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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에게2008/10/24
관리자




사랑하는 아들에게


김애향


아들아 그간 잘 있었느냐?


며느리와 손자, 손녀는 모두 다 잘 있는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너희들 생각에 더욱 더 사무친다.


배는 곯지 않는지. 추운 겨울날에 옷은 제대로 입고 다니는지...


생각하면 그곳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몸서리쳐진다.



우리가 여기에 온지도 벌써 10년이 넘었구나. 그 긴 기간에 너희들이 부모들 덕에 받았을 모진 수난을 우리는 넉넉히 짐작하고 있단다.


말하지 않아도 아마 배반자의 자식이라고 주변의 눈총이 얼마나 심했겠니.


아들아, 며늘아! 지금은 무슨 장사를 하고 있느냐


옛날처럼 그냥 두부장사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겠지.


비사회주의 한다고 인민반에서 비판받던 며느리의 가엾은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하고 있단다.



소문에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곳의 형편은 여전하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너희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나가고 있느냐?


정말이지 그때 너희들을 떼여놓고 우리 둘만 가만히 나온 것이 인생의 가장 치명적인 후회였다.



늙은 것이 둘만 편안히 살겠다고 자식들을 떼여놓고 나온 부모의 심정은 편할 수가 없다마는 그래도 왜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너희들과 의논도 없었던가를 생각하면 잠도 오지 않는다.


간식한번 제대로 먹이지 못하고 옷 한 벌 제대로 입히지 못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특히 며느리에게 미안한 마음은 끝이 없구나. 없는 살림 꾸려가겠다고 든든치 못한 신체를 가지고도 언제 한번 찡그리는 법 없이 상냥하게 시부모 공대하던 그 모습은 죽어도 가슴속 깊이에 남아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너희들이 배반자의 자식이라고 수용소에 잡혀가지 않았는지 죽었는지 참으로 큰 근심뿐이다.


아무리 지금 한국정부에서 식량을 보내주고 있다지만 여전히 군사주의에 미쳐 날뛰는 그곳의 상황에서 너희들이 살아나가는 길은 여전히 험한 가시덤불이겠지.



우리가 있을 때에는 두부장사 하는 것도 전기가 없어 가루내지 못하여 애를 태웠는데 지금도 그렇겠지. 아마, 지금은 더할 것 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어떠한 환경속에서 무슨 짓을 하든지 굶어죽지 말고 살아달라는 것이다.


너희들이 살아서 그 언제이건 꼭 우리들과 만나는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가길 바란다.



지금 중국에 너희 사촌형제들이 있는데, 그들을 통해서 서신거래라도 하여서 여기 있는 우리들에게 그곳의 소식을 알려주길 바란다.


1년 전에 너희 사촌 누나가 여기 한국에 돈 벌러 나왔는데 너희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구나.


친척들도 너희들을 염려하여 편지를 쓰고 있는데 아마 이북에서 잘 전달해 주지 않는 것 같다고 하더구나.



아들아, 며느리야!


이 편지를 쓰는 엄마의 마음은 마치 이 글이 너희들에게 가 닿는 것 같이 여겨지는구나.


언제나 주눅이 들지 말고 떳떳이 살아야한다.



여기 와서 텔레비전을 보니 우리들이 너무나 세상을 모르고 살아왔더구나. 이 세상은 넓은 것 같지만 이북의 너희들에게는 좁은 세상이다.


이 세상을 알고 살아가기엔 너무도 거리가 먼데 이 엄마는 너희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 은 너무나 살아온 나날이 안타깝고 증오스럽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세상이다. 국민이 마음대로 일하고 생활하는 백성의 나라이다. 우리도 비록 이제는 일할 수 없는 나이지만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신체 단련을 위해서 매일매일 일감을 찾아 일하고 있단다.


여기는 일당제 로임을 받는 제도이기 때문에 일한 시간만큼의 보수를 받기 때문에 먹고 살기엔 너무나 편하다.



자기 자신만 꾀를 부리지 않으면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단다.


불쌍한 자식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하루도 쉼 없이 부지런히 일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와서 거지신세는 면하고 산단다.


부자가 되어 너희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꼭 살아있어 주면 그것이 큰 행복이다.


너희들의 건강과 앞날의 희망을 바라면서.


엄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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