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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딸 혜경, 은경에게2007/10/12
관리자

보고 싶은 딸 혜경, 은경에게

 김명숙


  꿈속에서도 목놓아 애타게 불러보는 내 딸 혜경아, 은경아,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 어머니와 헤어진 지도 벌써 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으니 경제난, 식량난 어려움 속에 어떻게든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간신이 버티는 너희들의 지치고 지친 힘든 모습이 내 눈 앞에 어른거려 눈물이, 아니 가슴 속에 피멍이 들어 피눈물이 흐르고 있구나.


  보고 싶은 딸들아 금년에는 설상가상으로 고향땅에도 수해로 큰 피해를 입어 한지에 나앉아 죽지 못해 살아가는 힘든 모습을 생각만 하여도 도울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단숨에 달려가 너희들을 안아주고 감싸주고 고향의 수재민들과 함께 이 어머니의 적은 힘이나마 보태며 어려움을 함께 나누면서 도와주고 싶지만 가고파도 갈 수 없는 장벽이 가로막혀 마음대로 오갈 수 없는 처지이니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너희들과 고향의 수재민들이 안정되고 건강하여 다시 일어나 열심히 살기를 진심과 정성을 다해 기도를 드리고 또 드리고 있다. 앞으로도 이 어머니가 살아있는 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고향을 위해서 기도를 드릴 것이다.


  보고 싶은 내 딸 혜경아, 은경아, 이 어머니가 떠나올 때 너희들을 두고 떠나오는 것이 아니었구나.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함께 죽는 것이었는데 이 어머니는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죄 아닌 죄를 지었구나.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가슴속 깊이 새겨진 상처, 너희들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어머니가 되었으니 이 가슴 아픈 사연을 이 세상 어디에 그 누구에게 하소연 하겠느냐. 사랑하는 내 딸들아 다시 한번 용서를 빈다. 이 세상 인생들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의무와 도리가 있건만 이 어머니는 부모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와 권리를 지키지 못하였구나. 자식을 낳아서 잘 키워서 그자식이 살아가는 인생길에 걸림돌이 없이 굳세게 참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책임을 져주어야 하건만 그 책임을 끝가지 지켜주지 못하고 험하고 살기 힘든 너희들을 버리고 혼자서 좋은 곳에서 근심걱정 없이 살아가는 삶은 항상 너희들에게 죄스럽고 가슴이 쓰리고 아려, 행복과 즐거운 보람을 떳떳이 느끼며 살아 갈수가 없구나. 그렇지만 내 딸들아, 너희들도 슬퍼만 하지 말고 이 어머니가 있을 때보다 더 밝게 힘차게 열심히 살아가거라.


  사랑하는 내 딸 혜경아, 은경아, 꼭 죽지 말고 열심히 살아서 앞으로 통일의 날 다시 만나자 그러니 재삼 부탁하는데 아무리 어렵고 힘들고 두려워도 마음을 굳게 먹고 이를 악물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 열심히 살거라. 요즘 이 어머니는 매일 빠짐없이 텔레비전 뉴스를 본다. 지금 한국에서는 북한을 돕기 위하여 많은 식량과 의약품, 생활 필수품, 시멘트 등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세계 유엔기구에서는 식량과 의약품을 보내주기로 하였다고 한다. 사랑하는 내 딸들아, 그러나 도움 받아가라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의 구호, 자립 갱생의 정신으로 너희들의 힘으로 살기 위해서 간고분투하여라 특히 부닥친 현실 앞에서 포로가 되어 비관하거나 낙망하지 말고 희망찬 내일을 위하여 굳세게 살아가기를 재삼 부탁한다.


  사랑하는 내 딸 혜경, 은경아 부디 건강하여 가정에 행복과 웃음꽃 피는 화목한 가정이 되기를 바란다. 잘 있어라.


2007. 8. 25

어머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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