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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이에게 보낸다.2008/10/24
관리자




현철이에게 보낸다.


김인숙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났을 때 남들이 축복 속에서 우리 가정의 큰 기쁨속에서도 어쩐지 <할아버지>가 된 묘한 감정에 휩싸였는데 세월은 변함없이 앞으로만 흘러서 네 나이가 이제는 13살이 되었구나. 아버지와 삼촌, 할아버지가 그곳을 떠난 후 너희들은 <반동>가족으로 몰리여 형언케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너희들에게 얼마만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몰래 압록강을 건너 중국 친척집에 왔는데 그 길이 이렇게도 오랜 세월 우리들 사이를 갈라놓을 줄 몰랐구나.



무턱대고 찾아온 친척들을 멀리 다른 곳으로 떠나서 찾을 수가 없었고, 맨손으로 돌아가기엔 너무나도 억울해 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돈이 된다면 아무러한 일도 가리지 않고 하였단다. 대학 교수였던 이 할아버지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XX 식당에서 보일러공으로 일했고 할머니는 남의 집 보모로 식당에서 그릇도 닦으면서 억척같이 1년 세월 돈을 모았는데 겨우 인민페로 3000원이 되더구나.



그 돈이면 너희들한테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북조선 고향으로 가다가 중국 공안에 잡혀서 할머니는 감옥에서 고문으로 골병이 들어 낯 설은 중국 땅에서 서낭하고 그 돈 전체는 <뇌물>로 바치고  나는 겨우 목숨을 구 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향에 무슨 면목으로 가겠니? 오랜 고생 끝에 이곳 중국에 와서 활동하시는 한국 전도사님을 만났고, 그들의 도움으로 한국을 향한 또 다른 길에 들어섰다.



또 다시 모험을 하면서 그 나라 국경을 넘었단다. 열차 안에서 중국 공안의 단속에 걸려들었는데 <벙어리>로 가정하여 겨우 위험을 면했고, 몽골의 사막지대에서는 탈진해서 이제는 이 세상이 끝이구나 생각을 하였단다.


역시 고마운 사람들이 쓰러진 나를 다시 구원해서  늙은이 죽지 않고 한국까지 오게 되었다. 이 할아버지가 없어지면서 너의 아버지와 삼촌들은 <민족반역자> 자식이 되어 더는 그곳에서 살 수 없기에 또 다시 압록강을 넘었고 이 할아버지 역시 국가로부터 정보 보조금 전체를 바쳐 너의 아버지와 삼촌을 한국에 데려왔다.


너의 엄마는 그렇게 위험한 곳에 어떻게 너를 데리고 따라 가느냐면서 끝까지 반대해서 너희 아빠는 자기가 먼저 와서 너와 네 엄마를 꼭 한국에 데려오리라 마음먹고 이곳 한국을 먼저 왔는데 그 때로부터 벌써 세월이 7년이나 지났구나. 현철아! 네가 자라난 모습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자랑스러워 그때에는 그 모든 행복이 그저 응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에 와서 회고해보니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도 비교할 수도 없고 가장 귀중한 것임을 저리게 느끼곤 한단다.



네가 이 할아버지 집에 와서 온 집을 수라장으로 만들며 뛰놀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이 안겨와 이 늙은이 가슴을 이렇게 아프게 하는구나.


유치원에서 <빨간 별>을 탔다면서 , 네가 그 반에서 제일 똑똑해서 반장이 됐다고 자랑했다는데 이 할아버지는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네가 인민학교에 입학하여 가방을 메고 가는 모습이 너무나 대견해 너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는데 그 기한이 불과 2달밖에 안대고 우리가 이렇게 헤어졌구나.



이제는 중학생이 되었겠구나. 너한테 여러 번 인편을 보냈는데 모두가<협장>에 걸려 돈만 떼우고 울며 기다리던 네 엄마는 <반역자>의 아들로 너를 키우는 것이 너무나 가슴이 아파 재혼을 하고 너는 새 아빠한테서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온 가족은 얼마나 가슴 치며 울었는지 모른다.  북한 보위부에 와서 너희 집에 와서 네 아내와의 사진이랑 책이랑 일성 쓰고 있던 물건을 모두 압수해 갈 때 네가 나와 네 아빠의 사진을 몰래 간수했다가 두고두고 본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 전에는 네가 아빠의 사진과 엄마 , 너의 사진을 합성해서 몰래 이불 밑에서 보면서 아빠를 몹시 그리워한다고, 몹시 울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근데 네 소식을 듣자니 내가 알고 있는 한 아주머니가 다른 곳에서 친척방문을 왔는데, 너희 집 이웃에 살고 있는데 네 엄마가 그 집에 와서 울면서 힘없이 울고 있는 네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다고 이야기 한다. 더욱이 네가 그 합성사진을 보며 ‘엄마, 아빠랑 우리 셋이 함께 살순 없어? 내 아빠는 언제 오는데? 우리도 아빠한테 가자!’ 하더라는 그 말은 이곳에 온 우리가족 전체를 울게 하였다. 물론 새 아빠가 잘 해주겠지만 네가 네 친아빠와 우리 가족 모두를 그리워하고 함께 모여 살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그것만으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명언의 참뜻이 우리 모두의 심장에 못 박고 있구나.



현철아 네가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친구들 집으로 돌면서 방황하고 있다니 우리는 얼마나 마음 아프고 걱정하는지 모른다. 그렇게도 착하고 명랑하던 네가 오죽하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가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우리를 갈라놓고 있는 이 비참한 현실이 언제나 풀릴 런지? 억울하고 안타깝고 슬프지만 이것이 어찌 위 가족뿐이겠니? 이곳에 있는 우리가족은 철따라 해마다 커가는 네 모습을 그려보면서 옷이랑 가방이랑 일용품들을 차곡차곡 싸놓고 있다. 트렁크 속에 차 넘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네 또래 애들을 보면서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공을 차는 애들을 보면서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공을 차고 있는 애들을 보면서 엄마, 아빠랑 함께 거리를 다니면서 다정히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한테는 그런 날이 언제면 올까 손꼽아 기다린단다. 그래서 이 할아버지와 네 아빠, 삼촌들은 참말로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다.



통일된 다음 너와 친척들 앞에 한 점 부끄럼 없는 모습으로 나서려고 한다. 그러니 네가 꼭 건강히 잘 살아야 한다.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말 잘 듣고, 잘하고 이웃에게, 친구들에게 항상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아무리 힘들어도 너를 지키고 있는 이곳 가족이 있고, 우리 모두는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주눅이 들지 말아라.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한 가족임을 잊지 말고 서로 사랑하며 이해하며 살자꾸나. 사랑 한다 현철아! 이 할아버지는 너를 너무나 많이 사랑하고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만나는 그 날까지 부디 건강해라. 안녕히...



2008년 3월 30일 XX에서 할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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