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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평 (이은국 교수)2007/10/08
관리자









    
        
    



            


   이은국 교수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원장)


            





            


 구구절절마다 애절하고 한 맺힌 사연의 편지를 읽으면서 한 때 모 개그맨이 유행시켰던 유행어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그 중 하나는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예요’라는 유행어이다. 6.25전쟁이라는 민족상잔의 비극과 조국의 분단은 사랑하는 가족, 친지와의 생이별을 불러왔고, 이로 인한 이산가족의 아픔은 우리 민족을 한 번 죽이는 일이었다.


            


 1983년 방영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KBS의 특별생방송이 온 나라를 눈물로 적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한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통해 이산가족들이 이산의 아픔에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북녘 고향으로 보내는 73편의 편지 속에서, 새터민들의 뼈를 깎는 듯한 이산의 아픔이 ‘우리 민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주민등록번호 공개로 인해 새터민의 신상정보가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북에 남겨진 가족, 친지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새터민들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어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한다. 특히 새터민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와 연락이 닿아 탈북시킬 것을 우려해 감시, 통제와 처벌이 강화되고 있어 이들의 아픔이 더욱 더 크다.


            


배달은 되지 않지만, 북녘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는 새터민의 아픔을 서로 나누는 위로의 백지장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이들의 수기를 읽고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유하면 그 아픔도 조금은 위로되리라 생각된다. 


            


 머리를 스쳐간 다른 하나의 유행어는 ‘~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요’이다. 이들의 사연을 읽어보면 ‘북한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수기는 모두 한결같이 북한의 기본적 의식주생활의 비참함, 이에 대한 원망과 저주를 이야기하고 있다. 새터민들의 이러한 편지내용들은 정말 우리를 비탄에 빠지게 한다.


            


 ‘먹지 못하여 풀 캐러 가려해도 맥이 없어 풀도 먹지 못하고 온 집안 식구 퉁퉁 부어 그 많은 식구들이 죽고 뿔뿔이 헤어지고... 물 한 모금 먹으면서 겨우 정신 차리고 먹고 싶은 음식 먹어 보지 못하고 병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한 채 죽은 오빠, 죽은 동생, 내 딸 은주,’라는 편지내용은 우리가 간접적으로 신문지상에서 접하던 북한의 비참한 식생활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기본 일상복을 배급받는데 최근에는 의류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인민복 및 노동복조차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마당(농민시장)에서 중국산 의류를 많이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아빠는 정장 같은 건 입을 줄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빠들은 원래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찢어질 것만 같습니다. 너무 뒤늦게야 깨달았습니다! 이제 다 알았습니다!’라는 편지 내용은 양복은 고사하고 일상복도 부족한 헐벗은 북한의 의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죽물도 배를 채울 길 없고 시장하셔 꼬부리고 구석에 누워 살아계셨지만 산 생활이 아닌 지옥 같은 곳, 장판도 깔지 못하고 시멘트 바닥 차디 찬 방, 먹을 것도 없고 덮을 트래기(누더기) 속에서는 바퀴, 빈대가 득실거리고 옷도 비누가 없어 빨지 못하여 이와 벌레가 득실거리는 그 속에서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라는 편지내용은 ‘빠삐용’이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 편지의 내용은 사형수들이 고립된 섬의 감옥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과 똑같은 지옥을 묘사하고 있다.


            


 ‘빠삐용’이란 프랑스어로 나비란 뜻이고, 이 영화의 주제가는 ‘바람과 같이 자유롭게(Free as the Wind)’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새터민들도 바람과 같이 자유롭게, 나비처럼 날고 싶은 열망을 실천에 옮긴 용감한 사람들이다.


            


편지를 읽으면서 새터민의 참담한 심정에 공감을 느끼면서 한 구석에는 왠지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과연 이렇게 목숨을 걸고 바람처럼 날아온 새터민에 대하여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을까? 이들의 남한 생활 정착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들에 대한 냉담함과 차별의식으로 새터민들 사이에 ‘남한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요’라는 말이 유행할까봐 염려된다. 아니 이미 일부 이러한 현상이 있다. 따라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북한의 가족과 친지를 그리는 편지뿐만 아니라 남한생활 적응의 어려움을 표현하여 알리는 남한 생활적응 수기도 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들의 편지는 통일이 될 때까지 가족이나 친지가 살아만 있어달라는 간절한 희망으로 끝맺는다. 이들의 편지는 이념적, 타산적, 논리적 계산없이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의 당위성을 뜨거운 가슴으로 전해주고 있다.


            

 사실 내가 떠올린 모 개그맨의 두 유행어는 웃자고 만든 말이지만 새터민과 연관지어보니 오히려 비탄과 슬픔에 잠기게 한다. 내년에는 ‘그건 나를 두 번 기쁘게 하는 일이예요’와 ‘~에 대한 아주 좋은 추억이 있어요’라는 말이 새터민들 사이에 유행하기를 바라며, 내년에는 북녘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도 꼭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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