


  만날 날은 오로지 통일의 길 밖에 없구나. 혹시 영원한 이별이 우연한 사연으로 죽지만 않으면 만날 수도 있겠지. 우리서로 긴 삶 속에 오래오래 살다보면 다시 만날 날도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아쉬운 펜을 놓으련다. 우리서로 기약 없는 만남까지 죽지 말고 살아있기를 약속하면서 안녕을 바라며 빌 뿐이다. 안녕 또 안녕!


진숙이 친구 정화가 나의 생일날에 친구를 기억하면서.


2007년 7월 10일

정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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