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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아빠에게...2008/10/24
관리자



그리운 아빠에게...


안은옥

그리운 아빠 너무 보고 싶습니다.


아빠 곁을 떠나 온지도 11년이 흘러가네요.


이제서야 펜을 들어 아빠에게 편지를 씁니다. 말도 없이 집을 떠난 저를 용서 하십시오. 아주 떠나려고 집을 나온 건 아니었는데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 될 줄이야...



가족 곁을 떠나 남의 나라 중국에 왔을 때 너무나 앞길이 막막했어요.


갈 곳도 없고 친척도 없고 의지할 곳 없는 나는 어디 가야할지 방황 하며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어요.


내 생각에는 돈을 조금 벌어서 다시 가족 곁으로 돌아가리라는 생각으로 고향을 떠났건만 다시 집으로 가려니까 두만강 경비가 심하다기에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아빠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게 되어있나 봅니다.


우연히 교회 집사님을 만나 북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외국 선교사님을 만났어요, 참 저한테는 은인이었습니다.


의지 할 데 없고 갈 곳 없는 저를 5년 동안 보살펴 주시고 또 한국에 갈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무사히 한국에 왔습니다. 물론 한국에 오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삼국을 거쳐 오는 과정에 태국에서 경찰들한테 잡혀 5개월 감옥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감옥에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잡병에 걸려 죽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도 이겨냈습니다. 물론 자유를 찾아 한국에 오는 길이 쉽겠어요.



나는 꼭 아플 때마다 아빠 생각이 났어요. 열이 나고 심하게 아플 때면 늘 없고 병원에 가서 약도 먹여주고 잘 돌봐 주시던 우리 아빠 생각이 간절했어요.


아빠에겐 늘 죄송하고 아빠의 정성이 아니었다면 이미 오래전 7살 때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 참 죄송해요.



아버지 북한 땅에서 배급도 제대로 주지 않아 살기 바뿐 그 세월에 아버지는 식사하지 않고도 나는 먹었으니 너의 몫이다 하시면서 우리를 먹으라고 밀어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생이 떠오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정성으로 이 딸은 건강하게 잘 자라났어요.



추우면 추울세라 더우면 더울세라 잘 보살펴 주시고 엄마 있는 아이들보다 더 잘 자랐습니다.


다 키우니까 아빠 곁을 떠난 것 같아 늘 죄송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빠, 이렇게 변명하는 이 딸을 욕 많이 하십시오.



집을 나온 후, 중국을 거쳐 대한민국에 입국하였답니다.


저는 지금 한국에 와서 좋은 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지금의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답니다.



이 전에는 부모님의 마음을 너무도 모르고 자라왔는데,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가난한속에서도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오신 부모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죽지 못해 살아온 북한에서 아빠는 우리 3형제를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키워주셨습니다.


늦게나마 철이든 이 딸이 멀리에서 아버지께 머리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당신은 굶으시면서 우리에게만 먹을 것을 챙겨 주셨지요.



아버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동생 남이와 1년에 1번씩 전화 통화를 합니다. 집 소식을 알 수 있어서 그래도 다행입니다.


아빠 모시고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간다는 소식을 들으니 동생이 너무 대견스럽고, 아빠 또한 아직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니 감사하기만 합니다.



동생 남아, 누나가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우리 남이가 아빠를 잘 모시고 잘 챙겨드려.


누나도 너희를 열심히 도와줄께.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 사랑하는 동생 남아! 통일된 그 날까지 건강한 몸으로 잘 지내길 바라면서 오늘은 이만 펜을 놓으련다. 그럼 안녕히...



서울에서 딸 은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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